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부모님댁 근처에 일이 있어 갔다가 잠시 시간이 나서 들렀습니다. 어머니는 목욕탕에 가셨고, 아버지 혼자 계시더라구요. 점심을 시원치 않게 먹어서 라면 하나 끓여 먹으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핸드폰을 내밀며 "아침에 이상한 문자하나"가 왔다며 확인해 보라고 주셨습니다.


문자 내용은 모 웹하드 업체에서 정액제 결제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것도 11,000원짜리 정액제 상품이었습니다. 아버님은 인터넷으로 바둑만 두시는 지라, 웹하드에서 뭘 다운받아 보는 그런 시스템조차 모르시는 분입니다. 그러기에 저는 더욱 의심이 갔습니다.

혹시 복제폰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 아버지 핸드폰을 끄고 바로 전화를 걸어 신호가 가는지 확인까지 했는데.. 핸드폰이 꺼져있다는 메시지가 나오는걸 봐서는 복제폰은 아닌것 같았습니다. 114에 전화를 걸어 확인을 해보니 오늘(5월1일)까지 사용한 요금은 딱 11,000원 이더군요. 오늘은 전화통화를 한번도 안쓰신 모양입니다. 혹시 몰라서 M고객센터를 다운받아서 소액결제 내역을 샅샅이 뒤져봐도 위 결제 내역은 없었습니다.

이리저리 머리 굴리다가 결국 그쪽 웹하드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서 자동결제 해지를 해달라과 했고, 오늘 자동결제된 11,000원도 취소해 달라고 해서 결국에는 모두 원상태로 돌려놨습니다. 전화하다보니 웹하드 고객센터 여직원의 숙달된 멘트가 혀를 내두르게 하더군요. 제가 요구하기 전까지는 절대 '결제 취소'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말을 빙빙 돌리며 결제한 상품에 대한 설명만 할뿐.. 모르는 사람들은 자동결제 취소만 하고, 당월에 결제된 요금은 환불 못받는 경우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담원에게 요청해야할 것들!
자동결제 해지: 매월 자동으로 결제되는 방식인데 그대로 두면 다음달, 그 다음달~ 계속 결제됩니다. 꼭 자동결제 해지해 달라고 하세요.
당월결제 환불: 여기서 끊으면 안됩니다. 이 달 결제된 11,000원까지 해지해 달라고 해야합니다.

보통 상담원은 ①번만 언급하고 ②번은 안하기 때문에 은근슬쩍 넘어갈 수 있으니 위 두가지를 모두 요청하셔야 합니다.

아버지는 핸드폰 명의도용당한게 아니나며 빨리 114에 신고를 하던지 경찰에 신고를 하라며 걱정을 하시는 눈치였습니다. 저는 아버지께 "잘 생각해보세요. 인터넷에서 공짜로 뭐 준다며 가입하라는 화면 본적이 없는지~ 혹시 보험 상담이나 명의 도용 차단서비스 같은거 무료로 해준다는 문구보고 가입하신적이 없으신지?" 라며 어려가지 상황들을 예를 들며 물어봤지만.. 그런거 가입한 적이 없다며 기억이 안난다고 하십니다.


제가 볼때는 한두달 전에 무료 경품 사이트 같은곳에 가입하시면서 밑에 자세한 설명을 확인 안하신것 같습니다. 한두달 전 일이라 기억을 못하시는것 같네요. 그런데 그런 문구들이 너무 작은 글씨로 써있어서 저 조차도 확인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한데, 아버지 같이 연세드신 분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아버지는 문자 같은건 보내지도 않고 받지도 않으시는 분이라, 문자오면 으례 스팸문자겠거니~ 하고 확인을 안하시거든요. 제가 자주 확인해 드리는 수 밖에 없는것 같습니다. 결국에는 그쪽 웹하드 업체에서 결제된 상품에 대한 자동결제도 막았고, 이달 결제된 돈도 환불 받았지만, 왠지 다른게 하나 터질까봐 두렵네요.

뒤 늦게 어머니께서 오셔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머니 핸드폰을 열어서 문자를 확인해봤습니다. 다행히 저런 결제 문자는 없었지만, 왠 홍보 문자가 그리도 많은지~ 그래서 114에 전화걸어서 스팸문자 메시지 방지 서비스 가입하고(무료임!) 핸드폰에 문자오면 스팸문자 오면 자동으로 걸러는 설정 몇개 해드렸습니다.

혹시 부모님 핸드폰 확인해 보셨나요? 이번 주말 시간있을때 한번 열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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