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임대형 정수기를 사용중입니다. 3년 임대하고 매월 몇만원씩 내면 3년후에는 소유권이 이전되는 형식으로 쓰고있지요. 비용추가 없이 필터교환이나 청소비용도 정기적으로 와서 해주기때문에 정수기에 별다른 신경 안쓰고 살았습니다. 기사분께서 오시면 오시나부다 가시면 가시나부다 하고 잘 쓰고 있었습니다.

이달도 필터교환하고 청소받는 날이고 그게 오늘이었습니다. 날씨가 후덥지근한데다가 기사분께서 큰가방을 낑낑 메고 오셨더라구요. 저희집에 에어컨이 없어서 선풍기를 3단에 틀어드렸습니다. 찬물도 떠드리고.. 시원한 물수건도 가져다 드리느라 기사분옆에 자연스레 서서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었답니다. 평소에는 작업하시는데 방해 될까봐 일부러 창밖 쳐다보고 잡지책 보면서 딴청을 피워서 정수기 안을 들여다 볼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딱~ 기회를 잘 잡은거죠.

기사분께서 필터를 교환한다음에 정수기 호스에 찬 물을 빼주시고호스 청소를 해주시더라구요. 그리고는 물티슈 몇장을 꺼내십니다. 

"그 물티슈는 모에요?"

"이건 청소용으로 나온건데 잘 닦입니다. 몇장 드릴테니 한번 써보세요~"

"네~"
하며 기쁜 마음에 받아 챙겼죠.^.^

그런데 죽 지켜보면서 이상한건.. 계속 정수기 겉만 닦으시는 겁니다. 얼마나 닦으셨는지.. 지문자국 하나 없이 번쩍번쩍 하더라구요. 정수기 겉만 닦는건 저도 할 수 있는거죠. 안그래도 청소할때마다 밖에는 한번씩 닦아줍니다. 정작 청소해야 할 부분은 물나오는 꼭지쪽이랑 안에 물고인 통부분 아닌가요?
일반 페트병 일주일만 물통으로 써도 티슈넣고 훔쳐보면 누런 물때가 닦이는데.. 하물며 몇개월에 한번씩 청소해준답시고 정수기 기사분이 오셔서는 겉만 닦으시네요.

"기사님. 조기 안쪽은 청소안해주시나요?"

"네.. 긴 원래 안 해드리는 건데요~"

"...."

낮에 날도 하두 덥고 기사분이 쭈구려서 너무 오래계셔서 꼬치꼬치 따지지도 못하겠더라구요.

인터넷 찾아보니 정수기에 대해 말이 많더라구요. 필터만 깨끗하고 외관만 반짝거리면 모합니까? 정수기 안에는 물때가 껴있을텐데.하물며 집에 있는 정수기가 저런데. 공공시설에 있는건 깨끗할까요? 필터에 걸러진 깨끗한 물이랑 정수기를 거쳐 내컵에 담긴물은 같을지 궁금하네요.

정수기 물 이젠 못먹겠네요. 저녁때 가족과 상의해서 정수기 저거 계약기간 남은거 계산해서 돌려보내기로 했습니다.

이제 개인물통 들고다녀야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