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취생들의 교체시즌인지라, 저녁에도 우당탕탕 짐정리 하며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소리로 정신이 없습니다. 아시다 시피 제 방이 옥탑방이라 1층에서 나는 나비날개짓 소리는 4층 제방 입구쪽에선 태풍이 휘몰아 치는 소리로 들리거든요. (거짓말 좀 보태서;;) 그 만큼 계단을 타고 올라오는 소리가 증폭되어 들리기 때문에, 우퍼를 틀어놓은 듯한 소리가 나곤 합니다.

 

며칠전, 월세드리러 주인아주머니댁에 들렀다가, 아래층 빈방 청소한다는 소리를 듣고 냉큼 달려가서 월세를 드리고 왔습니다.

 

그런데, 문앞에 놓은 쓰레기 더미를 보니, 그 방에 살던 자취생이 센스가 없는건지, 몰라서 그런건지, 방을 제대로 치우지도 않고, 필요한 것만 가져갔더라구요. 혼자 낑낑대면서 방청소를 하시는 아주머니를 보니, 살짝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뭐좀 도와드릴꺼 없냐고 여쭤보니, 다 했다며.. 그냥 올라가라고 완강히 거부? 하시는 틈에 손만 머쓱해졌습니다.

 

그러는데 돌아서는 저를 부르시더니, 이런거 필요없냐며 필요하면 가져가라고 하시네요.

 

행거 -_-; 저번달인가? 저 이거 돈주고 샀거든요. 거금 만원 넘는돈 들여서 -_-; 한달만 더 참아볼껄~ 하고 후회가 되네요.; 요게 제것보다 더 튼튼해 보이는것 같기도 하고.; 옷걸이용 행거야 말로, 자취생에게 꼭 필요한 물건인데, 안가져 가다니.. 정말 아깝네요. 분명 다른곳에서 자취를 하더라도, 행거 없으면 불편할 텐데 말이죠.

 

아쉽게도 행거 두개놓고 평행봉으로 쓸만큼 제 방이 그리 크지 않아서.. 못들고 왔습니다.;

 

 

요건 주시길래 냉큼 받아왔습니다. 기스? 하나 없는 자취생에겐 고급 사기 그릇입니다. 요리는 잘 안해먹지만, 가끔 뭐 시켜서 덜어먹거나 , 남는거 보관할때 쓸만한 그릇이 없었거든요. 두루마리 휴지 4롤이랑 기타 잡다한것도 추가! 진짜 사소한 물건들인데, 자취하다보니 요런게 공짜로 생긴다면 손부터 내밀게 되네요;

 

그런데 요 빈방에 들어올땐 몰랐는데, 나갈때 현관쪽을 보니, 뭔 쓰레기가 이렇게도 많은지, 제가 보기 민망할 정도네요. 원래 자취하다가 이사갈때는 저런 쓰레기는 치우고 나가야 예의가 아닌가 생각해요. 제목은 아래층 자취생이 이사갈때 버리고간 물건들 이라고 적었지만, 요건 물건이라고 하기보단 완전 쓰레기 입니다. -_-;

 

 

옆에 쓰레기통을 보니 더 가관; -_- 이 학생도 자취중에 요리를 잘 해먹지 않는 스타일인가 봅니다. 각종 컵라면이 종류별로 차곡차곡 쌓여 있네요; 냄새도 어찌나 심하던지, 겨울이었기에 망정이지 여름이었으면 파리가 들끌었을 겁니다.;

 

 

"이 학생은 쓰레기도 안치우고 갔나봐요? 허허;"

"그러게 말이다~ ..냅둬 뭐~ 종량제 봉투 하나 쓰면 되는데.. 내가 치워야지~"

 

하며 화장실 청소를 열심히 하시는 아주머니..; 이사철만 되면, 방하나 붙잡고 하루종일 청소를 해둬야 한다고 하니, 원룸주인도 말처럼 쉬운게 아닌듯 -_-;

 

아래층 학생이 이사간 후 방상태를 보아하니, 민망할 수준이었습니다. 이사갈때는 A급 상태는 아니더라도 쓰레기 더미들은 치우고 나가야 하는게 예의아닐까요~? 종량제봉투를 가득채울만큼의 쓰레기를 남기고 간건, 제 생각으론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걸요;? (제가 너무 순진하게 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어차피 이사가면 안볼 사람인데?)

 

주인아주머니께 들어보니, 이사갈때 제일 많이 버리고(놔두고?) 가는 것들은

 

  • 1. 책상 (다음 이사오는 사람이 안쓰면 처치곤란! 돈주고 버려야 할 판)
  • 2. 세면도구 (샴푸, 치약)
  • 3. 행거 (의외로 많음)
  • 4. 주방용기 (탄냄비 다수, 컵, 그릇 등)
  • 5. 양념통

 

등등 별걸 다 놓고 간다고 합니다. 다른것은 대부분 재활용이 가능한지라, 주인집에서 쓰거나, 새로 이사오는 자취생들에게 넘겨주기도 하는데.. 쓰레기들은 재활용하기도 뭐하고, 남주기도 뭐 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