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은 특별해!' 라고 시작한 옥탑방 생활이었지만, '...내 방은 아마 특별할거야' 라고 기대수위를 한단계 낮췄습니다. 그리고.. 이번 구석구석게 핀 곰팡이를 보고는 '.... 좀 특별하면 안되겠니?' 라며 기대수위를 바닥까지 떨구었습니다.

요 며칠 영하의 온도가 계속되었을때, 현관문쪽에 습기가 많이 찼었나 봅니다. 주말에 집을 비울때 까지만 해도 안보이던 곰팡이가 군데군데 피었네요. 그것도 색상도 알록~달록하게 녹색, 붉은색, 검은색 등등 다양합니다.
 

물감으로 콕콕 찍어 놓은듯;

어제 아침에 부랴부랴 주인집 아주머니께 달려가서 곰팡이 피었다고 호들갑을 떨자, 주인 아주머니께서 뭐 저런걸로 그러냐고. 담담한 표정으로 곰팡이 제거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화장실에 들어가시더니 이것저것 챙겨서 나오십니다. 곰팡이 제거제, 락스, 빈 분무기, 버릴 만큼 너덜너덜해진 걸레.... 그리고 주방서랍을 여시더니 비닐 장갑하나를 주시네요.

"총각. 일루와봐~ 이런거 다 할줄 알아야돼. 내가 알려줄테니 한번 따라해봐." 라고 한두번 해보신 솜씨가 아닌 능숙한 손놀림으로 이렇게 저렇게 하라면서 코치를 해주시길래 블로그에 옮겨 봅니다.


 1단계  곰팡이의 위치를 꼼꼼히 확인 할것! 특히 가구 뒤쪽!


곰팡이 제거 전 1

곰팡이 제거 전 2

곰팡이 제거 전 3


곰팡이는 눈에 보이는 것 보다 넓게 분포 되어 있다고 합니다. 100원짜리 동전만한 크기의 곰팡이가 피었다고 치면 실제로는 500원짜리 동전보다 약간 크게 피었다고 보면 됩니다.
눈에 보이는 곳 이외에 안보이는 곳에 숨은 곰팡이는 나중에 숙주?역할을 할수 있으니 꼼꼼히 체크 해봐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곳만 세곳인데, 구석에 놓인 신발장을 들춰봤더니, 제일 큰 곰팡이가이 숨어있네요; 벽을 따라 길게 늘어진 모양이 보기만 해도 소름돋습니다. 솜털같이 송송 올라와 있는 모양도 보이네요;


 2단계  젖은 걸레로 곰팡이를 깨끗이 닦아 낼것!



주인아주머니께서 챙겨주신 걸레를 고이 사각형으로 접아서 뒤집어 가면서 닦아주었습니다. 아주머니께서 주신 걸레로는 감당이 안되어서 제 방에 있던 수건을 물에 적셔서 닦아주었습니다. 물론 나중에 깨끗이 빨아서 햇볕에 말려두었습니다.
이렇게만 닦아도 알록달록한 곰팡이들이 많이 제거된 모습이 보입니다. 아까와는 다르게 조금 깨끗해지지 않았나요?


 3단계  희석시킨 락스물을  곰팡이가 핀 위치에 넓게 뿌릴것!


락스+물+곰팡이 제거제

넓게 뿌려 줌

너무 듬뿍 뿌렸나?;


이건 아주머니께서 만들어 주셨는데, 분무기에 물을 많이 넣고, 곰팡이 제거제와 락스는 조금 넣어서 희석을 시키시더라구요. 곰팡이 제거제는 자세히 보니.. 욕실용이었던가?;;ㅎㅎ 그래도 곰팡이를 제거한다니.. 효과가 있겠죠뭐~; 그런데, 너무 많이 뿌렸나봐요. 천정쪽에 뿌린것은 물이 줄줄 흐르네요. 곰팡이를 제거하고자 하는 욕구가 너무 컸던것 같습니다.;


 4단계  문을 활짝 열어 두세시간 환기를 시켜 말릴것!


곰팡이 제거 후 1

곰팡이 제거 후 2

곰팡이 제거 후 3


어제 오후에 창문과 현관문을 두세시간 열어서 충분히 환기를 시켜주었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잘 안마르는것 같았는데.. 나중에 보니 다 말랐네요. 완벽하게 제거는 안되었지만.. 그래도 처음보다는 많이 깨끗해 졌습니다. 곰팡이 그대로 두면 나중에는 겉잡을 수 없으니, 생각날때 구석구석 살펴 보라고 하시네요.

"내 옥탑방은 특별해서 더위, 추위, 곰팡이 따위는 상관없을거야" 라고 생각했었지만.. 결국에는 곰팡이 앞에서는 별 수 없는 평범한 옥탑방이었나봅니다. 겨울에 추위는 이겨냈지만, 곰팡이한테는 속수무책당해버렸네요. 남은건 여름철 더위가 제일 큰 관건 입니다.;
 
이제 날씨도 제법 따뜻하고 하니 한두번씩은 꼭 환기를 시켜야 할것 같네요. 그런데 얼룩은 아예 안 없어 지는건가여?;; 마음 같아서는 벽지를 확 뜯어 버리고 싶지만;; 한달만에 들어온 방에 상처내긴 찜찜하네요; 아무튼, 눈에 보이는 곰팡이가 90%는 제거 된것 같아서 한결 마음이 가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