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흡연자 입니다. 대학교때부터 피웠으니 10여년 정도 피운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할때는 호기심에 시작했지만.. 끊는것은 정말 힘들더라구요. 하루 세갑피시던 온누리님도 금연시작하셨으니.. 저도 곧 동참 해야겠지요.^^ 하루하루 나가는 돈도 무시못하지만, 이제 건강을 생각할때도 되었으니까요.

저는 하루에 한갑, 이틀에 한번 정도 담배를 구입합니다. 주머니에 현금이 있으면 현금으로 사겠지만.. 요즘은 현금을 거의 안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대부분 카드로 구입을 하는 편입니다. (저는 체크카드만 씁니다. 제가 이용하는 은행의 ATM기기가 집근처에 없는 이유도 있지만, 체크카드를 쓰면 한달 생활비를 꼼꼼하게 체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기에 자취 첫날부터 시행중입니다.)

이 동네 이사온지 두달이 다 되어가는데요. 집앞에 있는 작은 마트는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목마른 자취생들의 목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존재입니다. 20여분 정도 걸어나가야 대형마트가 있으니, 집앞의 작은 마트는 이동네 독점인 셈입니다. 저도 집 앞 마트를 자주 이용하는데요. 제가 뭐 따로 구입할것은 없고..(일주일에 한두번은 20분정도 걸어나가서 대형마트에서 한보따리씩 쇼핑을 해오기 때문에) 집 앞 마트에서는 담배를 주로 구입하는 편입니다. 가끔 담배하나만 달랑사기 미안해서 이것저것 더 해서 산적도 있습니다. 괜히 담배하나사고 카드내밀면 눈치를 주더라구요.


마트 아저씨 - "담배는 카드로 결제 안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채크카드와 담배


며칠전.. 담배 한 갑을 사고 카드를 내밀었습니다. 그러자 아저씨께서는 "담배는 카드로 결제좀 안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말씀하시네요. 아저씨 얘기인 즉슨 '담배 하나는 카드로 결제하는것은 안되나 다른것 이랑 같이 사면 카드결제 해주시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럼 두갑주세요" 라고 하자 그것도 안된답니다.... '담배하나 팔면 얼마나 남길래 카드결제는 안되냐'고 공손히 물었습니다.

담배는 마진이 10%라서.. 이것저것 계산하면 100원도 안남는다고 합니다. 제가 피는 담배가 2100원이니 210원이 남네요. 카드수수료가 2.5%~3.0%정도라고 하면 수수료제외하고 147~178원 남습니다. 게다가 카드로 긁을때 통신비도 나가니 그것까지 계산하면100원 정도 남는다고 보면 된다고 한탄을 하시네요. (뭐 정확한 금액은 잘 모르겠습니다. 아저씨 이야기 듣고 계산한 수치니까요.) 더군다나 제껀 체크카드. 수수료가 더 비싸다나요? [각주:1]

'소비자의 입장'과 '영세점포의 입장'이 서로 상반되나..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영세업자가 짊어지는것 같습니다. 대형마트나 할인점, 주유소 같은곳보다 훨씬 비싼 수수료도 내야하고, 카드결제 거부했다가는 경고를 먹게 된다고 하니.. 울며겨자먹기로 카드결제를 해야만 하는 아저씨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결국.. 담배하나 때문에 편의점이나 대형마트로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는 나.



그 후...집 앞 마트에 갈 일이 거의 없어 졌습니다. 그 마트를 이용하는 주된 구매 목적은 댐배였고, 부가적으로 기타 자잘한 생필품이나 맥주를  사 먹는거였는데.. 이제는 일주일에 한두번 대형마트 갈때 아얘 다 사옵니다. 담배도 한보루씩 사게되었죠. 대형마트가 멀어서 가기 귀찮은 것일 뿐... 가격은 훨씬 저렴하기도 하니 제게는 잘된일(?)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괜히 이짐저짐 두손 가득 들고 집앞 작은 마트를 지나치기 미안하네요. 주인 안보이게 반대쪽 손에 들고 재빨리 걸어가는 수 밖에요.~ 제 경우는 담배 하나때문에 이렇게 변했습니다. 매일 가다시피하던 집앞 마트에 발을 끊고 대형마트나 편의점만 이용하게 된 꼴이죠. 결국 영세소매업자는 수익이 떨어질테고, 대형마트만 배불려주게 된것 같네요.

원칙적으로 따지자면 담배는 카드결제를 해주어야 하는게 맞지만, 아저씨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니.. 그 심정도 충분히 이해갑니다. 하지만 편의점 매출의 50%내외를 차지하는 상품은 당연 담배입니다. 마진율이 10% 정도로 낮지만, 그 판매수에서 만큼은 어느것에도 뒤지지 않는 품목이죠. 그 손님들 중에는 담배사러 왔다가 다른거 사는 사람도 있을텐데.. 이런 잠재구매자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거절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닌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 한정된 것인지 모르겠으나.. 소비 패턴이 이렇게 바뀌는데.. 1만원 이하 카드결제 금지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하는 소식이 달갑지 많은 않네요. 소매점의 입장을 백분 헤아려 도와주고 싶지만.. 저도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는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게 현실인것 같습니다.

이 놈에 담배를 끊어야 이런 고민도 안할텐데 말이죠.[각주:2]


  1. (체크카드로 결제하면 통장에서 바로 돈이 빠져나가는데.. 왜 카드사에서는 바로 소매점에게 입금해주지 않고... 다음달 결제일에 입금을 해주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귀찮아서? 결국 영업자에게 입금해 줄때까지 그 돈으로 이자놀이 하는건가요? 너무한데요;;) [본문으로]
  2. 월요일 아침부터 투덜대는 글을 올려버렸네요. 사실 1박2일 보고 감동받아서 글다 써놨는데.. 사진삽입하니.. 글이 몽땅 지워져 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버그임! 자주 이럼!)가 발생했습니다. 임시저장까지 자동되더군요........ 허탈한 마음을 누르고 그냥 잤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