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녀석이 어느덧 고2가 되었네요. 수능이 한달 남짓 남은 시점에서 고3뿐아니라 고2인 조카녀석도 꽤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운도 복돋워 줄겸해서 저녁을 사주기로 했습니다. 자주 챙겨줘야 하는데.. 올해 초에 보고 처음 보네요~;

사실 오늘은 왠지 저녁을 혼자 먹고 싶지 않은 이유도 조~금 있었지요. 친구들과 저녁약속을 잡으면 술이 들어갈것이고, 그러면 돈도 깨지고 하니.. 이왕이면 조카에게 인심도 쓰고~ 돈도아끼고~ 일석 이조를 택한셈입니다.

저녁먹는 내내~ 얼마나 수다가 많은지..ㅋ 저는 그냥 조카의 일상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네요. 학교 선생님은 어쩌고 저쩌고, 독서실 뒤에 있는 여학생이 어쩌고 저쩌고~;; 뭔 그리도 할 얘기가 많은지.. 제가 말할 타이밍조차 안주더라구요.


조카의 독서실 이야기


그 중 제일 오래 이야기 한것은 독서실 뒤에 앉은 여학생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조카의 이야기로 꾸며볼까 합니다. 독사실 책상이 복도식으로 되어 있는데, 조카가 앉은 뒷자리 여학생이 심하게 부스럭거리는 모양입니다.

"독서실 걔~ 완전 짜증이야"
"엉? 왜?"
"공부하면서 계속 볼펜을 손으로 돌리는데, 자꾸 떨궈 -_-.. 잘 돌리지도 못하는게;"
"ㅋㅋ그러게~ 걘 왜자꾸 돌린다니?"
"몰라~ 톡~ 데구르르르르~ 톡~ 이소리를 하루에 몇번이나 듣는지 모르겠어~ 자리 바꿔달라 그래야지"
"ㅋㅋ"

조카의 표현이 꽤 귀여웠습니다. 톡~( 책상에 떨어지는 소리) 데구르르르~(책상위를 구르는 소리) 톡~(바닥으로 떨어지느 소리~)ㅋㅋ

"그래서 내가 얘기했지~ 애들이랑 같이 얘기했지~ 펜 떨구는 소리 신경쓰인다고~"
"그랬더니~?"
"책상에 수건깔고 돌리더라. -_-!"
"_-_! 소리안들리면 되지 뭐~"

사실 등잔밑이 어둡고, 중이 제머리 못깎고, 겨뭍은개 응가묻은개 탓한다고~ 분명 조카녀석도 조용하지 많은 않을겁니다. 이녀석이 좀 까부는 스타일이라;; 그런데 자기는 필기구를 다루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며 알려주는데..


   도대체 데굴데굴 구르는 펜에 무슨 짓(?)을 했나?


우선 뒤꽁무니 없는 펜에는 죄다 붙을 생각으로 아래와 같이 준비를 합니다. 펜, 스카치테이프, 칼or가위

스카치 테이프를 이와같이 잘라주세요. 저는 큼지막하게 잘랐습니다.

크게 자른걸 다시 3등분 했네요.

펜 뒤 꽁무니에 붙여 줄 겁니다.

그냥 빙 둘러 붙이는게 아니고, 가운데 부분이 튀어 나오도록 붙일 거라..

사진처럼 볼록하게 만든다음 손가락으로 양쪽을 살짝살짝 눌러주면 됩니다.

짜잔.. 이렇게 생겼어요. 이 역할은 펜이 책상위에서 구르는 걸 방지해 줍니다.

아래 동영상인 약간 경사진 곳에서 얼마나 잘 구르나, 그리고 진짜 덜 구르나를 실험해 봤습니다. 역시 조카녀석 말대로.. 굴러 떨어 질일은 없겠습니다. 검은색 플러스펜은 테이프를 감아준 것이고, 빨간색 플러스펜은 작업을 안한 상태입니다.


   손톱보다 작은 스카치 테이프의 위력은? 


 

빨간색 펜은 살짝 힘만 줬는데 데굴데굴 굴러가는 반면, 검은색은 손으로 세게 빗겨 문질러도 잘 안굴러 가더군요. 자세히 보면 볼록 튀어나온 테이프 부분이 스프링 역할을 하면서 구르는 반대쪽으로 살짝 튕기는 모습을 보이실 겁니다.

저도 생각지 못한 방법인데.. 조카에게서 재밌는 걸 얻었습니다. ㅎㅎ 한시간 남짓 저녁을 먹으면서 조카와 이야기를 해보니, 여고생들은 그들만의 세상이 따로 있더군요. 남자가 모르는 여자라는 개념이 아니라, 여고생들만의 세상이라고 할까요?ㅎㅎ 아무튼 재미난 소재 많이 얻었답니다.

수능이 며칠 안남았습니다. 나도 모르게 남에게 주는 피해는 자신에게 그대로 돌아오기 마련이죠~ ^^ 공시생, 수험생 여러분들~ 펜에 테이프를 감아 보는건 어떨까요~. ^^

이 글을 본 모든 수능 준비생들의 대박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