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날씨가 풀리면서 이제 완연한 봄날씨가 된것 같습니다. 전해지는 봄소식의 수 만큼 본격적인 결혼 소식도 많이 들리고 있는데요. 5월의 신부가 되려고 하는지.. 5월달에만 7건의 결혼식이 잡혀있고, 3,4월에도 5건넘게 참석해야 할것 같습니다.

모두 동갑내기 친구들이라 참석하는데 별 부담은 없지만, 그래도 빠짐없이 참석하기 위해 최대한 시간조절을 하고 있습니다.

남자나이 30대~30대 중반이면 결혼 정년기라 그런지 올해도 주말은 결혼식때문에 거의 반납해야 할 것 같은데요. 그만큼 부담이 되는것이 바로 부조금입니다. 아마도 올해 부조금만 해도 100만원 넘게 나갈것 같기에, 바짝 긴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더군요.

찍고나니 접사모드!-_-;

어제 친구의 결혼식이있어서 금요일에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결혼식 당일, 친구들과 술자리가 새벽늦끝나서 늦잠을 자버렸습니다. 12시 예식인데 11시에 일어난거죠; 방을 돌아다니면서 부랴부랴 친구들을 깨우고 대충씻고 예식장을 향해 서둘렀습니다.

다행히 예식 4분전에 도착해서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리고 예식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예식이 끝나고 밥먹으러 피로연장에 갔습니다. 아직 부조를 안한터라, 식권을 받는데 애로사항이 조금 있었지만, 아무튼 밥은 먹게 되었네요.


   "개인부조할꺼야 걷어 줄꺼야? 얼마해야 돼?"


결혼식장에서 친구들끼리 매번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것 같습니다. 식사중 한 친구가 부조이야기를 꺼냅니다. 예식시간에 맞추려고 정신없이 서두른 터라 친구들이 거의 부조를 안한 상태였지요.

한 친구는 개인부조하자고 하고 한친구는 모아서 그냥 신랑에게 주자고 합니다. 솔직히 부랄친구들끼리인데, 개인부조는 너무 삭막해 보이는것 같고, 그나마 한봉투에 두둑히 모아서 주는것이 마음 편할것 같아 그렇게 하자고 했는데요. 그럼 얼마씩 줘야하냐가 해결해야할 다음 과제입니다.

"3만원씩 하는게 부담이 덜 돼지 않을까?"
"3만원은 조금 그렇고.. 5만원은 해야하지 않을까?"
"난 저번에 OO친구한테는 10만원 했는데... 이번에도 10만원 해야하나?"
"나 지금 현금이 없는데, 여기 돈뽑을데 없나?"

등등 갈피를 못잡고 있었습니다. 친구들 결혼할때마나 이런 문제 때문에 매번 부조금은 들쑥날쑥 한것 같습니다. 나랑 친하다고 해서 10만원을 개인부조로 해버리면 다른친구들도 약간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지요. 3만원을 하자니 좀 인색해 보이기도 하고요. 백수시절일때는 부조금 없이 간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친구가

"그럼 3만원~5만원으로 내에서 알아서들 내고. 그리고 봉투 하나에 모아서 주는 걸로 해,
봉투에 '친구들'이라 적으면 되잖어.
우리까리 무슨 개인부조야.. 눈치보이게."

라고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이 방법 이외에는 달리 좋은 방법이 없는 것 같기에.. 그러자고 결론을 내고 앞으로 고향친구들끼리는 부조금을 3~5만원으로 정하고, 신랑에게 직접 주자고 했습니다. 개인부조로 하면 눈치보이는것은 사실입니다. 개인사정으로 3만원도 내기 어려운 친구들 위한 하나의 방편인 셈입니다. 또 신랑에게 직접주는 이유는 신랑기좀 살려주자는 의미죠.

개인부조 하면 얼마들어왔다는게 리스트에 올라가니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없지만, 신랑에게 직접주면 신랑은 그 돈을 비자금(?)으로 활용할 수가 있습니다. 신혼여행 가서나, 신혼초 돈들어갈때 요긴하게 사용하라는 일종의 품앗이라고나 할까요?  친구들이 신랑 어깨좀 펴줄 수 있는 방법 중 제일 괜찮은 방법인것 같네요.

사회에서 만난 지인이라면 부조금이 GIve and Take의 성격이 있겠지만, 고향친구들끼는 형식을 따지는 것도 부담스러울때가 있습니다.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묵묵히 축하해 주는 형식의 부조금도 좋은 방법인것 같기에 친구들끼리는 이런방법으로 사용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