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3일간 연락없던 자취생 사건'을 겪고 난 후 주인댁에 가서 과일을 얻어 먹었어요. 주인 아저씨도 계셨는데.. 컴퓨터가 망가진거 같다며 좀 봐달라고 하셔서.. 겸사겸사 들르게 된거죠. 다행히도 윈도우 복구 시디가 있어서 바로 복구한 후 이것저것 간단히 깔아 드렸더니 너무 뿌듯해 하시네요. 수고했다며 참외랑 뭐랑 깎아서 먹고 가라는데 안먹고 갈 수가 없더라구요. (자취생은 비타민이 부족해요.ㅜㅡ)

청문회 하는듯 마구 꼬치꼬치 캐물으시는거 빼곤.ㅎㅎ 동네 아줌마,아저씨 처럼 편했습니다.~ 그런데 원룸아주머니께서 재미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ㅎㅎ 이 아주머니가 이 원룸을 운영하신지 거의 6년째라고 하시는데요. 그동안 있었던 자취생들을 비교 해 주시던데... 여자 자취생보다는 남자 자취생을 선호하신답니다.


   여자 자취생보다 남자 자취생이 깔끔하다고?


저는 여자들이 보통 깔끔하게 해 놓고 사는 줄 알았는데.. 그것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외모가 깔끔한게 아니라 살림이 깔끔? 하다는 뜻) 여자 자취생들은 대부분 집에서 음식을 많이 해먹는 편이라고 합니다. 원룸 아주머니 입장에서는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이 계약이 끝나고 나간하 새 입주자가 들어올때 장판이랑 벽지를 갈아야 하는데 거기에 드는 돈도 한두푼이 아니기 때문에 개학철만 되면 몫돈이 나가는 바람에 꽤 부담이 됩니다.

그런데 남자 자취생들은 대개 방에서 음식을 안해 먹으니 싱크대 쪽이며, 벽지에 얼룩이 생길 일도 없어서 가끔 벽지 같은것은 안갈아 줘도 된답니다. 원래는 벽지와 장판은 갈아줘야 하지만, 깨끗한데.. 일부러 갈 필요는 없겠지요. 계약자가 OK하면 그냥 쓰는 거죠.

대개 집에서 음식 자주 해 먹는 자취생들이 나간 후 가스레인지 뒤쪽을 열어보면 각종 음식물 찌꺼기, 반찬 찌쩌기, 기름때 등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음식물 얼룩은 잘 지워지지도 않기에 청소하는데 고생 좀 하신다고 하시네요.


   빨래 자주하는 여자들, 문 안열고 살아


여자들은 심리상 차단된 공간을 좋아 하는것 같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다고 해야 하나요?)  행여나 침입자가 있을때는 큰일이 벌어 질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평소에도 방에 사람이 있어도 문을 꼭꼭 닫아놓고 사는 바람에 방에 습기가 많이 찬다고 합니다. 그래서 곰팡이도 쉽게 생기고요. 이 아주머니께서 6년간 살아 오면서 여학생들이 썼던 방은 꼭~ 벽지를 갈아야 했다고 하네요.

저도 가끔 계단 올라올때 2층에 사는 여학생들이랑 마주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방앞을 지날때면 목욕탕문 열때 느낄 수 있는 습한? 공기가 확 감기더군요. 아마 그 방엔 목욕탕 휴게실에 있는 느낌일 듯..; 그러고 보니 옥상문을 열어놓고 지내도 눈치볼일 없는 제 옥탑방이 좋긴 좋아 보이는군요.


   꾸미기 좋아하는 여학생들, 벽에 붙인 시트지나 야광별


저번에 살던 여학생은 벽에 왠 꽃무늬 시트지를 군데 군데 붙여 놓는 바람에 뗄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모든 벽지를 갈았다고 합니다. 다음에 그 방에 들어온 분은 나이지긋하신 아저씨였는데.. 사방에 붙어 있는 사람키 만한 꽃무늬 시트지가 눈에 거슬린다고 하셔서 갈아주셨다죠.

그런데 며칠 지나고 보니, 천장에는 야광별이 하트모양으로 붙어 있었다는..ㅎㅎ (아주머니께서 이 말할때 엄청 웃었답니다. 왠지 그 아저씨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셨을것 같아서요.^^)


   방에서 담배 피우면 벽지도 누렇게 뜬다고?


특히나 방에서 흡연하는 자취생들.. 1년만 지나면 하얀 벽지가 노~랗게 변한답니다. 자취생 본인은 느낄 수 없지만, 원룸 주인 아주머니께서 다른방이랑 비교해 보면 확실히 흡연자의 방이 더 누래 보인다고 하네요.

가끔 다른 친구 자취방에 놀라갔을때  '이 방 벽지는 은은한 노란색을 띄는게 아늑하고  좋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ㅋ.ㅋ 그게 대개 담배연기로 색이 바랜것 같군요. 어쩐지 주방쪽 벽지랑 방 안쪽 벽지랑 색이 좀 다르긴 했습니다.ㅎ

니마 부럽!

 

주인 아주머니께서는 남자,여자 딱 구분을 지어서 말씀하셨지만, 대개 그런 경우가 많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여자들이 더 깔끔하게 해 놓고 사는 줄 알았는데, 대부분은 남자들이 더 깔끔하게 해 놓고 살았다고 하는게 더 신기할 따름입니다~

[옥탑방/일상/옥탑방 이야기] - 남자의 청소방법은 뭔가 특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