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말마다 계속 결혼식입니다. 이번주말도 어김없이 선배결혼식이 있어서 찾아갔습니다.

결혼식에 참석하는 이유는 물론 지인의 결혼을 축하해 주는 목적도 있지만, 다른 지인들을 만나는 목적도 있습니다. 일종의 모임이 된셈이지요.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인지라 너도나도 깔끔한 정장이나 원피스에 머리에는 온갖 힘?을 주고 오는데요.

이 선배의 결혼식에 대학동기나 선배들이 많이 참여할것 같아서 하루전부터 미리 준비를 했습니다. 점심 미리 미용실에 들러서 머리를 다듬고 저녁에는 무한도전을 보고 밥을 시켜먹고 있는데, 문득! 세탁소에 맡긴 정장 생각이 났습니다.


   세탁소에 맡긴 정장을 깜빡해서, 친구에게 겨우 빌렸는데..


아뿔사, 저번주 결혼식 참석하고 세탁소에 맡긴 정장을 깜빡한 것입니다. 그때 식당에서 밥 먹다가 상의 부분에 음식물이 묻어서 냄새가 나길래 집 근처 세탁소에 맡겼는데, 그걸 깜빡하고 있었네요.ㅜㅜ

게다가 이번달은 주말마다 계속 입어야 하는 정장인데, 하필이면 그게 무한도전 다 보니까 생각날게 모람; -_-a 부랴부랴 대충 챙겨입고 세탁소에 갔더니,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일찍 문을 닫았네요. 전화를 해보니 가게전화만 연신 울리네요. 분명 내일 일요일이라 쉴텐데.. 하늘이 노래지더군요.

올해 초, 이사할때 다른 정장은 아버님 장롱안에 고이 모셔두었는데, 그 조차도 깜빡하고 지금까지 묵혀두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래나 저래나 제 수중에는 정장이 없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토요일 저녁에 정장 빌리는 일이 쉬운게 아니더군요. 네군데 정도 연락한 후, 결국 술먹는 친구를 불러내 겨우 빌렸습니다. 제가 살이쪘는지, 예전에는 옷도 많이 돌려입던 친구인데, 옷이 작은 느낌이 드네요. 아무튼 이 문제는 해결한 셈입니다.


   예식장에 들어가 유심히 살펴보니, 정장 안입고 온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아.~


결혼식장에 들어가보니, 제 예상대로 대학동기들은 반 이상 참석했고, 낯익은 선배들의 얼굴도 많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유심히 살펴보니 1/3 정도는 정장을 안 입고 왔네요. 이미 결혼한 한 선배는 가족들을 모두 동반해서 참석했는데, 결혼식끝나고 가족들과 나들이 갈 계획이라며 창바지에 깔끔한 와이셔츠 하나 입고 왔고, 한 친구는 그냥 검은색 바지에, 위에는 검은색 봄잠바를 입고 왔고요.

꼭 정장이 아니더라도 단화+청바지+와이셔츠가 은근히 깔끔해 보였다.


제가 어제 정장때문에 난리부르스를 쳐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입고왔나~ 괜히 옷 부분에 신경이 많이 쓰이더라구요. 평소에는 신경안쓰고 본 부분인데, 어제 그 세탁소사건때문에 오늘은 이 부분만 유심히 보게 되더라구요. 저처럼 유심히 둘러보면 정장을 안 입고 온 사람들이 눈에 튀겠지만, 언뜻보면 유난히 튀어 보이는 사람이 없는 분위기였습니다. 어르신 분들은 앞자리에 앉았고, 대학동기들은 대부분 뒤에 몰려 있어서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르곘네요.

결혼식 끝날때즈음 되니, 제가 어제 괜한 신경을 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름대로 깔끔하게 차려입으면 정장 못지 않은 편안한 옷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물론 결혼식에는 남녀구분없이 정장을 입고 참석하는 것이 격식에 맞는 거라 생각되지만, "결혼식엔 무조건 정장이 예의!"이라는 말은 꼭 그렇지도 않은것 같습니다.

격식을 중요시하는 구준표정도 되는 상류층에서는 정장을 안입고 오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편하게 입되 알록달록 튀지만 않으면 무난하다고 봅니다. 그러고보니 저저번주 친구 결혼식에 청바지 입고 온 친구들이 두놈 정도 있던것 같네요.

어제 날씨가 봄에 맞지 않은 살인적(?)인 더위였던지라, 친구의 꽉끼는 정장을 빌려입고 가서 땀만 뻘뻘 흘리고 돌아왔네요. 몇분 안되었지만 청바지에 봄잠바 입고온 사람들이 너무도 부러웠다는;; 아무튼 이번주도 결혼식때문에 녹초가 되어 돌아왔네요~ 여러분들은 주말 편히 쉬셨나요? ^^ 활기찬 월요일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