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사람들 2009. 8. 23. 07:05 일상 이야기
이전 글은 나를 감동시킨 손님이란 글을 썼다. 하지만 그런 상황은 가뭄에 콩나듯 있는 일이고.. 그보다 눈살을 찌푸르게 하는 손님들이 더 많다. (대부분의 손님이 눈살을 찌푸르게 한다는 뜻은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전자보다 후자가 더 많다는 뜻~)

아래는 내가 며칠간 저녁타임으로 일하면서 본 손님들중.. 아니다 싶은 상황만 정리한 것이다. 손님이 넘치다 보니 별별 손님이 다 있다. 이전에 이런 손님들도 있었는데.. "손님, 더 필요한거 없으시죠?" 에 숨은 의미 미리 적은 내용이라 이 내용은 제목만 적어 놓고 넘어간다.


강아지 데리고 와서 안나가겠다고 웃으며 떼쓰는 손님


어머니 뻘로 보이는 40~50대 분들의 아주머니 들의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10댓명의 아주머니께서 들어오셨는데.. 그 중 한분이 강이지를 들고 데리고 오셨다. 처음엔 개짖는 소리가 안들려서 드고 들어온 지도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사람 팔뚝만한 길이의 강아지가 그 손님 품에 안겨 있는게 아닌가;;

그걸 본 일하는 아주머니께서는 강아지는 안된다며.. 강아지를 밖에 묶어두라고 하셨지만.. 그 손님은 그건 안된단다.; 강아지를 가족처럼 여기는 애견가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누가 뭐라해도 이곳은 많은 손님들이 이용하는 식당이다. 식당 주인이 괜찮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라.. 강아지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한분 때문에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다.

"우리개는 안고 있으면 꼼짝을 안하는데.. 안되나요?"
"안되요~"
"이렇게 꼭 안고 있으면 되는데.."
"안되요~"

웃으면서 자꾸 보채는 손님때문에 몇분 시간은 걸리긴 했지만.. 실랑이 끝에 끝에 손님이 없는 구석진 방으로 안내해서 테이블을 다시 세팅했다.(이건 나이 지긋하진 아주머니께서~맡아 주심~) 내가 보기엔.. 아무리 조용한? 동물이라도 음식점에 데리고 들어오는것은 아니라고 본다. 주인에게 그걸 아무리 떼쓰며 허락해 달라고 하는 건, 그 강아지로 인한 다른 손님의 불평불만을 주인에게 모두 덤태기 씌우겠다는 소리?.


남친에게 여성스러움을 과시하고 싶은 그녀.?


커플로 보이는 젊은 남녀가 들어왔다. 특히 여성분의 뒤에서는 누가 후레쉬라도 비추는것 처럼 자체발광~ 빛이 날 정도였다. 목을 가다듬고, 물컵과 물을 준비해서 기본 주문을 받고, 주문대로 음식이 나갔다. 그리고 잠시후..

같이 일하는 A양이 나에게 와서 한마디 한다.

"오빠,오빠~ 저기 여자 손님이 화가 나셨는데요? 전 어쩔줄 모르겠어요~ 오빠가 좀 가보세요~"

화가 날게 뭐가 있나? 음식이 주문대로 제대로 나갔고, 주변에는 번거로운 손님들도 없이 조용한데~ 아무튼 가서 물었다.

"뭐 불편하세요?" 라고 묻자 그 여자분의 표정이 .. -_- 정말 안습이다. 입모양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한 역삼각형 모양 º△º ..으로 울변을 토해낸다.

맛집 불판

이 사진은 내용과 무관


"저기요~ 고기는 다 타고~ 너무 하신거 아니에요? 여기 불판도 새로 갈아주시고요. 여기 처음에 그릇놓을때 상도 안닦에 놓았어요. 이거 세팅 다시 해주세요~" 라며 그릇을 손가락으로 팅기듯 밀어 놓는다.

거짓말 안보태고 거의 저 대로 말했다 조사몇개는 틀렸을지언정.. 내용은 저랬다. 손가락으로 그릇을 튕기는 걸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응대할 가치도 없게 느껴졌기에.. '죄송합니다.' 라고 하고 테이블을 준비를 했다.  한마디로 어이.. 그리고 여자는 남자의 품에 기대어 둘이 손을 꼭 붙잡고 놓아 주질 않았다. 상은 내가 주문받을때는 깔끔했는데.. 언제 상도 안닦은 상황이 된건지.. 아마 상나가는 사람이 쟁만을 걸쳐 놓거나 그릇을 나를때.. 상에 뭐가 떨어졌을지도.. 아무튼 내가 상을 나간게 아니라.. 확인은 못하는 상황이라.. 따질수도 없는 노릇이다.

홀을 돌아다니며 슬쩍슬쩍 봤지만.. 고기를 굽는 건지, 사랑을 굽는건지.. 불에 지글지글 구워지는 고기보다 그 둘의 사랑?이 더 뜨거워 보였다. 정신이 다른데 팔려서 고기가 타는지 마는지 신경을 쓰지도 않을것 같아서 불구멍을 막아 화력을 제일 작게 하고 불판을 갈아주고 자리를 떴다.

잠시후 또 부른다. 아까 일도 있고, 이번엔 어떻게 나올까? 궁금하기도 해서 내가 갔다.

"여기 (배추)김치가 좀 신것 같은데.. 다른 김치 없어요?"
"여긴 김치 종류가 한종류라.. 없습니다. 다른 반찬 더 가져다 드릴까요?"

"(남친보고)오빠~ 무슨반찬 더 먹을래?"
"...감자 더 먹을까?"
"안되 저거 마요네즈 많이 들어갔던데. 그리고 속닥속닥~ (아마도 재활용하기 쉬운 음식이라는 내용이라 안된다는 내용..-_-;)"
"그럼 ... 깻잎 더 먹을까?"
"저거 짜던데.. 짠거 안좋아~"
"...그럼~...음~"

앞에서 서있기도 뻘쭘하고, 둘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대 놓고 뭐라 할 수도 없고.. 해서 좀있다 다시 오겠다며 자리를 떴다. 그리고 잠시후.. 그 테이블 손님은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은채.. 나가 버렸다.

두번째 여자 손님의 행동은 두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첫째로는 남친을 극하게 아끼는 마음에.. 알바생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여성인지 남친에게 각인시켜 주려 하는 것, 둘째는 원래 그런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는 거.... 개인적 소견으론 두 명의 분위기가 묘~한 핑크빛 색깔을 띄는 걸로 봐서는 첫번째일 확률이 높다고 보기 때문에.. 제목을 저렇게 뽑았다. 아무튼 그 커플 손님중 여자 손님의 행태는 한동안 화두로 올랐을 정도다.



오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