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부작으로 기획이 되었던 내조의 여왕이, 인기에 힘입어 4회 연장방송을 하게 되었습니다. 방송 초반부터, 여성들의 기싸움에 주로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 코믹하게 그려진 탓인지 많은 호응을 불러일으켰는데요. 그런 호응에 힙입어, 2회도 아닌, 4회연장 방송을 한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그런데 정작 연장방송을 하면서 남은것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연장 1회에서 남은것은 방송시간 때우기식 한준혁의 코믹연기였고, 연장 2회에 남은 것은 양봉순의 권력에 대한 질투, 천지애 가족의 불신과 이혼소식 뿐이었으니까요.
 

지난 월요일(11일)에 방송된 연장 1회중에서... 사람이 물에 빠졌으면, 그 사람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걱정해줄 생각은 안하고, 오로지 온달수와 은소현의 불륜(?)적인 만남에만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물에 빠진 은소현을 구한 온달수를 본 천지애와 주변 인물들은 달수와 소현 사이의 숨은(?) 만남을 극대화 시키면서, 천지애와 온달수의 불신으로 연결시켰고, 부부싸움에 까지 이어졌습니다. 부부싸움을 하면서도 천지애는 이전과는 다른 감정적은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결혼을 후회한다는 말까지 하면서 감정의 악화를 극대화 시켰습니다. 뭐 결국 어제 방송에서는 은소현에게는 남편을 가지라니 말라니, 이혼소리까지 나오는군요.

이런 부정적인 절차를 밟은 이유는 밋밋한 연장 방송보다는 화끈하게 뒤틀고 꽈버린 후, 드라마 후반에 가서 오해를 닭똥같은 울음으로 풀자?는 의도가 깔린것 같습니다. 연장 1회때 방송된 한준혁의 코믹연기는 가히 일품이었지만, 그외에도 극적인 반전을 보이는 드라마상의 내용은 시간을 늘리기 위해 어색한 스토리를 끼워맞추는것 같습니다.

연장방송을 하면서부터 내조라는 단어는 온데 간데 없이 사리졌고, 불륜과, 이혼, 권력의 복수같은 소재만 그득한 드라마가 된것 같습니다. 초반에는 내조라는 탈을 쓰고 권력에 빌붙는 아부도 귀여웠었는데 말이죠.


온달수의 입장


온달수는 불륜아닌 불륜같은 만남을 저지를 수 밖에 없었을까? 사회적 지위도 높고, 돈 많은 대학 후배가, '선배~' 라며 찾아와 적극적으로 밀어 붙인다면 안넘어갈 남자는 몇이나 될까요? 아마도 열이면 반 이상은 넘어 갔을 것입니다. 온달수도 옛 추억에 잠겨 은소현의 적극적 대시에 넘어가는 듯 했으나, 어느정도 확실히 선을 긋고 은소현을 내친것은 현명하게 잘 처신했다고 봅니다.

뭐~ 드라마 후반에는 이 둘의 만남 때문에 벌어지는 얽히고 섥히는 구성이 이어지지만... 제 생각에는 온달수가 이 정도로 처신한것은 잘 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바람을 피되 들키지 말라는 천지애의 말이 현실로 되어버렸지요. 그렇다면 이 둘의 만남을 아니꼽게 보는 천지애는 잘 하고 있는 것일까요?


천지애의 입장


남편 하나만을 바라보며 이때까지 살아온 그녀입니다. 갖은 내숭에, 입에 침도 안바르며 아양을 떨면서 까지 남편을 출세시키고자 간에 쓸개라도 내다 바쳤을 법한 캐릭터죠. 그런데 남편이 바람 아닌 바람 날뻔한(?) 소식을 듣고.. 어쩌고 저쩌고 부부 사이의 불신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연장방송 1회까지만 해도 쿨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남편의 승진소식을 듣고는 별것 아닌척 하며 방안에 들어가서 혼자 발 동동 구르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역시 천지애! 남자를 다룰 줄 아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어떤 분은 천지애도 바람을 피웠다고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실과 드라마라는 선 상에서 애매한 위치에 있다고 봅니다. 저는 드라마 안쪽이라.. 드라마상의 논리로 파악해서 합리화 시켜버렸습니다.)

그러면 온달수도 잘하고, 천지애도 잘했는데, 잘못한것은 없을까요?


온달수, 천지애의 잘못 - 입밖에 내지 말았어야 할 말들..


부부싸움 중에는 심한 욕설과 말이 오고 갈 수는 있습니다. 드라마다 보니 욕설은 하지 못하겠고, 심한 말만 오고 갔는데요. 그 정도는 너무나도 지나쳤습니다. '결혼을 후회한다.' ,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당신 안 만났다' 라는 식의 말은 그간 천지애가 보여준 쿨한 성격과는 매우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당연히 온달수 입장에서는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상가집 다녀온 달수는 외박을 했음에도 지애에게 아무런 핑계조차 대지 않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말해! 말해! 태봉이네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상가집 다녀왔다고 말하란 말이야!' 라고 속으로 그러길 바랬습니다. 하지만 결국 입도 뻥긋 안하더군요. 당연히 지애는 오해를 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것입니다. 결국 이혼하네~ 마네! 소리까지 나왔구요. 왜 그랬을까?

개인적으로 달수에게 꿀밤한대 때려주고 싶군요. 천지애의 상태를 뻔히 알면서 거기서 아무말도 안하고 있으면 당연히 오해를 할 수 밖에 없는데, 괜히 불난집에 부채질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장에게 돈 건네 줄때는 또박또박 말도 잘하던데, 왜 이번에는 아무런 언질조차 안했는지..........  한마디로 속터진다는 소리지요.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데.. 자꾸 집중을 하게 되는건... 초반부터 내조의 여왕에 걸었던 기대가 커서 그런가봅니다. 설마 천지애와 태봉씨가 엮이진 않겠지요~ -_-a 그래도 좋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정말 불륜이란 소재가 합리화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