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부모님댁에서 저녁을 먹고나서, 장을 보기 위해 마트를 들렀습니다. 연휴라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구요. 카트를 끌고 다니는게 버거울 만큼이나..; 하도 부딪히길래 카트를 두고 장바구니 들고올까~?란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자취방에 반찬이 똑~ 떨어진 바람에, 어머니께서 반찬만들어 주신다고 멸치, 어묵, 김.. 등등.. 이것저것 사다보니 한시간이 훌쩍 지났네요.

계산하고 나오는데, 어머니께서 화장품하나 사자고 하셔서 마트 입구 근처에 있는 화장품 코너에 들렀습니다. 화장품 코너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립밤제품이었는데요. 무지개 빛처럼 색깔별로 진열해 놓으니 보기에도 좋았습니다.

화장품 립밤사진

그런데.. 뚜껑을 열어둔 립밤 상태를 보니.. 언제 뚜껑을 딴건지도 모르겠고, 저기에다 손가락넣어서 콕콕 찍은 다음에 입술에 발라봐야 하는지.. 궁금하더군요. "여기요. 이거 발라봐도 되는거에요?" 라고 묻자 "네~ 직접 써보세요~" 라며 다른 말은 안하네요. 제는 면봉이나 비슷한 막대 같은걸 주나?해서 떠보는 식으로 물어본건데.. 그냥 발라보라만 하네요.



   발라보라고 개봉해 놓은 화장품의 상태를 보아하니..


어머니께서 손가락으로 찍어서 입술에 바르려 하시는걸 제가 탁 쳐서 막았습니다.-_- 발라보라고 진열된 립밤 상태를 보아하니, 바닥까지 드러낸 립밤 상태가 한두사람이 찍어 바르던게 아닌것 같더군요. 게다가 군데 군데 굳어 있는 모습이.. 하루이틀 진열된것 같지도 않고요.; 

화장품 립밤사진

화장품 립밤사진



   카트 손잡이 -> 립밤 -> 입술


마트사진

주말이면 이정도 인파는 기본!

마트 입출구쪽에 있는거라 다들 카트밀었던 손으로 찍어서 입술에 발랐을텐데
.; 카트 손잡이가 더럽다는 것은 예전에 PC방 마우스 글을 쓰면서 세균 관련자료에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 카트 손잡이를 만진 손으로 화장품 진열대에 있는 화장품을 찍어서 얼굴에 바른다는 건...;;;! 그것도 한두명도 쓴것도 아니고, 저 정도 바닥을 드러낼 정도면 수십명도 넘게 발라봤을텐데..말이죠.

가끔 친구들이 옥탑방에 와서 자고 갈때면, 아침에 1회용 면도기를 주곤 합니다. 저는 전기면도기가 있지만, 왠지 제 얼굴에 닿았던 부분이 다른 사람의 얼굴에 닿는다는게 꺼림칙한 느낌이 들거든요. 물론 저도 다른사람의 전기면도기에 손이 선뜻 가질 않구요. 여자분들도 아마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더군다나 모르는 사람이 발랐던 화장품을 발라보는건 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스킨이나 로션같이 용기에 담겨있는 제품을 손에 덜어쓰는것은 다른사람이 썼던 것을 써도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다른사람의 손을 탔던 위 종류같은 제품들을 돌려가며 쓴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시연제품이란것의 의도는 매우 좋습니다. 소비자들이 미리 사용해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색깔과 향을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공짜로 주니 이런건 감안해라~ 라는 식보다는 메이커제품 답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손으로 콕콕 찍어서 발라보기 보다는 짧은 빨대 같은 작은 도구를 비치해 두고 사용하게 해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췌 여성용 화장품코너에는 들어갈일이 없었는데, 어머니 덕에 이런 사진도 다 찍어보고, 난생 처음 대형마트 고객의 소리함에 건의도 해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