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밖이 씨끄럽습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반복되는 외침때문에 단잠에서 깨버렸습니다.

"1688 소렌토 차좀 빼주세요" "1688 소렌토 차좀 빼주세요" "1688 소렌토 차좀 빼주세요" 차좀 빼달라는 외침이 정말 끊임 없이 들려옵니다. 남자분의 목소리가 어찌나 큰던지;;

주섬주섬 차려입고.. 옥상에 나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옆 원룸 건물에 새로 이사오는 집이 있나봅니다. 개인 이삿짐이라고 보기에는 차량까지 동원한 이삿짐양이 많이 보이네요. 아마도 신혼부부나 가정집이 이사를 하는것 같습니다. 이삿짐을 나르는 차량 주인과, 가족으로 보이는 몇몇분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 보이는군요.  '차에 전화번호가 없어~' '어떻하지~' 라는 대화 내용도 어렴풋이 들립니다.

차좀 빼달라는 저 외침이 거의 소음으로 들릴때쯤~ 자동차 주인이 나왔나봅니다. 이사오는 사람이 화가 엄청 많이 난 모양이네요. 자동차에 전화번호를 적은 메모지를 올려두는걸 깜빡 할 수도 있지 '아니 자동차에 어떻게 전화번호가 없나요?!' 라며 단발의 외침을 내뱉으며...화를 버럭내는 모습이 보입니다. 자동차 주인은 약간 어이가 없는 냥 유유히 차를 이동시켜줍니다.

사실 원룸촌에는 이런 모습은 자주 목격됩니다 . 아파트처럼 자동차를 일일이 관리하는 것도 아니고, 방송을 해서 자동차 주인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이렇게 때문에 가끔 옥탑방 옥상에서 내려다 보면 실랑이 하는 모습을 구경하고는 하는데요. 처음에는 저도 옥상에서 덩달아 외쳤습니다. "경찰서에 신고하세요!"


   연락처 없이 주차된 차? "파출소에 전화하세요!"


"안녕하세요. OO파출소입니다." ....눼?움찔~.... "귀하의 차량이 현재 연락처가 기재되지 않은 채로 주차되어 있기에~"


경찰서에 신고를? 뺑소니로? 뭐로~신고를하는가? 가만히 잘 주차되어 있는 차량을 연락처가 없다는 이유로 경찰서에 신고하라는 말이 약간 웃기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언제 돌어올지 모를 차주를 기다리거나, 렉카차를 부르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위 방법이 최선의 방법인것 같습니다.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서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고, 위치와 차량번호, 차종을 알려주면 경찰서에서는 주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자동차를 빼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친절하게 '차주인과 연락이 되었습니다. 곧 빼줄겁니다.' 라는 전화를 다시 걸어주는 센스까지~ 제 핸드폰에는 혹시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집근처 파출소 전화번호가 저장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는 정말 요긴하게 쓰이곤 하죠.

처음에 서너번은 이렇게 해결을 해주고는 했지만.. 이제는 사실 귀찮네요~; 차좀 빼달라는 말이 소음으로 들리는 것 처럼.. '경찰서에 신고하세요~' 라는 말도 이제 제게는 소음으로 들리는것 같기에.. 신경을 끄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차빼달라는 외침을 듣고 있자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이런 상황뿐 아니라, 연락처 안적어 놓고 주차되어 있는 차량에 연락을 취할 방법은 없을까요? 바쁜 아침, 출근길에 2중주차 해두고 사이드 댕겨놓고 방치되어 있는차 보면 정말 난감합니다. 게다가 운전석에는 연락처도 없을때.. 정말 화가 날때도 많죠.~ 그럴때도 경찰서에 전화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경찰서에서 걸린 전화도 안받으면 어쩔 수 없지만.. 두 손 놓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 보다는 낫지요.^^ (무한님, 털보아찌님의 댓글 의견 추가)


*1688자동차 번호는 제가 임의로 넣은것입니다. 괜히 입에 착~붙는 번호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