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100원짜리 동전하나로 뭘 할 수 있을까? 나 어렸을 적에(?)는 100원짜리 동전 하나가 왜그리도 커보였는지.. 인사만 잘해도 100원이 생긴다는 사실을 안 이후 부터는  동네 어른들을 만나면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인사를 하고 다녔다. 그 덕에 나는 동네에서 착한 아이로 소문이 났다는 전설?의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요즘은 100원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아마 마트나 슈퍼 카운터 앞에 있는 손가락만한 사탕 하나정도 밖에 살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100원 짜리 동전을 무시하는것은 아니다. 지금도 내 컴퓨터 책상 앞에는 얼굴만한 돼지저금통 속에는 수 많은 100원짜리 동전들이 은행에 같이 갈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나의 이 소중한 100원짜리를 탐내는 놈(?)이 있었으니.. 오늘은 100원짜리 동전에 얽힌 전설을 풀어볼까 한다.


이 이야기는 1년 전쯤..지금 다니는 회사로 옮기기 전 A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회사에서 맘을 터놓고 지낼 수 있는 사람은 동갑내기 동기 딱 한명뿐이었기 때문에 우린 불알친구마냥 줄곧 붙어 다녔었다. 여직원들과는 거의 상극이었다. 왜 그러냐고 물으신다면 술 때문이었다고 간단히 답할 수 밖에..;;

그런데 이 녀석이 짠돌이라는 사실을 알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녀석 입에서 "100원만", "동전있냐?"라는 말이 꼴보기 싫을 정도로 느껴졌으니..!

"피플아, 나 100원만"
"왜?"
"담배사야 되는데.. 2천원 밖에 없네"
"자~;"
"쌩유~"
"피플아, 나 100원만"
"왜?"
"커피 먹게"
"자~;;"
"피플아, 나 100원만"
"왜?"
"잔돈이 부족해"
"자~;;;"
이것도 한두번이지.. 커피 뽑을 때, 담배를 살때마다 꼭 100원씩 가져가는 이 친구가 슬슬 얄미워 지기 시작한다.

"피플아, 나 100원만"
"왜?
"담...ㅂ..."
"없어.! "
"주머니에 동전소리 다들려~ 쪼잔하게 100원가지고~!"
"(이녀석, 청각이 뛰어나! ㄷㄷ;;)... 자.. 너도 동전 좀 갖고 다녀~!"
"걸을 때마다 소리나자너~ 양복바지가 축~ 처지는게 모양도 안나고~"

할말이 없다. '지 모양 안나는것만 생각하나?' 몇번 더 100원짜리로 헌혈 해준 이후.. 나도 한동안 동전을 가지고 다니지 않게 되었다. 내 바지에 모양이 안나서? 아니다. 그놈 100원 주기 싫어서 안가지고 다녔다.

치사하게 보일 지 모르지만.. 이건 당해본 사람만 안다. 자판기 커피뽑을 때도 100원만, 담배살때도 100원만, 뭐 사다가 동전 모자르면 100원만~;;; 거의 1년을 주6일간 매일 듣던 소리다. 이녀석은 100원짜리를 동료들에게 충당하는 방법으로 물건을 살때도 거스름 돈은 절대 100원짜리로 받지 않는 고단수!

우리들 사이에선 빽(100)귀신이라 불렸다. 아직까지 동료들 사이에선 빽귀신의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아마 동료들에게 가져간 동전만 다 모아도.. 월급의 반은 될것 같다.

"100원짜리 동전을 그렇게 많이도 가져갔으니~ 밥 한번 살 때도 되지 않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