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한주걸러 한주꼴로 결혼식이 있으니.. 나가는 돈도 만만치 않다. 아깝지는 않지만, 아쉽다는 정도 -_- ? 월급을 받으면 일부러 그달의 경조사의 횟수를 계산해서 일부의 돈을 다른 통장에 넣어두고 있다. 몇달전에 일부러 이런 통장을 만든 것이다. 예상치 못한 금액의 지출에 대비하자는 목적도 있지만, 내가 1년에 경조사로만 나가는 돈이 얼마나 될까? 계산하보기 위한 목적도 잇다.

지난 주말, 나는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었다. 양복이 두벌 있었는데, 살이쪘는지 하나는 좀 타이트 했고, 하나는 딱히 손이 안가는 스타일 이기에.. 이번기회에 양복을 하나 장만했다. 양복한벌에 기본 20~30만원은 깨지기 때문에 이번에 양복구입하느라 드는 비용은 이달의 큰 타격이 되었지만, 격주로 있는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하나쯤은 사두는 편이 나을거란 생각에서 구입하게 된것이다.

역시 옷이 날개라고 했던가? 왠지 간지나는 내 외모(?). *.*!.. 샤방하게 입고 결혼식장에 도착하니.. 벌써 친구들 몇명이 와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도 있는지라, 결혼식 참석보다는 친구들 만나는 재미가 더 있었던 결혼식이었다고나 할까?


친구들과 이런저런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축의금 이야기가 나왔다.

"우린 축의금 걷어서 주지 뭐~"
"그래~ 그게 낫겠지~?"
"돈 모아봐~ 얼마씩 할꺼야?"
"10만원씩 해야하지 않겠니?"
"그지? 10만원은 해야겠지?"

난 아무말도 안하고 그냥 서 있었다. 10만원이라.. 돈만 있으면 100만원이든 1000만원이든 얼마든 못내겠는가;; 하지만 이달에는 예상치 못한 지출로 인해 이미 재정은 빵꾸난 상황;; 그래서 축의금을 5만원 밖에 준비 안했는데.... 이거 5만원 축의금 내고도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다.

6명의 친구들은 10만원씩 돈을 걷어서 이미 돈 봉투가 두둑해 졌는데.. 난 5만원만 내자니.. 왠지 결혼하는 친구보다 예식에 참여한 다른 친구들의 눈치가 더 보였다. 그래서 현금인출기에서 5만원을 더 찾았다. 있던 돈에 5만원을 보태서 총 10만원을 축의금으로 냈긴 냈는데 허리가 휘청하네요.


친한친구는 10만원, 그냥 친구는 5만원, 아는 사람은 3만원이라고 하는데, 친구들의 우선순위를 정하는데에도 숫자놀이를 해야 할까? 인간관계를 점수로 환산하는 작업은 정말 혹독한 시련이다. 없으면 죽고 못사는 친구는 10만원을 주고, 모임에만 나와서 간간이 얼굴을 비치는 친구는 5만원만 준다고 치자. 그 사이에 어중간한 위치에 있는 친구의 랭킹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 걸까?

가끔은 친구들끼리 돈을 모아서 주는것보다, 개인부주를 하는게 더 나을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적어도 다수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다음달에 있을 결혼식에 대비해서.. 이달부터는 긴축재정에 들어가야 겠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