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가까운 옥탑방, 그건 옥탑방이 가진 최대의 장점입니다. 가끔 지내다 보면 옥상에 지어진 옥탑방이라기 보다는 옥상을 마당삼아 지어진 단독주택(?)같은 착각을 할때도 있는데요. 옥상에 화단같은 것이 없어서 보기엔 밋밋한 시멘트 바닥이지만, '옥탑방 4년'의 님의 경우 주인집에서 옥탑방에 텃밭을 가꾸느라 들락날락하는 바람에 문도 마음대로 못 열고 지낸다고 하는걸 보니, 밋밋한 옥상은 어찌보면 장점인것 같습니다. 적어도 다른사람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이곳에 이사오면서 꼭 한번 해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 옥상에서 지인들끼리 오손도손 삼겹살을 구워 먹는것
  • 옥상에서 별을 보며 친구들과 맥주 한캔 따보기

이 두가지는 이전부터 꼭 해보고 싶은 것입니다. 가끔 옥탑방을 배경으로한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옥상에 마련된 평상에 앉아 별을 보며 이야기 하는 장면을 볼때면, 한번쯤은 저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도 많았죠. 그때는 아파트라 상황이 여의치 못해봤지만, 지금은 상황이 받쳐주니 한번쯤 경험해 보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생각이 바뀐건 며칠전입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각 조용히 잠을 청하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사람 말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는겁니다.. 옥상에 사람이 올라왔나? 하는 걱정에.. 창문으로 빼꼼히 내다보니 건너편에 있는 옥탑방 사람들이 밖에 나와 이야기 하는 중이더라구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인과관계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말 소리는 정확하게 들렸습니다. 잠에 방해될 정도는 아니지만.. 만약 옥상에서 밤새 술먹고 떠든다면 분명히 주위 원룸에 방해가 될터... 그래서 '옥상에서 술먹는 행위'는 접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옥상에서 삼겹살을 먹어 보고 싶긴 했습니다. 나만의 공간에서 최대한 자유를 만끽(?)하고 싶었으니까요. 며칠전 건너편 원룸 옥상에서도 삼겹살을 구워 먹은 적이 있었는데, 냄새가 어찌나 좋던지~ 너무 부러웠습니다. '나도 언젠간 먹고 말테야~' 라며 친구들과 미리 약속하고, 주말에 모이라고 연락을 해두었습니다. 고기뺀 재료들도 모두 준비해서 냉장고에 차곡차곡 쌓아두었지요.

그런데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주말을 끼고 주구장창 비만오더군요.ㅜㅜ 그래서 결국 어제 먹었습니다. 때마침 날도 개고, 화창한 날씨는 식욕을 돋구는데 충분했습니다. 퇴근 후 7시가 조금 안된 시각에도 아직 훤하더군요. 햇살도 따뜻할 정도로 견딜만 하고해서.. 판을 벌렸습니다.

옥상에서 먹은 삼겹살

기본 세팅.

옥상에서 먹은 삼겹살

두툼한 얼리지 않은 삼겹살

옥상에서 먹은 삼겹살

추가 세팅, 소주 추가

옥상에서 먹은 삼겹살

집에서 가져온 양파. 햇양파라 달다.

옥상에서 먹은 삼겹살

상추 천원어치가 이렇게나 많나~

옥상에서 먹은 삼겹살

지글지글

옥상에서 먹은 삼겹살

정신없이 주어 먹었다. 역시 자취생은 고기가 생활의 활력소!

옥상에서 먹은 삼겹살

김치가 빠질 순 없지.

옥상에서 먹은 삼겹살

한 점 드실래요~? ^^;


국민외식메뉴 삼겹살, 집에서 먹어서 맛있었지만, 야외에서 먹을 수 있어서 더 맛있었습니다. ^^ 아마 방에서 먹었으면 고기 냄새, 튀는 기름떄문에 먹고난 후가 더 괴로웠을 텐데, 밖에서 먹으니 좋더군요. 바람도 선선히 불고요. 야외에서 먹으면 왜 이리 끝도 없이 들어갈까요? 2만원 3천원 어치 샀는데.. 친구 4명에서 다 먹어버렸네요. 소주4병, 맥주캔3개.. 나름대로 거하게 먹었는데도 별로 취기가 안도는 것이 딱 좋았습니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옥상이라는 개념이 창고, 혹은 빈 공간으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요즘은 빌딩 옥상에 쉼터를 만들거나, 옥상에서 결혼식을 하기도 하는등 인식이 많이 바뀐것 같습니다. 만약 옥상이라는 빈 공간이 있다면 가족끼리 오손도손 저녁 한끼 해보세요. 요즘 저녁에는 그다지 덥지도 않고, 기온도 적당하니, 저렴한 가격에 외식분위기를 낼 수 있을 겁니다. ^^

  • 집안에 냄새 밸 걱정 없다.
  • 방바닥에 기름튈 염려 없다.
  • 뒷처리가 쉽다.
  • 주의해야할 점. 인구 밀집지역(?)이라면 큰소리로 떠드는건은 자제.

하늘 아래서 먹는 삼겹살~ 맛은 일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