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자취방 근처에는 마땅히 물건을 살만한 곳이 없다. 10분거리의 구멍가게 만한 개인슈퍼, 20분 거리에 있는 그스마트 한게, 30분 거리에 있는 둘마트 뿐이다.

자취를 처음 시작하고 나서는 일주일에 한번은 꼭 대형마트에 들러서 물건을 사곤 했다. 대형마트야 말로 없는게 없는 천국이었다. 먹을꺼, 입을꺼, 각종 전자제품, 게다가 통로 중간중간에 포진되어 있는 1+1, 1+2 행사용 상품들까지~ 게다가 집근처에 있는 개인슈퍼보다 가격도 저렴하니.. 일부러라도 꼭 대형마트에 들러 물건을 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형마트에 다녀오고 나서는 출혈이 더 커진 느낌이다. 난 샴푸하나 사러 갔는데.. 린스까지 사오게 되고, 우유랑 군것질거리 사러 갔다 왔는데.. 두 손에는 다른 먹을거리가 가득~인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예를 들어, 집근처 슈퍼에서 맥주는 500ml 한캔 기준으로 2450원이다. 하지만 마트에선 1750원 정도 했나? 엄청 싸다. 그런데 정작 마트에 다녀오게 되면 두 손에는 봉지가 한가득이니.. 어찌보면 집근처 마트에서 샀다면 더 싸게 먹힐 수도 있는 노릇이다. 그 이유는 바로 대형마트에 가면 충동구매를 한다는 점 때문이었다. 실제 구매하려는 물건보다 딴걸 더 많이 사온다는 사실이다.

"1+1 오늘이 마지막!~"
"3만원결제시 무이자 3개월! 포인트 두배적립!"


등등... 마트에는 유혹하는 손길이 너무 많다. 그래서 요즘엔 왠만해선 대형마트쪽으로 발을 돌리지 않는다. 정작 필요없는 물건들을 너무 많이 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마트에 갈때는 아래 방법을 쓰고 있으니..


1. 필요한 물품을 핸드폰에 메모 해 둔다.



예전에 옥션에서 마트를 겨냥한 광고를 내보낸 적이 있다. "마트보다 옥션"이란 문구아래, 저렴한 가격에 배송비까지 무료로 때리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그 이후엔 왠만한 물건들은 인터넷 쇼핑을 이용하고 있는데.. 가끔 미심적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 이건 마트보다 좀 비싼거 같은데?"

내가 사려던 물건이 당장 필요한게 아니면 적어 두었다가 나중에 마트에 가서 직접 가격비교를 하고 산다. 몇천원에서 몇백원 차이이지만, 가슴으로 느끼는 희열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ㅋ

그래서 핸드폰 메모기능을 이용하여 필요한 물품목록을 적어두고, 마트에 가서 비교해 보곤 한다.


2. 마트에서 동선을 최대한 짧게 한다.



아마 집근처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분이라면 대형마트내의 구조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식료품은 어디어 있고, 그 옆에는 베이커리가 있고~ 등등..

마트 가기 전에는 꼭 그 위치를 미리 파악하고 가자. 통로에 있는 각종 행사상품에 혹~ 하는 순간 지출은 배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점.

마트내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줄어들면 그만큼 지출도 준다.


3. 될 수 있으면 지갑은 두고, 현금만 가져가자.


사람이 통이 크다보면 이것저것 사는데도 별 부담을 못느끼기 마련이다. 가끔.. 어머니도 대형마트를 이용하시는데. 시금치 한단사러 가서 2만원어치 물건을 사온 어머니를 보면.. 참..~

그래서 요즘엔 어머니는 대형마트를 이용할땐 달랑 만원 한장만 들고 나가신다. 아예 충동구매 할 뿌리를 잘라 버리는 것이다.

"혹시 필요할지 모르니, 카드는 가지고 가볼까?" 라고 생각하지 말고, 아예 카드는 놓고 다니는 편이 마트를 다녀와서 후회를 덜하게 되는 현명한 선택이다.


4. 마트로 산책가지 말자.


한때는 저녁먹고 슬슬~ 걸어서 마트로 산책을 갔다. 어두컴컴한 길을 걷는것 보다는 볼거리가 풍부한(?) 마트 쪽이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행사상품을 그냥 지나치기는 너무 고통스러웠다.

"치약을 5개 사면 5개를 공짜로 주고 있어! 저건 꼭 사야해!"

그런데 치약이 5+5면 나에겐 6개월은 넉넉히 쓸양이고, 이미 달려라꼴찌님께서 보내주신 치약도 10개나 있는 상태였다. 그리하여 집안에 치약은 총 22통이 되었다. 두면 쓰겠지만, 당장은 필요없는 물건을 산 셈이니 초과지출을 한 셈이다. 행여나 마트 가는 목적이 '산책' 이라면 지갑은 가져가지 말자.


5. 마트의 무료배송 서비스를 활용하자.



항상 어머니는 차를 끌고 마트를 가신다. 마트에서 제공하고 있는 넓은 주차장을 이용하지 않으면 손해라도 보는 생각이 드는 사람처럼.. 오늘 살 물건이 많아서 차에 싣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마트갈때는 전쟁나가는 병사처럼 단단히 준비를 하고 가시는데.. 이는 마트의 무료배송시스템을 이용하면 해결 할 수 있다.

마트의 서비스중 맘에 드는 서비스는 '무료로 종이백 제공해주는 서비스'와 바로 '무료배송 서비스'다. 대형마트 고객센터에서는 3만원 (혹은 5만원)이상 구매시 집까지 구매물품들을 무료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살거 많다고 일부러 차를 가지고 갈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살게 많다고 차를 가져가지만, 차를 가져왔으니 더 사게되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

덧+) 이마트나 롯데마트에서는 무료배송 안해주나 보군요. 제가 가는 곳은 GS마트입니다. 아직까지는 종이백도 무료로 주고 있고, 3만원인가 5만원이상사면 무료배송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