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중순부터 선덕여왕, 후반부에는 아이리스같은 굵고 묵직한 드라마가 한꺼번에 끝나버리는 바람에.. 드라마 공황(?)에 빠진 1월이었습니다. 드라마라는게 방송사마다 다른방송사와 맞물리는 타이밍에 방영을 시작하고, 끝나는게 보통인데.. 올 1월에는 제중원, 공부의신, 파스타라는 드라마가 한꺼번에 시작하는 바람에.. 뭘 봐야 할지 참 고민하게 만들더군요.

 

 

그러던 중.. 주말을 이용해서 재방송을 잠깐씩 봤는데.. 유독 시선을 끈 드라마가 바로 파스타였습니다. 뭐 다른 드라마역시 쟁쟁한 스토리와 배우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2009년 말에 대작 드라마라 불리는 선덕여왕과 아이리스에서 좀 타이트한 느낌을 많이 그런지.. 부담없는 이런 드라마가 쉽게 다가오더라구요.  

 

공효진(서유경 역) 캐릭터나, 이선균(최현우 역) 캐릭터들의 성격이 꽤 뚜렷한 편이죠. 어리버리한것 같지만, 눈치 안보고 할말 다~ 하는 서유경 캐릭터나, 빈틈없을것 같은 똥고집이지만 10번찍기도 전에 넘어와 버리는 최현우 캐릭터가 파스타의 재미를 더해주는것 같습니다.

 

 

서유경, 불리한 상황에서도 하고 싶은말은 다~ 하고 본다.

 

최현우(이선균)이 '라스페라'에 쉐프로 들어오고나서는 여자 주방장들이 죄다 짤렸잖아요. 사실 저 같아도 그런 상황에서는 뒤도 안돌아보고 다 팽개쳐버리고 나올것 같습니다. 쉐프라는게 얼굴 비치자마자 트집잡으며 대놓고 여자들만 짜르려는 분위기였고, 한국스타일보나 외쿡스타일을 더 선호하는건 정말 제가 봐도 비호감입니다. 한마디로 못봐주겠더군요.

 

서유경과 최현우의 첫 만남부터 삐걱거리긴 하는데.. 서유경, 이 캐릭터가 웃긴건..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에서도 꼬치꼬치 말꼬리 잡는듯 하지만, 할말은 다~ 한다는 사실이죠. 틀린말 없이 맞는말로 요목조목 따지니.. 요런 상황들이 주는 재미가 서유경의 캐릭터를 보여주는것 같아 실소를 금치 못하겠네요.

 

공효진이 아니었다면 누가 이런 역할을 했을까 의구심을 가질 정도로, 공효진과 서유경의 싱크로율은 90% 이상 되는것 같습니다. 서유경 캐릭터는 사람을 자기 편으로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미 지난회의 눈물신에선 많은 시청자들이 서유경 캐릭터에 푹 빠진듯 하네요.

 

어찌보면 '내이름은 김삼순' 드라마와 설정이며 컨셉들이 비슷비슷한것 같지만, 서유경 캐릭터는 삼순이 보다 많이 소심하고, 최현우역은 현빈보다 더 까칠해 보이네요.

 

 

최현우, 10번찍어도 안넘어 올것 같은 뚝심같지만, 10번 찍기전에 넘어오더라.

 

최현우가 이태리에서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라스페라'에서는 무시하지 못할 쉐프라는 주방의 권력자라는 점입니다. 일단 아직까진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지.. 진짜 성격이 그런건지 몰라도.. 바늘로 찔러도 피한방울 안나올것 같은 그런 성격이죠. 한여름의 모시옷보다도 더 까칠까칠~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반말은 기본에, 1옥타브에서 머물던 목소리는 갑자기 3옥타브(?)까지 올라가는 괴성을 지르기도 하네요; (정말 괴성좀 그만 질렀으면.. 도레도레도레 목소리였다가 갑지기 3옥타브(?)로 건너뛰는 목소리는 듣기 거북;;)

 

100년만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진정한 똥꼬집 캐릭터~ 하지만.. 서유경의 묘한 말투에 세뇌를 당해서 그런지.. 10번 찍기도 전에 바로 넘어오는 상황들이 재미있네요. 자신은 "안돼!"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옆에서 자꾸 "돼,돼,돼~" 라고 세뇌를 시키니.. 자기도 모르게 안돼가 "돼~"로 바뀌는 상황들이 실소(?)를 주는 포인트인것 같습니다. 

 

드라마속 강한남자의 특징은 외강내유형이라는 점이죠. 과거 사랑의 실패를 뼈저리게 경험했거나, 약점이 있었기에 그걸 감추려고 더 센척하는게 다반사입니다. 뭐.. 찬란한 유산의 이승기(선우환)도 그랬었고, 내이름은 김삼순의 현진헌(현빈) 캐릭터 등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이라 할 수 있겠네요.

 

과거의 연인이었던 이하늬(오세영 역)과는 어떤 사랑의 실패를 겪었길래.. 죽고 못사는 사이가 되었는지는 앞으로 차차 밝혀질 테지만, 일단 겉으론 센척하지만, 앞으로 슬슬 약점을 보일테죠. 여기도 놓칠 수 없는 재미 포인트~

 

 

다음에서 알리오올리오를 [검색]해보니.. 레시피가 정말 간단하네요. 소스도 없어서 라면보다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라고 하는데..;; (도전해볼까?ㅋ)

 

요목조목 따지며 꼬치꼬치 따지는 서유경과.. 똥꼬집이지만.. 서유경에게 세뇌(?)를 당해서 "안돼"에서  "돼"로 넘어오는 최현우 캐릭터는, 알리오올리오처럼.. 드라마속의 화려한 토핑은 없지만, 잔잔한 재미를 전해주는 '파스타'만의 매력이 아닌가해요.

 

사극열풍, 첩보열풍, 막장열풍에 지치셨다면 이쯤에서 한타임 쉬어주는 차원에서 부담없이 볼 수 있는 '파스타'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파스타 드라마의 레시피가 알리오올리오처럼 너무 단순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 단순함 속에서 어떤 재미로 맛을 낼지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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