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엄태웅의 연기는 가히 일품이었다. 저번주 비담과 유산의 석연치 않은 비재 결승전에서 비담의 꼼수?를 눈치챈 칠숙은 비재를 중단하였고, 국선문노도 그에 동의함으로서 풍월주를 가리는 비재는 무효가 되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노력한 유신랑에게 불이익은 없어야 한다는 덕만의 의견에 따라 유신랑에게는 또한번의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 바로 칠숙과 한판 떠라;;? 유신랑은 지금까지 결승전에 올라오면서 이미 체력인 고갈된 상태라 재결승이라는 점만으로도 매우 부담스러운 상태였다. 하지만 미실측인 칠숙은 이점을 이용하여 무술의 고수라 불리는 칠숙의 공격을 10회나 막아내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조건을 걸고 나왔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일단 비담은 비재에서 승부조작혐의로 탈락했고, 유신랑만이 풍월주가 되기 위한 마지막 기회를 얻게 된것이다. 당연히 유신랑과 칠숙의 결투의 승패는 불보듯 뻔한 상태.. 예상대로 유산랑은 칠숙의 무차별한 공격에 빨래줄에 걸린 빨래가 바람에 떨어지듯이 픽픽~쓰러진다.


체력이 고갈된 김유신을 연기하는 엄태웅의 디테일한 묘사


그 장면중 눈에 띄는 것이 있으니 바로 엄태웅의 손가락 연기.. 유신랑은 현재 칠숙의 공격에 체력게이지가 눈꼽만큼 남은 상황이다. GG를 치라는 덕만공주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유신랑은 계속 일어난다.

쓰러진 엄태웅, 목검을 찾기 위해 팔을 뻗는 장면


이 유신랑과 칠숙의 결투에 몰두할 수 밖에 없었던 만든 이유는 바로 쓰러진 유신랑이 목검을 잡기 위해 땅을 더듬으면서 목검을 찾는 장면에서 였다. 쓰러진 유신은 시선은 하늘로 향한채 더듬더듬 목검을 찾는다. 죽도록 맞고 체력이 아닌 정신력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에서 몸이 제대로 말을 들을리가 없다. 엄태웅은 김유신의 이런 손가락 하나에도 절대 소홀히 하지 않았다. 체력이 모두 고갈된 유신랑의 캐릭터를 100% 소화해 내기 위한 엄태웅의 손가락근육이 꼬이는 디테일한 묘사를 본 나는 실제로 TV안으로 들어가 직접 구경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엄태웅의 디테일한 묘사가 눈에 띈다.

엄태웅은 역사속 굵직한 인물인 김유신 역을 연기하면서도, 알천역의 이승효가 훈남캐릭으로 급부상하면서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알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채 식기도 전에, 김남길(비담)이란 캐릭터의 등장은 김유신캐릭은을 메인급이 아닌 조연급으로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엄태웅은 그 누구보다도 배태랑 연기자다. 그간 이목을 받지 못한 관심을 이번 비재장면을 통해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현재, 엄태웅의 연기가 기를 펴기도 전에 비담의 뒤를 이은 관심은 유승호(김춘추역)에게 쏠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유승호는 잠깐씩 맛뵈기로 얼굴만 보일뿐, 다음주에나 명확한 캐릭터가 나올것 같다. 이 틈에 엄태웅이 풍월주가 되어 유신캐릭터를 다시 살리는 드라마의 흐름은 정말 빈틈없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엄태웅은 드디어 풍월주가 되었고, 미실의 아들인 보종까지 혈육보다는 화랑의 정신을 강조하면서 유신랑을 응원하였다. 비담 역시, 어머니인 미실을 보는 눈빛이 예전같지 날카롭지 않고 많이 흔들리고 있다. 그리고 새로 등장한 김춘추 조차도 덕만에 대한 싸늘한 미소만 날릴뿐, 덕만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갈등과 대립구도가 한결 복잡해 지는 선덕여왕, 연장방송까지 합하면 이제 갓 반의 방송분량을 넘었다. 연장방송이면 흐름이 늘어져서 지루할 법도 한데, 선덕여왕이 종영되는 날까지도 그 긴장감은 늦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팽팽해진 선덕여왕의 긴장감은 아래 서비스 그림을 보고 늦추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