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몇달전에 일어난 이야기를 재구성한 이야기로서, 리얼스토리입니다. 등장하는 인물을 비방할 의도는 없으며, 남녀 자취생들에게 교훈?을 남기고자 적습니다.

[옥탑방/일상/옥탑방 이야기] - 옥탑방에서 보이는 건너편 원룸의 그녀- 1부

1부를 안보신 분들을 위해 요약하자면, 옥탑방에서 건너편 건물 3층의 처자가 샤워하고 나온 모습을 보고 깜놀했다는 내용.. (그 긴글을 단 한줄로 정리해 버리는;;)

그 광경을 목격한 남자라면 대부분 "이건 하늘이 내게 주신 선물인가? 이 옥탑방이 이런 곳이었나? 땡큐!" 라는 환호를 질렀을테고.. 계속 지켜봤을 것이다. 물론 나도 그랬다.;;

나는 수십초간 얼음이 되어 있었고.. 잠시후 그녀가 창문쪽으로 몸을 돌리자 마자 나는 자동으로 엎드려 쏴 자세 들어갔다.

"들켰나? 들켰으면 나 ㅂㅌ 되는건가? 어쩌지? 고의가 아니었다고 말할까?"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잠시후 고개를 빼꼼히 들어 보니 건너편 건물을 보니  그녀의 창문에는 커튼이 쳐 있었고.. 나는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 장면?이 계속 노출이 되었다면 나는 두가지 갈림길에 섰을 것이다.

"스나이퍼 모드 VS 낮은 포복 모드[각주:1]"


이걸 하늘이 주신 고마운 선물이라 생각할까? 아니면 정의에 불타올라 그녀의 커튼을 닫아 줄까? 아마도 그녀의 창문에 커튼이 쳐지지 않았다면 나는 계속 보고 있었을 것이다. 왜~? (...이미 당신은 답을 알고 있다.)

옥탑방에서의 짜릿한 첫경험(?)을 한 이후.. 나도 모르게 그쪽 창문을 보는 일이 잦아졌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한번에 끝난것이 아니라 가끔씩이지만 가뭄에 콩나듯 일어났다는 점이다.  아마도 그녀는 건너 건물 옥탑방에 사람이 산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듯 했다. 하긴.. 이 옥탑방은 올해 초에 지어진 거라 그동안 사람이 살 수 없던 곳이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그런데 가끔 "깜놀" 장면을 볼때면 괜히 찝찝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그냥 보기만 하는데 뭐~ 내가 몰래 침투해서 본건가? 그냥 보이길래 본것 뿐이잖아~ 그게 잘못이야? 그리고 나는 바로 낮은 포복자세로 들어갔다고~"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괜히 그녀가 얄밉기도 했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실수로 창문을 열어두었다지만, 누가 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엄청 불쾌했을 거다. 만약 그녀가 불같은 성격이라면 화가난 나머지 옥탑방으로 쪼르르~달려와 "어머 지금 어딜 보는 거에요~?! 이 ㅂㅌㅅㄲ 야!" 라며 싸다구를 날릴 지도 모른다.

"아~ 아~ 아파트 관리소 입니다. 저희 아파트에서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서로 모르는 남녀가 둘이 탔을때는 남자분은 뒤쪽에 서지 마시고, 엘리베이터 문앞에 코가 닿을 정도로 서있어 주시고요.~ 여성분은 뒤쪽에서 서 있어 주십시오. 그래야 서로 편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상 아파트 관리소장 홍길동이었습니다.~"

여자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종종있다는 홍길동님의 말씀;

여자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남자는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가해자가 될수 도 있다. 순간 내 목을 쥐고 흔들수 있는 칼자루는 그녀의 손에 쥐어져 있다는 가설에 도달했을 때쯤.. 오히려 내가 불쾌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결심을 했다.

그 여성분 원룸에 가서 "똑똑~ 저기 제 방에서 님의 화려한 외모(?)가 다 보이거든요. 저 이상한 사람아닌데 자꾸 이상한 사람이 되는 기분이 드네요. 혹시.. 지금 저한테 신호 주시는 거에요?" 라고 말할까? 아니면 경찰에 신고할까? "경찰서죠? 저기 이런이런 사정이 있는데.. 어쩌나요?" 라고 신고해버릴까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위 방법은 내가 시행에 옮긴 방법이 아니다.

나는 월세 낼때만 용케 나타나신다는 그 분을 찾아가서 찾아가서 자초지정을 설명했다.

"아주머니.. (계약서 다시써요! 이 동네는 너무 아름답네요! 라는 말을 꾹꾹 눌러담고..) 제 방에서요. 앞집 여자가 막 홀랑홀랑! 하는게 보여요.  이걸 어떻게 할까요?"

간단히 정리하면 주인댁 아주머니께 일른거다. -_-;  주인댁 아주머니도 여자니.. 건너편 원룸 3층 처자에게 말꺼내기가 쉬울거라 생각했었다. 그리고 옥탑방에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주인집에서 (주인집도 3층임)보니 홀랑 홀랑"~ 한게 다 보이더라. 라는 식으로 돌려서 말해주리라 믿었다.

"어이구 그러면 안돼지~ ㅎㅎ 알았어. 내가 그 원룸 처자한테 말해줄께. 아니지 그 원룸 집이랑 안면이 있으니 주인한테 말해주는게 빠르겠네~" 라며 나를 안심시켰다.

그렇다. 이제야 나는 홀가분한 기분이었다. 그동안 꽁꽁 숨겨온 나만의 비밀을 다른사람에게 이야기 함으로써 나는 더이상 이상한 사람(?)으로 비춰지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들었다고나 할까? 게다가 나는 이 문제를 덮어둘 요량이 아니라. 직접 해결하려는 시도를 했었기 때문에 오히려 당당했다.

과연 내 뜻이 그 처자의 귀에 들어갔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어서.. 그 다음날 그 처자의 방을 힐끗힐끗 보게 되었다. 다행히도 그 처자의 귀에 들어갔는지 두꺼운 커튼은 굳게 닫혀져 있었고, 밤에도 희미한 불빛만 새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며칠 후.... 그 처자의 방에는 더이상 불이 켜지지 않았다. 커튼은 닫혀 있어도 불빛은 새나오기 마련인데.. 아예 사람이 살지 않은것 처럼.. 캄캄했다.

'왜? 혹시 나때문에? 내가 봤다고? 나는 고의로 본게 아니라고!~"

아주머니께 들으니 갑자기 휴학을 해서 집으로 내려갔다고 한다. 그게 핑계인지 사실인지 확인할 길이 없지만..아무튼, 다행이었다. 더이상 이 문제에 대해서는 토를 달 껀덕지가 없기에.. 나는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한번 시선이 꽃힌 그 방 창문은 아직도 은근히 신경이 쓰이고는 한다.



이 글을 보는 자취생여러분들.. "내 방인데 아무도 안보겠지~" 생각하고 이브처럼 행동하는 처자가 있다면 주의하길 바란다. 시야의 4각에서는 누군가 지켜볼 수도 있다.

-끝-
  1. 스나이퍼 모드 VS 낮은 포복 모드 : 두 단어의 미묘하 차이..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