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엄마보고) 아줌마가 뭔데 이래요?"
요즘 종방을 앞둔 <너는내운명>의 새벽이 입에서 자주 나오는 말입니다. 유전자 검사까지 해서 친엄마 임이 밝혀 졌는데도 새벽이는 그녀를 친엄마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반면, 윤희는 자기 친아빠(조상기)를 보고 측은함을 느끼고는 합니다.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는 아버지라는 존재가 불쌍하게 보였기 때문이죠.

드라마에서는 친엄마소재가 끊이질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출생의 비밀이 들어가지 않는 드라마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출생의 비밀이라는 소재는 식상하지만 충격적이고 극중 후반의 반전을 책임지는 중요한 소재가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출생의비밀과 입양은 어찌보면 다른듯하지만. 비슷한 점도 있습니다.


어제 다큐멘터리 3일 프로그램에서 어렸을때 해외 입양된 이들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한국의 첫방문! 친부모를 찾기 위해 애쓰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측은함이 들기도 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그들중에는 친부모 찾기를 거절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다큐멘터리 3일에 나온 입양인들의 모습의 다수는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이 담겨있었습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모국을 따나야 했던 그들은 검은머리, 검은 눈을 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자신과 다른 미국인들 사이에서 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궁금해 하고, 결국은 친부모에 대한 원망과 분노의 불길에 휩싸여 맘고생을 많이 하였다고 합니다. 원망과 분노의 불길이 모두 타버린후 재가되어 더이상 태워버를 원망이 없어질때쯤 자신의 뿌리를 궁금해 하고, 친부모를 찾게 된다고 합니다.

입양인들이 제일 궁금해 하는 것은 "Why did you give me up for adoption and not the other?" , "왜 나를 입양보내게 되었는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대다수의 친부모님들은 "그 당시 상황이 안좋아서 그럴수 밖에 없었다." 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입양인들은 그런 듣기 원했을지도 모릅니다. 하늘이 맺어준 천륜을 끊을 수 밖에 없은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었는지...대다수 입양인들이 원하는 대답이 아닐까요?
자신의 이름과 진짜 생일을 확인한 어떤이는 선물 두번받을 수 있어 좋네~ 라며 재치있게 웃어 넘기기도 하지만 웃을일만은 아닌것 같네요.

입양된 이들중에 자신이 성공적인 케이스라는 한남자는 친부모와의 재회에 별다른 감흥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을 닮은 외모를 가진 가족들과 만난후 그의 모습은 차츰 변하더라구요. 그의 마음 한켠에는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던 것일까요? 처음에는 약간 원망스러운 눈빛을 가지고 있었지만, 마지막날 헤어지기 전에 자신의 영어이름 대신 한국이름을 불러달라고 지적해주는 모습을 보니 피는 못속인다는 말이 생각이 납니다. 눈시울이 붉어진 그의 모습을 보자니 저도 가슴이 뭉클해 졌습니다.

아이를 낳고나서 자신이 도저히 키울수 없는 환경이 닥칠수도 있습니다. 정말 아이와 함께 인생을 가다가는 둘다 죽을지도 모를 환경이 올수도 있습니다. 필수불가결하게 입양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면, 나중을 위해서라도 기본적인 절차를 거쳐서 증거를 남기는걸 잊지 말아야 할것 같네요. 친부모를 찾고 싶지만 증거서류가 아무것도 없는 일부 입양인들을 바라보면 가슴이 메어져 오더라구요.

철 없는 사춘기 시절 저도 부모님을 원망했던 적이 있습니다. 다른 부모님들은 부자이고, 자식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는데 우리 부모님은 왜이래? 라며 반항한 적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보니 제가 얼마나 부질없는 생각을 했는지.. 부끄러워 질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