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말 저녁에 TV를 틀면 꼭 보게 되는 사람이 정형돈이다. 토요일은 무한도전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고, 일요일에는 우리결혼했어요에서 개미커플과 동거아닌 동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형돈은 2002년 KBS 17기 공채를 통하여 개그맨으로 브라운관에 등장하였다. 2008년에는 영화 성우역할 한개와 방송은 무려 9개나 거쳐가기도 하였다.

2008년은 정형돈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지금은 주말 저녁 굵직굵직한 예능프로를 두개나 진행하고 있으며 한달전에는 케이블에서 MT왕의 단독 MC로서 진행을 맡게 되는 쾌재도 거두었다. 


땀흘리며 노력하는 모습이 의외다. [무한도전]


무한도전

무한도전


무한도전에서 보여주는 정형돈의 모습은 한마디로 '의외로 열심이 한다'로 압축할수 있다. 정준하 다음으로 무거워 보이는 그가 에어로빅편, 쉘위댄스편, 서울디자인올림픽편 등등 굵직한 코너들을 모두 소화해 내므로서 '의외다' 라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몸에 쫙 달라 붙는 댄스 의상을 입고 배 뽈록~ 튀어나온 모습으로 땀흘려 연습하는 그의 모습을 TV에서 볼때면.. 징그럽게 열심히 한다 라는 표현이 맞는것 같다. 

유재석이 잘하는 것과 정형돈이 잘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예능게의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유재석은 무엇을, 어떻게, 왜 해야 하는지 아는 캐릭터이다. 한마디로 어디쯤에서 넘어저야 웃기는지, 게스트가 흘리는 말을 주워서 웃길 줄 아는 사람이 바로 유재석이다. 그에 비하면 정형돈의 프로그램을 주무르는 스킬은 부족한건 사실이다. 뚱보 캐릭의 정형돈 얼굴에 땀 한방울 카메라에 잡힐때마다 그는 '뚱보'<->'열심'이라는 '의외성'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는 프로그램이 바로 무한도전이다.


빈둥빈둥 노는 뚱보캐릭터가 당연해 보인다. [우리결혼했어요]


우리결혼했어요

우리결혼했어요


사오리와의 아픈 이별을 경험하고 자리 잡을 곳이 마땅히 없던 정형돈에게 고정자리가 들어왔다. 바로 개미커플과 동거 아닌 동거를 하게 된것이다. 소파하나 들고들어와서는 소파와 하나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그의 모습에서 '당연하다.' 라는 단어가 매치가 된다. 

이는 무한도전에서 보여주는 '의외다' 라는 단어와 상반되는 것이다. 무한도전에서 보여주는 깔끔한 모습과 땀흘리는 모습, 맴버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등은 우리결혼했어요해서는 찾아 볼수가 없다. 계산적이고 고집불통에다가 자기스타일의 식습관은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저번주에는 일반인 일일게스트가 들어왔는데 방송 내내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처음에는 서인자가 보낸 첩자라고 견제를 하더니, 나중에는 하루보면 끝날사이, 악플러로 변신하는 블로거로 단정지어 버리는 모습에서 계산적인 뚱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우리결혼했어요에서 정형돈은 사오리때부터 자기중심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개미커플과 합류하고 나서는 그의 고집불통의 성격은 더 심해졌다.

우리결혼햇어요에서 정형돈의 의외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가끔 서인영과 화해하는 척?하고 크라운제이 생일파티 준비하는 서인영을 위해 김치독 묻는 상황을 연출한것 이외에는 딱히 기억에 남는 의외성은 없다. 그의 의외성은 우결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는 것일까? 하긴, 사오리와의 결혼생활에서도 그의 적나라한 게으름은 의외였긴 했다. 만약 사오리가 다시 출연한다면 그의 땀흘리는 의외성을 볼수 있을까?


정형돈에게서 MC유재석의 모습을 보았다. [MT왕]


MT왕

MT왕 - 이렇게 부지런했던가? 아침에 머리를 감았다.!


우연치 않게 MT왕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비록 공중파의 주말 버라이어티 3개를 짬뽕시켜놓은 듯한 느낌이지만 정형돈의 MC로서의 모습은 놀라울 따름이다. 물론 정형돈에게서 유재석의 MC진행능력을 기대하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결에서도, 무도에서도 보지 못한 그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진행스타일은 약간 유재석을 닮은 느낌이지만 나름대로 정형돈만의 냄새가 난다. 무도에서는 막내같은 모습이었고, 우결에서는 심술쟁이 삼촌같은 모습이었다면, MT왕에서는 막강한 책임을 맡은 맡형같은 모습이었다.

아무리 케이블방송이라 해도 단독 MC인 만큼 어리버리 해서는 살아 남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정형돈 개인이 열심히 진행하려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게스트가 노래부를때에는 옆에서 같이 춤춰주고, 아침에는 머리도 감은 상큼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MT왕에서 보여준 모습은 마치, 초사이언으로 변신한 '마인부우'같은 모습이라고 할까?

용의 꼬리가 나은지, 뱀의 머리가 나은지는 그가 판단할 일이지만, 개인적으로 MT왕 - 무한도전 - 우결 순으로 정형돈의 캐릭터에 등수를 매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