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생활을 한지도 어느새 10개월이 훌쩍 넘어간다. 꿈만 갖고 시작한 자취생활은 생각만큼 녹녹치 않았다. 뭐든 내 손으로 해야하니.. 이것저것 신경쓸게 한두개가 아니다. 공과금 납부, 통장정리, 음식에 빨래까지.. '자유'를 선택한 댓가 치고는 가혹하다고나 할까?

혹자는 자취생활이 힘들어서 1년만에 집으로 다시 들어갔다고 하니.. 자취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면, 다른대안을 택해 보는것도 좋을것이다. 아니 좀더 신중하게 선택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자취생활을 하다보니 제일 신경쓰이는게 바로 먹는것이다. 물론 집에는 밥솥도 있고, 기본반찬들은 항상있지만, 매일 먹어 치운다는게 그리 쉽지 많은 않다. 아침에는 컴퓨터 키고 블로그좀 돌아보다가 출근하기에 바쁘고, 저녁은 약속이 잡히기에 바쁘니.. 집에서 밥을 해 먹어본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그래서 아예 밥솥은 싱크대 안쪽에 넣어두었다.

그런데 요즘은 자취방의 시계가 7시를 넘을때면 뭘 시켜먹느냐, 고민에 빠지고, 밤 10시가 넘으면 또 뭘 시켜 먹을까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세시간만에 소화를 시켜내는 난 대인국;;?)

자취생 배달음식


1. 밀가루 음식의 대표주자 : 라면

라면은 자취하기 전에도 일주일에 서너번은 먹던 음식이다. 싸고 간편하기로는 라면만한것도 없다. 하지만 요즘 라면값은 오르는 반면, 중량은 많이 줄어든듯 하다. 양이 적어 그런지.. 라면만으로는 배가 차지 않는다. 그래서 꼭 라면을 먹고나서는 밥을 말아 먹고는 한다.

라면은 대표적으로 짠 음식이다.(내가 먹어본 중 제일 짠 라면은? 도시락이었다.) 나트륨의 비율이 권장섭취량에 비해 100%가 넘었던 걸로 기억;; 게다가 라면에다가 밥을 말아 먹는것은 탄수화물로만 배를 채우는 것이기 때문에.. 영양소 불균형이 쉽게 일어난다.


2. 밀가루 음식의 다음 주자 : 짜장면

자취생 자장면
(짜장면인지 자장면인지.. 아무튼 부르기 쉬운 짜장면으로~) 중국음식은 그야 말로 자취생에게는 단비같은 존재다. 달랑 그릇하나에 담겨 배달오는것이 심플 그 자체! 자장면 -> 간짜장 -> 짬뽕 -> 볶음밥 -> 세트메뉴 -> 자장면으로 무한반복되는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한 중국음식...

하지만 자장면의 주 재료은 면은 밀가루 음식이기 때문에.. 배는 채울지언정.. 별다른 영양소가 없다. 4일 연속으로 자장면, 짬뽕을 번갈아 가면서 먹은적이 있는데;; 마지막 날 시킨 자장면은 쳐다 보기도 싫더라; 아예 이럴때면 볶음밥이 나을지도.. 하지만 볶음밥도 한두번이지;; 계속먹으면 느끼함에 저절로 쉰김치를 찾게 된다.


3. 싸다고 산 페트병 맥주

밤에는 왜그럴까.. 맥주가 땡기는 귀신이라도 붙기라도 한것일까? 야식보다 더 무서운게 바로 맥주인것 같다. 그런데 처음에는 한캔으로 시작한게.. 뭔가 모자른감이 있어서 한캔을 더 땄다. 그런데 또 모자른 감에.. 한캔을 더 땄다. 결국 세캔을 순식간에 해치우게 된것이다. 날이 갈수록 점점 늘어나는 맥주량..  1.0리터짜리 페트병까지 오더니.. 결국엔 1.6리터 짜리 페트병 맥주를 사게 되었더라는;;

처음엔 냉장고 안에는 캔맥주 뿐이었는데.. 어느새 냉장고에는 큐팩맥주가 자리잡고 있었다. 캔맥주 보다 1.6리터 큐팩 맥주가 싸기 때문에 사다 놓은 것인데.. 이게 완전 애물단지가 될 줄은 몰랐다. 1..6리터짜리 맥주의 가격은 싸긴 하지만, 혼자 먹기엔 버찬 양이다. 다 못먹고 버리는 경우에는, 캔맥주만도 못할 때도 있다. 한컵씩 따먹어야지~ 라고 샀건만,, 뚜껑을 따 놓고 가만히 두기만 해도 김이 빠진 듯한 이 느낌.. 아예 한번에 해치울 요량이 아니라면, 큐팩맥주는 멀리하는게 좋다.

개인적인 사소한 이야기 이지만, 이제는 밥을 집에서 해먹으려고 한다. 밑반찬은 있으니 밥만 있으면 해 먹는 자취생의 한끼.. 슬슬 실천에 옮길때도 된것 같다. 한끼를 매번 돈주고 사먹는다는것은 자취생에게는 낭비와도 같다고 생각한다. 한끼 4000원 x 30일 = 120,000원... 석달이면 한달 월세값을 내고도 남는 돈이다.

자취 10개월만에 깨닫게 된 사실은, 배달음식은 한때라는 것! 자취하면 주부가 된다고 했던가? 마트에서 제품 두개를 손에 들고 가격비교하는 내 모습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