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부모님과의 동거를 끝내고, 저만의 공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난생 처음 자취라는 것을 하게 되었는데요. 방을 보러 다니던중 우연히 좋은 옥탑방을 보게 되었고, 그 옥탑방을 본 이후 다른 방들은 눈에 안차더군요. 예전부터 옥탑방에 대한 환상(?)같은 게 있어서 그런가?.. 현관문을 열고 나가면 나만의 공간이 있고, 위를 올려다보면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그런 부분이 매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만 따지고 덜컥 계약할 수는 없겠지요. 

자취방 계약할때면, 보통은 1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데.. 여름과 겨울을 한번 이상은 나야 하기때문에 정말 꼼꼼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제가 집을 보는 안목이 없어서, 처음에 방 구하러 돌아다닐때는 자취 10년째인 친구와 어머니까지 동행해서 많은 조언을 구했답니다.


   옥탑'방'이 아니라 옥탑'집'같은 곳을 구해라.


부러우면 지는거다!

'옥탑방'은 '옥탑집'의 개념이 아닙니다. 말그대로 '방'의 이미지가 강한데요. 이건, 자취방과는 또 다른 느낌이지요. 옥탑'집'같은 옥탑방을 구하는건 어느정도 운도 따라줘야 합니다.; 제 방은 어중간한 중간사이에 낀것 같네요.

층사이에 끼어있는 자취방들은 외부와 노출된 공간이 최대 2면이라고 치면 옥상에 덩그러니 놓인 옥탑방은 최대 4면이 외부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 만큼 외부의 소음, 온도변화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밖에 없는데요.  단순히 네모난 구조의 방이라면 그런 외부의 소음이나 온도 변화를 그대로 흡수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하나라도 칸칸이 나누어져 있는 곳이 더 좋습니다. 현관문을 열면 문이 하나 더 있다던가. 코딱지 만한 베란다가 있다던가 등등.. 칸막이 하나가 어느정도 완충 역할을 해주니까요. 이런방 구하는건 정말 하늘에 별따기겠지요. 좋은방 구하는 비결은 발품파는 것만이 살 길!


   남향 옥탑방은 5시만 넘으면 괴롭다. 특히 여름엔!


햇빛이 싫어진다.

한국의 집은 남향집이 선호 1순위 대상이지요. 저도 물론 정남향집을 골랐습니다. 그런데 오후만 되면 뉘엿뉘엿 넘어가는 햇빛이 이렇게 강할줄은 몰랐습니다.

몇주전 한창 더울때 오후 2시부터 해가 꼴딱 넘어갈때까지 창문을 통해 직통으로 빛추는 햇살때문에 일반커튼으로는 감당이 안되더군요. 하루종일 달궈진 옥탑방 온도는 내려가지도 않고, 게다가 커튼을 비집고 들어오는 햇빛때문에 방온도는 밤까지 식을 줄 모르더군요.

겨울에는 보일러 보일러 안돌려도 낮에 방온도가 17~18도 까지 올라갈 정도로 따뜻~ 해서 좋았는데.  그런데 여름에는 반대네요.ㅎㅎ 아마도 올 여름을 대비해서 암막커튼이라도 준비해야 겠습니다. 지금있는 스크롤형식의 커튼으로는 못 버틸것 같습니다.ㅜㅠ


   출근시간에 수압이 약해지는 건 몰랐네~


청소안된 세면대, 흑백처리ㅋ

제 방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하면 수압이 약하다는 겁니다. 항상 약한것은 아니지만, 아침에 출근시간만 되면 아래층 사람들도 물을 많이 사용해서 그런지.. 수압이 약해집니다. 머리를 감는 중간도 약했다가 강했다가 수십번씩 강약이 바뀌더군요.

계약하기 전에 방 구경할때는 오후시간이라 건물에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물이 콸콸 잘 나왔서 물은 걱정없이 쓰겠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변수는 생각을 못했던것 같습니다. 건물이 좀 노후화된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생활을 못할 정도로 큰 불편은 없지만, 그래도 특정시간때에 수압이 약해지는것이 옥의 티네요.

이전에는 아파트에 살아서 수압같은것은 걱정도 안하고 살았었는데.. 머리 감다가 물나오는 굵기가 쑤욱~ 줄어들면 속으로 등골이 오싹해 지곤 합니다. (혹시..귀신이 수도꼭지 돌리고 있는게 아닌가... 하고 게슴츠레 수도꼭지를 확인해보곤 하지요;; 무섭다.ㅜㅜ)


   판넬을 유심히 살펴라. 50mm ~ 100mm 이상의 두께..


10cm ..

보통 스티로폼을 압착시켜 양쪽에 철판을 대고 만든 판넬을 샌드위치 판넬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가건물 지을때 많이 사용하는 판넬인데요. 요 샌드위치 판넬에도 두께가 있습니다. 50mm부터 100mm 이상까지 다양하게 있는데요. 이 두께의 차이를 무시 못합니다.

제 방에 있는 샌드위치 판넬의 두께는 100mm입니다. 50mm판넬을 사용하는 옥탑방도 있으니 그에 비하면 두배나 두꺼운 셈입니다. 두께가 두꺼울 수록 방음, 단열에 강하고요. (이건 군에 있을때 행보관님 말씀~ 레쓰비 캔커피 높이=10cm
)

물론 100mm판넬을 사용해도 옥탑방은 덥습니다.ㅎㅎ 하지만 50mm판넬은 더 덥습니다. (100mm두께의 샌드위치 판넬을 사용하더라도 창은 이중창을 못다는 군요. 두께를 재 본 결과 일중창(?)[각주:1] 의 두께가 100mm를 조금 넘네요.)

이렇게 따진다면 끝도 없이 들어가겠지만, 옥탑방에 4달째 살아보고 느낀점을 적어봤습니다. 친구들끼리 말하길 옥탑방은 여름에 따뜻~하고 겨울에 시원한곳! 이라고 농담식으로 말을 던지곤 하는데요 그게 진리(?)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는 얼마나 발품을 파느냐에 따라 충분히 줄일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런점 꼼꼼히 살펴서 다음에 방 구하실때 참고해보세요.

  1. 일중창-이중창-삼중창 ;;? 일중창'이라는 단어가 어색하군요.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