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이렇게 재미있어도 된단 말인가~ 사극엔 별 관심이 없던 나지만, 선덕여왕만큼은 빼 놓지 않고 보게 된다. 사극이란 드라마가 주는 고리타분한 느낌은 온데간데 없고, 바늘끝보다 날카로운 신경전과 권력의 기 싸움이 너무나도 볼만한 드라마다. 어제까진 아역들이 나와서 전반적인 스토리 라인을 엮어 갔다면 이제부턴 본격적인 캐릭터 들의 등장이 기대 된다.

어제 천명공주(신세경)의 눈빛에서는 그 동안 보지 못했던 날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그간 천명공주(신세경)은 미실의 압도적인 눈빛연기에 많이 주눅이 들어 있는 상황이었다. 미실의 초반연기빨을 먹고 들어간 드라마라 치더라도, 천명공주의 캐릭터는 '과연 그녀가 미실에게 대적할 만한 상대가 될까?' 라는 의구심까지 갖게 했으니 말이다.


   '너.때.문.이.다.'


미실이 어린 천명공주를 꼭 껴안으면서 세뇌시킨 말이다. 천명공주는 그 말을 가슴에 평생 세기며 지내왔고, 천명공주가 궁을 떠나기 전에도 미실은 다시 한마디를 날린다.

'도.망.쳐.라. 이게 내 마지막 배려다.'.. 천명공주의 뱃속에는 아이가 있었으므로.. 천명공주는 궁에 남을것인가 도망칠 것인가. 두 갈래의 선택길에 설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아이를 위해 잠시 궁을 떠너 스님이 되기로 했다.

하지만 우여 곡절 끝에 다시 궁에 나타난 천명공주는 이 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 도망? 이젠 천명공주에겐 어울리지 않은 단어이다. 그녀는 미실과 맞짱을 뜰것같은 기세로 달려든다.


   '천명공주에게서 느낀 카리스마'


어린 김유신의 어이없는 꼰대(?)에 당황한 천명공주는 그를 한없이 짓밟아 버린다. 물론 어린 김유신은 그녀가 공주인줄 모른 상태. 일개 도둑인줄 알고 있을뿐이다. 그런 그에게 천명공주는 미실에게 받은 똑같은 대사를 읊어 버린다. '니 놈이 진심이라 한들 술수라 한들 아무것도 변하는건 없다. 여전히 촌구석의 보잘것 없는 화랑이 일뿐이다. 니놈이 진심이라 해도 무엇이 변하겠느냐~'

사실 대사가 중복되는건 좀 어이 없는 설정이었지만, 신라 공주들의 오른팔이 될 김유신과 천명공주와의 캐릭터가 겹치면서 김유신이 천명공주 예전 캐릭터가 되고 천명공주가 미실이 된 상태에서 마구 뿜어져 나오는 독설(?)은 천명공주가 잠시 미실이 된것같은 착각이 들게 했다.

왜 그랬을까?;; 미실이라면 혀를 내 두를 정도로 악연인데.. 왜 그녀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했을까? 어린 김유신의 행동이 미워서? (하긴, 꼰대 부리는 어린 김유신을 보니 한대 때려주고 싶긴 했다.-_-;) 아무튼 천명공주에게서 미실의 살벌함을 느꼈으니, 미실과 대적할만 캐락터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미실 vs 천명공주, 카리스마 대결



미실은 섬뜩했지만, 천명공주에게서는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두 단어의 뜻은 구십보 백보로 별 차이는 없지만, 천명공주에게서는 공주로서의 정당한 카리스마 라고나 할까? 그간 미실의 요염한 악에서 나온 섬뜩한 악녀의 연기와는 확연히 달랐다. 어제 방송분에서 두 공주의 카리스마 대결이 잠시 펼쳐졌는데.. 보던 나도 심장이 어찌나 뛰던지.. 끝까지 발뺌하는 미실의 연기에도 혀를 내 둘렀고, 그것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천명공주의 대범함에는 화장실도 갈 수 없을 정도로 집중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한마디로 흥미 진진했다는 것!

예고편을 보니 오늘이나 담주에 드디어 성장한 캐릭터 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덕만공주가 이요원이고, 천명공주가 박예진, 그리고 김유신 역에는 엄태웅이 들어온다. (갑자기 미실의 정체가 궁금해 진다. 혹시 화천회 장로가 아닐까 -_-!) 그간 덕만공주역을 맡은 왈가닥 성격을 이요원은 어떻게 소화할 것이고, 살벌예진이 드라마에서는 어떤 카리스마를 보여줄지 너무 궁금해진다. 사실 걱정이 앞서기도 하지만... 선덕여왕의 시청률은 중년(?)배우들에게 달렸다.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너무나도 출중했기에.... 새로 등장하게될 얼굴들에 더 기대가 된다.~

이 장면 웃겨 죽는줄 알았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