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의 옥탑방으로 이사온지도 정확히 330일째가 되는 날입니다. 1년째가 될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요. 독립과 자유의 꿈을 자취로 풀어보자는 나름의 포부를 안고 시작한 자취생활이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더군요.

저번에 손가락을 다쳤을때는 그 기회를 디딤돌로 삼아, 자취 슬럼프를 벗어나는 듯 하더니.. 불현듯 "감기"라는 놈이 찾아와서는 일주일 내내 못살게 구네요.; 혼자 병(?)을 앓는 다는 거.. 이거 만만하게 볼일은 아닌듯 합니다.

그래도 이젠 어느정도 안정기에 들어선듯 해요. 저번달까지만 해도 엄청난 슬럼프에 빠졌었는데.. 친구가 말해준 충고가 이제야 들어맞고 있나 봅니다.

"자취는 사람을 게으르게 하고 힘들게 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고비일뿐, 스스로 깨우칠때가 오니 걱정하지 마라~"

슬럼프기에 손을 다쳐서 그런지..슬럼프 극복에 은근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치 주사바늘 꼽기 전에 엉덩이를 톡톡톡 두르려서 통증을 잊게 만들 듯이.. 손을 다친게 자취의 슬럼프를 잊게 만든것 같네요.

머진 집

언제.. 이런 집에서 살아보나~;


그러다보니 이제 다시 자취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생각하게 됩니다. 특히 제방은 여느 자취방과는 다른 옥탑방..; 옥탑방에 1년 정도 살아보니 아래같은 고충이 몇개 보이네요.


하나, 밤에 계단올라 올때는 살살~좀..

제 방은 옥탑방이에요. 1층부터 건물안의 통로로 이어진 계단 끝에 자리잡고 있죠. 그러다보니 1층에서 나는 소리도 제방에선 엄청 크게 들립니다. 벽을 타고 진동하는 메아리 울리듯이.. 쿵~쿵~ 텅~텅~... 밤에 술먹고 아래층인 3층까지 올라오는 소리를 들으면 밤에 잠자다가도 화들짝 깹니다.


둘, 배달음식 시켜먹고 그릇좀 제대로...

아침에 출근할때, 혹은 밤늦게 계단올라갈때 보면, 계단에 뻐얼건 국물이 툭툭툭 떨어져 있는게 보일때가 한두번이 아니에요. 게다가 매콤한듯하지만, 오래된듯한 냄새까지.. 이건 분명 짬뽕을 먹고나서 배달원이 그릇을 옮기다가 흘린게 분명해요. 아.. 통로내에 이 냄새가 가득~ 풍길땐 정말.; 숨을 참고 계단을 올라갈 정도로 이상야릇한 냄새가 난답니다.;

요즘 날이 추워서 고냥이가 건물안에 들어와 둥지를 트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빈그릇채로 놔두지 말구~ 뭘 덮어 두던가 해야 미관상, 위생상 이로울듯 합니다.


셋, 대학생들, 너네 방에서 MT하니?

올 초.. 2층 학생들이 야밤에 난리를 피운적이 있습니다. 정확히 새벽 두시 반이었나? 그때까지 컴퓨터를 하느라 잠을 안자고 있었는데..; 복도에 왁자지껄 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목소리를 들으니 남자반, 여자반인듯한 무리가 방에 들어가는 소리들..;; 그런데 방안에 들아가서도; MT온 마냥 엄청 씨끄럽더군요; 한층 걸러 제방이 있는데도 제방까지 그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릴 지경이었습니다. 취객(?) 다수가 만드는 소음은 원룸 건물을 들썩이게 하네요~


넷, 방 환기좀 시켜요. 문열고 닫으면 복도에 야릇한 냄새가 차요;

이상하게도 3층 계단입구쪽에 있는 방문이 열리고 닫힐때면, 향수 + 곰팡이 비스무리한 냄새가 나요; 이걸 무슨냄새라고 표현못할 정도로 야릇한 느낌인데요; 이 냄새는 샤넬5를 간장과 함께 섞어서 5년 정도 묵혀둔 냄새랑 비슷한 느낌(?)입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복도에 깔린 이 냄새만 맡아도, "아~ 3층 몇호 사람 들어왔구나" 라고 알 정도라고나 할까요?;;;


다섯, 알람시계는 끄고 나가줘야 하지 않을까요;;?

이건.. 요 며칠전부터 고역을 치른 사건입니다.; 아래층에 사는 학생이 방학을 맞이해서; 집에 내려갔는데;; 아무도 없는 빈집에 아침 7시만 되면 알람시계가 울리는 바람에 짬뽕국물 원샨한듯한 기분에.. 혼났네요; 불행히도 주인집에서 스페어 키를 잃어버린바람에;; 며칠간은 아침마다 그 요상한 메들리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알람시계는 확실히 끄고 나갑시다.


여섯, 디테일한 사랑표현은 자제. 다 들려요;

no comment.


자취는 무한 자유를 주는 행복한 생활입니다만.. 자신의 자유도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자유도 인정해 주는 훈훈한? 원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자취하면서 겪는 고충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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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일곱번째 하나를 빠뜨렸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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