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자취생들의 귀찮은 로망입니다. 저는 자취하게 되면 '오븐도 사서 케이크도 만들어 보고~ 쿠키도 구워보고~ 이것저것 시켜 먹어보고~ 맛있는거 다 만들어 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요리는 못하지만, 뭘 만들어 먹는걸 좋아 합니다.

하지만... 정작 오븐사기는 커녕, 있는 밥솥은 전원을 켜보지도 않은 채.. 싱크대 밑에 쳐박아 뒀구요; 계수대는 먼지가 뽀얗게 쌓일 정도로 깨끗?하답니다.; 마음은 호텔 1급 주방장인데.. 몸은 그냥 평범한 자취생일 뿐이었습니다. ;


   방안에 날파리 들이 득실득실


요즘 먹는게 시원치 않아서 그런지, 비타민 섭취를 못 해서 그런지 몰라도.. 입술이 죄다 트고, 피부는 점점 까칠해 지는 것 같아서.. 마트에서 과일 몇개를 사왔습니다. 다행히.. 과도가 하나 있기에 사과도 두개 사왔죠. 원래는 먹기 편한 귤을 한 봉지만 사오려고 했는데.. 물컹한 느낌 보다는 씹히는 과일을 먹고 싶어 사과를 샀습니다.

TV보면서 느긋하게 사과 한조각 하나 먹고~ 귤 하나 먹고~ 사과 먹고~ 귤 먹고 하니.. 귤은 다 먹어 버렸고, 사과는 딱 하나 남았네요; 껍질들은 바로 휴지통 대용으로 사용중인 비닐봉지에 넣어 버렸구요. 그릇과 과도는 깨끗이? 정리해서 두었답니다. 나름대로 뒤처리!?를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보니.. 방안에 왠 날파리들이 득실득실 거리는 겁니다. 휴지통 주변에 엄청 많은 날파리들이 생겼더라구요. 나름 초깔끔? 자취생 방인데.. 날파리는 웬 말인가!? 휴지 봉지를 뒤져보니.. 다름이 아니라 누렇게 곪은? 사과 깝질에 엄청나게 붙어 있더군요. 그대로 살살~ 봉지 입구를 묶어서 종량제 봉투에 넣었습니다. ' 날파리들도 질식해서 죽을까요;;'

나름 잘 깎지 아나씀?;;ㅎㅎ


사과 하나 남은거 어떻게 처리를 해야할까요;; 껍질째 먹어 버릴까요? 농약 이런거 막 상관없이;?... 고민 아닌 고민을 가슴속에 푹~ 담아두고 지내다가 문득 떠오른게.. '말려 버리자~' 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몇달전인가? 이사오기 전인가?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어느 주부가 TV에 나와서 살림요령을 알려주는 프로그램를 보게 되었는데.. 그 분은 음식울 쓰레기를 거의 말려서 버리시더라구요. 오븐 요리할때나 생선 구울때, 과일 껍질 같은건 같이 넣어서 말려 버리시는것 같던데요. 갑자기 그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제 방에는 그런 초호화 조리기구는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자연이 주는 햇빛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옥상 장독대 위에...

햇볕에 바짝 마르렴

비가 안와야 할텐데..~


제 블로그를 드나드시는 분들은 아시다 시피 제 방은 옥탑방! 비 안맞는 곳에 그냥 두었습니다. 요 며칠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았네요.


   다음날, 완전히 말라 있는 과일 껍질


다음날이라 그래도 24시간이 아닌..한 30시간 지난것 같아요. 그전날 오전에 놔두고, 다음날 오후에 확인했으니까요.^^ 그래도 다음날은 다음날이죠;?

껍질이 돌돌 말린게 제대로 말랐다


과자처럼 완전히 마르진 않았어도.. 수분은 거의 빠진 상태~


이렇게 버렸더니, 냄새도 안나고, 날파리도 다 빠져나갔는지.. 안보이더군요. 햇볕 잘 드는 창가에 공간이 조금 있다면 이런 방법으로 잡다한 음식물을 처리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가정집이라면~ 생선구울때 오븐같은 기구를 이용하실때 오븐 밑에 깔아주면 더 잘마른다고 합니다. 완전 바삭바삭하게 말라서 휴지통에 그냥 버려도 됩니다.

점점 주부스러운 느낌이 드는 건;;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