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가 끝나고 나서 허무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한시간 남짓 난 뭘 본걸까? 화장실도 안갔다 왔는데... 쟤는 왜 저기있고, 쟤는 언제 나타났을까?" 드라마 보는 내내 TV앞에 앉아 있었건만, 이해가 가지 않는 장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시한번 아이리스를 시청하고 나니.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정도 의문점이 풀리긴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드라마 본방을 보고나서 다시 찾아보지 않는 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대박보다는 후자로 달려가는 지름길일 가능성이 크다.

아이리스가 가진 대박의 조건은 바로 드라마 수출이라는데 있다. 이미 일본에서 한류를 일으킨 이병헌, 그리고 김태희, 정준호 등 거물급 배우들의 등장한다는 점... 한류를 타겟으로한 배경들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쪽박의 조건도 있으니.. 바로 스피드한 전개에 따른 핵심만 짚어주고 넘어가는 스토리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 간다는 것이다.

뿅뿅 아이리스

아이리스에게 20회의 드라마 분량은 확실히, 독이다. 아이리스 내에서 던져지는 수 많은 단서를 설명해 주고 넘어가기에는 너무 짧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 시청자들은 드라마 전개의 개연성 부족을 지적해 왔다. 아이리스 드라마 내에서 툭툭 던져지는 원인모를 결과들.. 어제의 뿅~ 하고 나타났다가 뿅~ 하고 사라지는 장면들 이후.. 오늘도 그런 몇명 장면들이 등장하였다.

"이번이 마지막기회야, 김현준 못잡으면 우린 끝장이야" - "결국 현준을 못잡았다." - "선화가 감옥에 들어갔다. 왜 들어갔지?" - "나중에 알고보니 철영도 같이 감옥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윗선에서 빼준거였다." - 이제서야 선화만 감옥에 들어간 걸 이해한다.

아이리스 이병헌

넌 또 어디니?

아이리스 이병헌

난 일본내각조사실 특수감옥에 있다. 오바!


'일본에 잘~ 있던 현준은 왜 갑자기 고문을 받고 있니?' 아직 모른다. 왜 받고 있는지, 누가 잡아 갔는지.. 아마도 다음주에 밝혀지겠지만.. 뜬금없이 현준의 몰골이 피투성이가 된걸 보니.. 또다시 뿅! 하고 사라졌다가 나타는 아이리스만의 특유의 뿅 편집이 시작된걸 알았다. 하지만 드라마 내에서도 단서가 있을 법! 그래서 찾아보니.. 1초도 안보여주면서 순식간에 지나간 자막에서 확인 할 수 있었다. ▲

아이리스는 20회로 구성된 드라마다. 선덕여왕이 60회 가 넘는 대서사극을 펼치고 있는데 반하면.. 그냥 보통 분량의 드라마다. 하지만 아이리스는 선덕여왕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담아 내려고 하고 있다.

현준의 행방불명이후 벌어지는 고난, 현준을 둘러싼 과거의 음모와 어둠의 세력들, 현준-승희-사우의 러브라인, 한국과 북측의 대립, 백산의 정체, 빅은 어느편일까? 선화 짝사랑 등등.. 꼬일대로 꼬여있다. 그런데 이런 갈등구조가 서로 따로 노는 느낌이 드는게 문제다. 도대체 어디서 이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

"한번 맞춰볼래? 오늘 빅에게 휴대폰으로 전화걸어서 지령을 내린 사람은 누구게?  곰곰이 생각해봐~"

분명 아이리스내의 스토리에는 개연성은 있다. 기-승-전-결이 확실하지 않고, 순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뿐이지, 드라마 어딘가에는 그 장면에 대한 단서는 꼭 등장한다. 하지만 그 단서라는 놈이 너무 꼭꼭 숨어있다는게 탈.

"아하~ 그래서 저렇구나." 라고 무릎을 탁~ 치는 것도 한두번이지.. 자꾸 무릎만 치다보면, 나중에는 "승희랑 현준이랑 남매관계였는데~ 몰랐지?" 라고 말해도 무덤덤하게 반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