꽃보다 남자에 새로운 여신이 등장했다. 민서현 역의 한채영의 첫 여신이미지로 등장을 했다면 오늘부터 김현주가 구준표의 누나로 처음 등장을 하게 된 것이다. <인순이는 예쁘다> 이후 오랜만에 얼굴을 드러낸 김현주는 그간 보여준 생기발랄한 이미지를 이번 <꽃보다 남자>에 출연하면서 신선하게 굳힌것 같다.

김현주 하면 "국물이 끝내줘요~" 우동CF를 통하여 일확 스타덤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우동CF에 강한 이미지가 씌워져 있었다. 하지만 그 후에는 <파란만장 미스김의 10억만들기> ,<인순이는 예쁘다>를 통해서 억척스러운 캐릭터를 소화하며 이미지 변신에 노력을 했지만.. 성공여부는 파이의 마지막 소숫점 자릿수를 찾은 마냥 미지수였다.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의 누나로 등장한 구준희(김현주)


   유일한 꽃남의 '정상적인 캐릭터' 등장, 김현주(구준희)


정상적인 캐릭터가 없는 드라마. 그것이 바로 꽃보다 남자였다. 금잔디의 갈팡질팡 사랑이야기, 금잔디 가족은 金에 눈이 멀어 잔디 시집보내기에 바쁘기만 하고, F4이지만 구준표의 독주였던 그들이었고, 구준표의 어머니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김현주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꽃보다 남자>는 단일 캐릭터 구준표의 드라마였다면, 김현주는 그런 막무가내 동생을 휘어 잡는 여신의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다. 김현주입장에선 첫방임에도 불구하고 오늘 처음 등장한 김현주는 하나도 어색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F4사이게 끼어든 느낌이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김현주는 흰콩밥의에 설익인 콩이 아니라 잘~ 지어진 콩밥을 먹는 그런 느낌을 주었다.

꽃보다 남자는 김현주의 등장은 어떤 의미를 부여할까? 김현주는 꽃보다 남자에서 어느정도 수위를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해줄 것같다. 지금까지 구준표의 놀이터 격이 되어버린 <꽃보다 남자>에 제대로된 정신을 가진 김현주(구준희)가 등장해서 못생기게 삐뚤빼뚤한 튀어나온 꽃남들의 나무에 가지를 쳐주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성주인공인 잔디와 그녀의 절친 가을이만으로는 F4 남성들의 거침없는 독주를 막기 역부족이다. 그만큼 보는 입장에서도 남성위주로 흘러가는 드라마는 무거워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가을이가 가끔~ 진지한 모습으로 쓴소리 단소리도 하는 장면은 보이기는 했지만, 그것은 세숫대야만한 떡국에 참기름을 한방울 떨긴 마냥 아무 맛도 없이 밋밋한 느낌이다. 한채영(민서현)이 떠난후 그런 카리스마적 캐릭터의 부재였던 찰나에 구준희(김현주)의 등장은 메마른 땅에 단비와도 같다고 본다.


   오랜만에 보는 유치한 장면이 너무 반갑다.



김현주의 첫 등장 씬인 목검들고 뒤로 재주넘기 해서 구준표를 마구 때려잡는 장면에서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턱이 방바닥에 떨어진지도 몰랐을 정도니..

"2000만원 짜리 수학여행"과 "어~ 전세기 바꿨네~" 이후 최대의 어이상실 장면이었다. 이런 장면들을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한다. 그리고 오랜만에 등장한 이런 장면은 실로 고마운 장면이었다. 현실과 드라마의 중간에 서서 갈팡질팡 하는 모습보다는 이런 판타지스러운 코믹 장면을 자주 보여줌으로서 판타지 드라마 임을 확실히 각인 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끔 꽃남에서 보여지는 장면들은 현실속에서의 고등학생들이 벌일 수 없는 일들을 보여주고는 한다. 몇번 지적을 당했다 시피, 왕따 당하는 장면, 밀가루 세례, 자전거를 불태운 장면, 고등학생의 클럽출입, 모텔출입 등등 말이다. 계속 현실성에 근접한 스토리로만 흘러간다면 <꽃보다 남자>는 엄청 욕을 먹을 드라마 이지만.. 2000만원짜리 수학여행을 가고, 전세기로 주말여행을 떠나고, 시내 한 복판에서 재주넘기를 하여 검도를 하는 드라마는 더 이상 현실적인 드라마가 아님을 잊어서는 안된다.


   고도의 전략이 깔린 '유치한 장면'이 꽃남의 승부수

 

질질짜는 불륜에, 지금 밥퍼주는 엄마는 사실 가정부였고, 내동생이 친동생이 아닌 사실..등등 이런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들만을 모아다가 주구장창 늘어 놓는 스토리보보다는 아예~ "우리 드라마는 뻥! 입니다~" 라고 대 놓고 홍보하는 드라마는 맘놓고 편히 볼 수가 있어서 좋은것 같다. 앞으로 이런 비현실적?이고 고도의 유치한 장면들이 많이 등장했으면 좋겠다.

꽃남에서는 유치한 장면이 가끔 등장한다. 하지만 유치함에도 급수가 있다. 개그프로그램에서 몸으로 웃기고 얼굴로 웃기는 그런 코믹스러운 유치함이 아니라 <꽃보다 남자>에서 보여주는 유치함에는 진지함이 묻어있다.

"2000만원짜리 수학여행",  "어~ 전세기 바꿨네~" "우리나라 닮은 섬을 샀는데 독도가 없어서..어쩌구~" 등등.. 드라마 상에서는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말 그대로 '피식~'하고 웃어줘야 하는 장면인 것이다. 판타지 로맨스라는 장르를 들고나온 <꽃보나 남자>는 앞으로도 이런 진지한 유치함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유치해서 재미있는 드라마. 그것이 바로 꽃보다 남자의 매력이 아닐까? 게다가 유치함의 수위를 제대로 조절해줄 김현주의 등장은 <꽃보다 남자>의 성공을 확실히 점 찍어 두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