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달 전 일이네요. 저녁에 밥을 먹고 치아사이에 낀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려고 치실로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밥먹고 치실을 사용안하면 개운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양치는 못하더라도 꼭 치실은 사용하여 이물질을 제거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런데 팅~ 하며 치실이 튕기더니 입안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드네요. '뭐야? 뭐가 빠졌나?' 하고 거울에 비친 제 치아를 살펴봤는데,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그런데 혓바닥 위족에 거뭇거뭇한 돌맹이 같이 검고 딱딱한 것이 맴도는 느낌이 들어 살표보니 치아가 썩은 조각이네요. 그래서 다시 유심히 살펴보니, 예전에 크라운(?)을 한 치아가 문제였습니다.

10여년전?쯤.. 송곳니 뒤쪽에 있는 치아가 깨지는 바람에 신경치료를 하고 치아색과 같은 사기로 씌우는 작업을 했습니다. 저는 그러면 안전하게 오래 사용할 줄 알았더니, 잇몸과 사기치아 사이로 이물질이 몇십년간 끼었었나 봅니다. 안쪽까지 쌔까맣게 썩어 있던 것입니다.

치과 임플란트 엑스레이

부러진 치아와, 엑스레이 사진


결국 치과를 찾아가서 치료를 받았는데요.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치아 뿌리까지 썩어 있었고, 뿌리와 닿는 부분의 잇몸은 염증까지 생겼네요. 이정도 됐다면 아파야 정상인데.. 하루이틀동안 이렇게 썩은것도 아니고 몇년을 야곰야곰 썩으면서도 통증은 하나도 없으니 그게 더 신기합니다.

의사선생님 말씀이 신경치료해서 신경을 다 죽여놨기 떄문에 아픈지도 몰랐을 겁니다. 라고 하시네요. 아무튼 뿌리쪽 잇몸에 염증까지 생긴터라 발치를 안하고는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후에는 물론 임플란트나 브릿지 같은 수술을 해야하고요. 바로 그자리에서 뽑기로 결정하고 마취에 들어갔습니다.


 첫번째 발치실패후 , 결국 치아를 조각내서 발치


신경치료한 치아는 발치가 잘되면 금방 뽑히는데 운나쁘면 두시간 넘게 뽑아야 한다며 겁을 주시길래, '제발 한번에 쏙~ 뽑히길!' 라고 속으로 내심 바랬습니다. 하지만 하늘도 제편은 아니었나봅니다. '어휴~ 이거 좀 걸리겠는데요?'라며 치아를 잡고 흔들흔들 하는데 아파 죽는 줄 알았습니다. 마취를 했는데 말이죠. 그래서 결국 마취를 한번 더했습니다.

'아마도 뿌리쪽 염증이 치아와 잇몸사이에 접착제 역할을 하는것 같네요~ 이건 그냥 뽑으면 엄청 아프니까, 깨서 뽑읍시다. 시간이 조금 걸리니까 편하게 계세요~' 라며 다음 작업순서를 하나하나 설명해 주시더라구요. 아마 한시간 정도 걸린것 같습니다. 드릴 돌아가는 소리가 자장가로 들릴때 쯤, 거의 끝났다는 말을 들었으니.. 이렇게 치과에 오래 누워있던 적이 없던것 같습니다.

소독하고 솜을 꽉 끼워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보니 옆에는 한시간동안 의사선생님께서 작업하신 결과물이 고스란히 놓여 있더라구요. 군데 군데 까맣게 썩어버린 치아가 원형은 온데간데 없이 조각조각 나 있었습니다. 그 옆에는 제 치아와 잇몸사이에 접착제 처럼 찰싹 달라 붙어 있던 염증 한덩어리까지도..


 이번 치과치료하면서 , 새롭게 얻은 두가지 사실


조각내서 뽑은 치아

30여년 넘게 동고동락 해온 나의 분신과도 같은 치아

이번 치과 치료하면서 새로 안 사실은, 하나는 씌운 치아도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고, 신경치료한 치아는 발치할때 힘들다는 사실입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크라운(?)이라고 하던데요. 치아를 송곳처럼 뾰족하게 만들고 치아모양의 사기나 금으로 씌우는 작업으로 보통 어금니쪽에 많이 하는 작업입니다.

씌우면 안전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네요. 지금 어금니 하나도 금으로 씌운것이 있는데, 이것도 썩어 들어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잇몸과 치아모형 사이의 틈새로 음식물이 끼는 것은 일반 칫솔질로도 제거하기 힘든데 말이죠.

몇십년 동안 같이 해온 제 치아가 저렇게 산산조각 나 있는 모습을 보니 징그럽다는 느낌보다는 뭐랄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 듭니다. 거뭇거뭇한게 정말 많이도 썩어 있군요. 신경치료없이 저정도까지 썩었더라면 아마 아파서 몇번은 기절했을듯;;;

아무튼 두달후면 임플란트를 심게됩니다. 다행히 현재 진행중인 어머니의 임플란트 갯수에 포함시켜서,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벌써 수술일정을 시작하셨는데요. 임플란트 수술 어떠냐고 여쭤보니, 마취해서 아프지는 않은데, 한시간넘게 입을 벌리고 있어야 하는게 더 힘들다고 하시네요. 두달후의 임플란트 수술이 은근히 기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