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에, 며칠만 재워달라는 "단기투숙형" 친구녀석이 빌붙었는지라..

살람살이가 반토막이 났었거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살림살이를 보충하기 위해 마트에 다녀왔습니다.

 

마트갈때면 느끼는 거지만, 왠지 모를 긴장감에 기분이 업되는건 왜일까요;?

내주머니에서 돈나가는 건 똑같은데...;

 

뭘 살때마다 생각해보게 되는 거지만, 자취하고 난 이후론,

이것저것 꼼꼼히 비교하고 고르게 되는 버릇이 생겼어요.

 

마트에선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벌써부터 초코렛제품을 탑처럼 쌓아두고 있더라구요.

예전같았으면 눈에 보이는 것들 중 광고에 나오는걸 무턱대고 집었는데,

이젠 두개의 제품을 들고 비교해서 고르게 되더군요;

 

그날도 만만의 준비를 하며,

 

"더이상 상술따위에는 빠지지 않아! "

 

라고 심기일전하고 마트에 있는 카트에 100원짜리 동전을 넣고 이리저리 끌고 다녔습니다.

 

돌아다니며 체크목록에 있는 빵, 맥주등 일용할 양식을 사는데,

마트관계자분이 박스를 가득실은 대형카트를 끌고 들어오시더니 마트 통로로 마련된 할인기획전 전용 공간에 뭔지 모를 제품을 우수수 쏟아 놓네요;

 

사람이 그런게 눈에 띄면, 자연스레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는가봐요;

텅빈 할인기획상품을 진열해 놓는 진열대에 사람들이 우르르 몰리기 시작했고, 저도 덩달아 기웃거렸습니다.

 

딱히 관심가는 제품이 없었지만, 그래도 이기회에 뭐 하나 사두는게 이익일거란 생각에 다섯개의 치약을 묶어서 파는 세트제품을 구매했어요.

요즘 임플란트 수술하고 난 이후로 치아건강에 힘쓰고 있는 터라.. 치약이 남아나질 않거든요;

 

손바닥 한뼘보다 더큰 사이즈의 치약이라 나름 오래쓸거란 생각에,

저렴한 가격에 득템한 기분으로 사버렸습니다.

 

손바닥 만한 큰사이즈 치약이다!~ 라고 생각했건만..;

 

그런데, 왠걸.. 집에와서 치약을 살펴보니, 이게 박스만 컸지..

 

내용물은 실속없는 작은 치약이네요

 

박스만 봐서는 확실히 일반 큰치약 사이즈 크기입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뭐 이리도 깊숙히 밖혀 있는거얌!

 

키컸으면 치약 5형제들이 들어있네요..; 박스 크기는 뻥이였던 겁니다.

 

정말.. 박스크기만 보고 큰 치약인 줄 알았는데, 뚜껑을 열어보고나니 정말 실망;

 

일반 크기 치약사이즈의 박스만 보고는 큰 치약이 들어있으리라 생각할 수 밖에요;

 

박스 크기는 진짜 큰치약 사이즈임!

 

그냥 허탈한 감에 사진찍어 올려보아요.ㅋ 마트의 상술에 GG치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오늘도 세트상품의 유혹에 빠져서 별 실속없는 제품을 구매하고 말았네요;

가격은 싸게 샀더라 치더라도, 치약 사이즈 하나에 삐지는 소심한 자취생이랍니다..

 

 

왜 이리도 박스 크기에 뻥?을 많이 넣으셨나요;

이게 과자처럼 부서지는거라 칠소충전한것들도 아닌데 말이죠.

 

이 사건하나로.. 치약의 정량을 외워버리게 되었네요;

 

- 보통크기의 치약 사이즈의 정량(부광 치약 사이즈)는 140g이고요,

- 작은크기의 치약 사이즈의 정량(죽염 치약 사이즈)는 100g입니다.

 

제가 고작 치약하나로 예를 들었지만, 

마트는 밑지는 장사는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죠.

 

1+1으로 묶어 파는 제품에도 정량보다 못한 내용물이 들어있기도 하고, 파격할인가를 적용해서 판매하는 제품에는 유통기한이 코앞에 있는 제품들이 있기도 하죠.

거기에 놀아나는 것은 바로 소비자일뿐... 설마 이것이 유통업체가 숨겨놓은 과학의 힘은 아니겠죠 -_-;?

 

@sbs 뉴스 , 충동구매에 숨은 유통업계의 과학의 힘?

 

소비자가 충동구매를 하는 이유는 유통업계의 숨은 과학의 힘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뉴스 : 충동구매하는 이유 - 지갑여는 과학?)

소비자가 충동구매를 후회하는 이유는 "당했다!?" 라는 느낌 때문이 아닐까요?

전 치약 포장박스를 뜯는 순간 '당했다'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과학의 힘(?)을 이용해 소비자가 충동구매를 하게 만들었다면, 충동구매가 후회되지 않도록 만족시켜 주는 것도 유통업체나 제조업체의 책임이 아닌가 해요. 유혹, 상술이란 단어가 모두 과학이라 포장되어지길 않길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