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옥상 모습

옥탑방으로 이사온지 한달하고도 반정도 지났습니다. 옥탑방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옥상이 아닐까합니다. 문 열고 나가면 훤칠하게 넓은 옥상이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하늘을 지붕삼아 바람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세상이 참 따뜻하다고 느껴집니다.

제가 여기 이사올때에는 한 겨울이라서 옥상은 매일 젖어 있었습니다.(↗) 얼룩덜룩 얼음이 녹은 자리마다 먼지와 물이 뒤섞여 보기 싫을 정도로 지저분해 보였는데요. 며칠전부터 따뜻한 날씨에 비까지 보슬보슬 내려준 턱에 모두 씼겨 내려간나 봅니다. 이제야 옥상다운 모습을 드러냈네요.

주황색 햇살은 방안 구석구석까지 비춰주고, 그간 묵혀두었던 찌든때를 빼고 싶어서 소매를 걷어 붙였습니다. 12시 땡하고 점심을 먹고 나서 지금까지 청소를 했더니 다리가 후들거리네요. 아직 바람은 서늘한 반면 햇살이 따뜻해서 그리 춥지는 않더라구요. 창문을 활짝 걷어제치고 청소를 시작했는데.. 오늘 봄햇살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주인집 아주머니께서 날씨 좋으니 이불이나 빨래 가져 나오라고 .. 옆구리 콕 찔렀답니다.)


   우선, 이불부터 일광소독!


이불 일광 소독

빨래건조대가 창고에 두개 있길래 화장실에서 깨끗이 씻은 다음에 이불을 널었습니다. 겨우내 방바닥에 그냥 깔아두어서 그런지.. 괜히 눅눅하고 축축한 느낌이 들던 이불들..

두시간 정도 햇빛에 널어두니 벌써 열을 받아서 뜨끈뜨끈 해집니다. 오늘은 뽀송뽀송한 이불속에서 잠 들수 있겠네요. 집먼지 진드기도 안녕~

이불빨래를 하고 햇빛에 말리면, 이불의 표면의 솜털이 한올한올 살아나면서 덮었을때 살갗에 닿으면 그 뭐시기냐.. 까칠까칠한 느낌에 괜히 잠이 잘오는것 같습니다. 거친 느낌이 아니라 부드러운 까칠까칠한 느낌이랄까? 말로는 잘 표현을 못하는 느낌입니다.;;


   방 안에 널어둔 빨래도 바로 옥상으로


빨래도 일광 소독

빨래.. 이거 여간 귀찮은게 아니더라구요. 따로따로빠는것은 둘째치고.. 세탁기 돌리는것 까지는 좋은데.. 널고 말리고 개고... 가끔은 빨래 돌리는것을 잊어 버리기도 합니다.

속옷을 꺼내려고 옷장을 열어었는데 텅~ 비어 있는 장면을 목격하고 나서야 주섬주섬 빨래통을 집어서 세탁기 속으로 부어 버린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어제 저녁에 빨래를 하고 방안에 널어 두었는데.. 아직 안말더군요. 아파트에 살때는 베란다쪽에 햇빛이 들어서 빨래 말리기에는 참 좋았는데 겨우내 옥탑방에서는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햇살이 좋으면 방안에서는 하루 반나절이면 마르는 것 같고, 우중충 한날에는 이틀 반나절은 두어야 마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린 빨래는 말려도 축축 쳐지는게 입어도 개운하지가 않더라구요. 며칠은 개운한 느낌으로 옷을 입을 수 있겠네요.


   주인집 아주머니는 옥상에 뭘 놔두셨나~?


된장 항아리, 빨래비누, 화분

사진을 보면 무슨 사진인가?하고 궁금해 하실텐데요. 자세히 보면 봄 햇살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된장을 담아둔 항아리는 주인 아주머니께서  벌레 들지 말라고 소금을 뿌려서 뚜껑을 열어두셨고.. 비누곽에 담겨 있는 빨래비누는 마치 빵틀에 쏙~ 들어간 밀가루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바짝 말리려고 옥상에 두신것 같네요. 그리고 복도에 있던 화분들.. 오른쪽 화분은 겨우내내~ 햇빛을 못받아서 그런지.. 잎이 약간 누렇게 연두색을 띄고 있습니다. 아마도 오늘 내일 햇빛을 쐬면 파릇파릇하게 녹색으로 돌아 오겠죠?

주말에는 구름 조금에 맑고 따뜻한 날씨라고 하니, 주말을 이용해서 겨우내 묵은때를 홀라당~ 벗겨내 보세요. 마음도 기분도 상쾌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