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 정말 춥다. 말로만 추운게 아니라.. 한시간마다 돌아가는 보일러가 그걸 증명해 주고 있다.. (가스비 ㄷㄷ;) 아침에 옥상문을 열고 담배한대 피우려치면, 문이 얼어서 잘 열리지도 않는다. 힘줘 밀면 "쩌걱~" 소리를 내며 얼음덩이들이 후두두두~ 떨어지데.. 그 손톱으로 칠판긁는 소리 같은 "쩌걱~" 소리는 은근히 중독성(-_-)이 있다. 그렇게 옥탑방에서 또 하루를 맡는다.

 

엊그제, 눈이 많이 와 옥상이 하얗게 변한 날 저녁, 치킨을 사가지고 놀러온 친구와 함께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현관문에서 똑똑~ 노크소리가 들린다.

 

"누구세요~?" 라고 물으니 "나야 총각~" ;; 주인집아주머니다. 요즘 새삼느끼는 거지만, 주인집아주머니가 내 방에 들어오는게 그닥 유쾌하지 않다. 마치 검열받는듯한 얄싸~한 기분이 든다고나 할까? 아무튼, 대충 옷을 챙겨입고 문을 열었다.

 

아주머니 말씀인 즉슨, 요즘 날씨가 추우니, 보일러 관리좀 잘 해달라는 말씀을 남기셨다. 내 방이야 뭐~ 옥탑방이라, 보일러를 최하 15도 이하로 둔다는건 상상도 못할 일이고, 저번주 까지만 해도 세시간에 한번 돌아갈까 말까한 보일러가, 한시간마다 돌아가는 걸보면, 보일리 동파 같은 최악의 상황은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다만 가스요금이 좀 많이 나온다는것 뿐 -_-;

 

"1층 학생에 사는 학생이 방학이라 집에 내려갔는데, 보일러를 꺼버리고 가버리는 바람에 보일러가 얼었지 뭐야~ 에휴~ 저걸 어떻게 녹인담~;"

 

겨울에 장기간 집을 비울때 보일러를 끄고 내려갔다니.. 참 ~ 그 학생도....

 

아마도 자취를 갖시작한 초보자취생인가보다. 오며가며 몇번 마주치기는 했지만, 초보자취생?처럼 보이지 않은 포스였는데..

 

일단 주인아주머니께서 보일러 관리차 먼저 확인하는 바람에 동파까지는 막을 수 있었지만, 만약 이게 단순히 언게 아니라, 안쪽까지 꽁꽁얼었다면 몇만원의 수리비는 나올것이다.

 

 

   그러면 이건 주인책임일까? 자취생책임일까?


 

이곳에 입주하면서 계약서를 쓸때 한줄기 문구가 생각난다. 계약서를 찾으려 뒤져봤는데;; 너무 고이 모셔둔 탓이 당장 찾질 못해 대충 기억나는대로 적어보자면, "기물 파손?훼손시 임차인이 보상해야한다?" 뭐 이런 식의 문구였다.

 

1. 일단 보일러를 끄고 장기출타했다는 사실은 그 자취생의 책임이 있다.

    게다가 만약 이게 보일러 배관 동파로 이어졌고 보일러를 교체해야 한다면

    단돈 몇만원이 아닌 몇십만원의 비용이 들수도 있다.

 

2. 건물주인은 겨울에 보일러를 틀어두라는 고지의 의무를 안한 책임이 있나?

    글쎄.. 이건 잘 모르겠다. 그냥 상식인것 같기에..

이런것까지 고지의무에 치자면, "여름엔 더우니 창문열어두세요~" 라는 것도 말해줘야 하냐는게 개인적 생각임;; 어디까지나 갠적 생각.. 아무래도 주인집과 협의후 절충해야 하는게 최선일듯 싶다. 그동안 노후된 보일러 일수도 있으니...

 

요즘 자취생들이 방학을 맞아 집에 내려(혹은 올라가거나)가는 일이 잦은것 같다. 평소에는 저녁에는 복도에 불이 듬성듬성 켜있있는데 요즘은 복도가 어두컴컴하다. 혹시 자취방을 비우고 집에 내려갔다면, 혹은 내려 갈 예정이라면, 보일러는 끄지 말자.

 

겨울철 장기출타 자취생 3계명

 

1. 보일러는 끄지 말고, 12~13도 (혹은 외출)로 맞춰두자.

2. 수도 밸브는 온수로 쫄쫄 흐르도록 열어두자. (냉수가 아닌 온수쪽!)

3. 제일 마음 편한 방법은 주인집에 말해두는 것이다.

 

혹시 보일러 끄고 집에 내려가 있는 자취생이 있다면, 불상사가 나기 전에 반드시 주인집에 전화해서 확인요청을 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