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친구들과 조촐한 술자리겸 저녁을 하고자, 삼겹살 집을 찾았다. 일주일의 스트레스와 피로를 푸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 월급쟁이들에겐 금,토요일 밤에 즐기는 소주한잔의 여유만큼 가격대비 효율이 좋은것도 없는것 같다.

 

술은 자고로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 먹어야 제맛이라는 친구들의 의견에 따라, 근처 인기짱먹은 곳을 찾아갔다. 아니나 다를까,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가게안은 숯불열기로 후끈 달아 올라 있었다. 딱 한자리 남은 곳을 찾아서 친구들 6명에서 테이블에 옹기종이 붙어 앉아서 서로의 체온을 느껴면서? 소주한잔을 기울였다.

 

 

삼겹살이 어느정도 익을 무렵... 옆옆 테이블에서 5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아저씨들 두분이 꽤 씨끄럽게대화를 하신다. 처음 들어왔을때 보다 목소리 볼륨은 2도 높아진듯하다.;

 

그런데 유독 귀에 거슬리는 말투가 있었으니.. "야~"  라는 단어였다.

 

이건 그 분의 친구들에게 건네는 단어가 아니고, 삼겹살 집에서 알바하고 있는 종업원들에게 건네는 단어였다.

 

"야, 여기 소주하나 가져와"

"야, 물 한통 가져와"

 

라는 식으로 계속 주문을 하고 있었다. 손님으로 앉아 있는 우리도 그 소리가 매우 역겹게 들리기 시작했지만.. "아는 사이 일꺼야~" 라고 단정(?)을 짓고 애써 모른척하며, 주말에 주어진 우리들만의 시간을 최대한 누리려고 노력했다.

 

정말 아는 사람이었을까? 종업원은 단순히 알바생으로 보였는데.. 삼겹살집 주인이랑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였을까? 나중에 계산하고 나가는걸 유심히 지켜보니... 가게 주인과도 안면이 없는 단순히 손님이었음이 확신이 갔다.

 

우리나라는 예의바른 백의 민족이기 때문에.. 나이 어리면, 무조건 어른을 공경해야 하고, 나이 많으면 나이 대접을 받아야 할까? 예전에도 친구네 음식점에서 투잡을 할때 언급한 글도 있지만, 진상손님중에서 반말로 주문하고, 알바생을 종부리듯이 다루는 손님들은 진상중 제일 진상손님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알바생을 불편하게 하는 최고의 진상이 바로 "야~"로 시작해서 "와라~" 끝나는 손님이 아닐까 한다.

 

물론 이런 손님들은 간혹가다 등장하는 레어급(?) 손님들이기 때문에.. 그다지 딴지를 걸고 넘어가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런 레어급 손님의 등장은 온라인게임에서 마지막판 보스가 등장할때 만큼이나 불편한감은 지울수가 없다.

 

내가 밥먹으러 와주니, 고맙지?! @GTA

 

레어급 진상 손님 입장에서는 "너네 가게 와서 먹어주는걸 고맙게 생각해" 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그 반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가게 주인 입장에서는 "당신에게 음식을 팔아주는걸 고맙게 생각해" 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를까.?

 

물론 후자쪽 마인드를 티를 내는 음식점은 없지만, 그런 마인드를 가질만큼 음식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곳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런 음식점들은 가끔 등장하는 위의 레어급 진상손님에게 아쉬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얘기다.

 

음식점에서 종업원을 하인부리듯 반말로 불러재끼는 손님들은, 자기들 자식들이 다른곳에서 그런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어떨까~? 이건 단순히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서비스를 제공받는 자와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자의 동등한 입장에서 생각해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