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초 웰빙열풍을 타고 전국민적 열풍을 일으켰던 핸드메이드 비누. 천연재료를 이용하여 만들어 졌다고 해서 일반 비누보다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그 인기만큼은 식을 줄 모릅니다.

이번에 이사오면서 비누를 새걸로 싹~ 바꿨습니다. 작년 말 친구 돌잔치에 갔다가 선물로 받아온 천연비누인데요. 아기자기하면서도 예뿐 문양이 들어가 있는 것이 정말 보기 좋더라구요. 보기 좋은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상큼한 냄새도 나고 눈도 즐겁게 해주는 비누이기에 냉큼 뜯어서 사용했습니다.

같은 쇼핑몰 제품.


아침에 세수할때도 저녁에 샤워할때도 항상 이 비누를 사용했습니다. 3일 정도 사용하고 나니 온 몸 전체가 가렵고 특히 사타구니나 겨드랑이 쪽이 엄청 가려워서 밤에는 무의식적으로 마구 긁게 되더라구요. 아침에 일어나면 울긋불긋 상처 투성이고.. 제가 가려운건 못참는 성격이 거든요.

그런데 팔목근처에 하연 각질이 일어나 있는게 눈에 띄더라구요. 제가 매일 샤워를 하는 터라 각질같은것은 거의 안달고 사는데요. 그것도 각질이 잘 안보이는 팔목에 보이다니..;; 그래서 화장실 거울로 온몸 구석구석을 조사해 봤습니다. 자세히 보니 온몸에 하얀색 각질이 솜털 처럼 일어나 있었습니다.

많이 양호해진 피부. 병원가기 전에는 더 심했었습니다.


제일 심한 곳은 얼굴이었습니다. 세안이 끝나면 얼굴이 시원한 느낌과 동시에 화끈 거리는 느낌이 잠깐이나마 들었는데.. 그냥 무심코 넘겼습니다. 그런데 세수를 하고 10여분 지나자 가끔씩 안면홍조현상이 일어나기도 하고 입술이 땡기면서 쩍쩍 갈라지는게 아니겠습니까;; 겨울철이라 그런가보다 하고 화장품 가게에서 챕스틱 액체형으로 된것을 사서 바르고 다니는데도 입술 트는것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입술의 크기가 1.5배는 커진것 처럼 입술 주변이 붉게 변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이런 저런 사정을 설명하니 의사선생님께서 '피부가 되게 건조해 졌네요. 비누를 잘못 사용한것 같다' 며 보습용 일반 비누의 사용을 권장하시더라구요. 피부과에서도 바르는 약을 처방해 주셨으나, 확실히 이사 오고 나서 비누를 변경한 시점에서 피부트러블이 생겼으니 저는 비누에 90% 확신이 가더라구요. 그래서 피부과 연고는 나중에 바르기로 하고 이틀정도 보습용 비누를 써보는 방법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혼자 고민 많이 하고 은근히 신경 쓰였는데, 집에 오는 길에 마트에서 달랑~ 비누하나 구입하고나니, 피부트러블을 해결할 방법이 있다는 것에 안심이 되더라구요.

왼쪽이 일반비누, 오른쪽이 천연비누


핸드메이드 비누에 대한 얘기만 들었지 저는 처음 접하는 거라 무조건 좋은 성분들로만 만들어져서 피부트러블은 거의 없을 줄 알았거든요. TV에서 봐도 피부에 좋은 성분이 들어있는 무슨 오일, 무슨 에센스, 등등을 많이 섞더라구요. 하지만 이 비누만 그런지.. 다른 비누들은 어떤지 몰라도.. 핸드메이드 비누에 선뜻 손이 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병원 다녀온후 일반비누를 2~3일 사용해보니 지금은 원상태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안면홍조도 없어지고, 부르튼 입술도 거의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혹시 겨울철 피부트러블이 심하시다면 비누를 의심해 보세요. 자신의 피부타입에 안 맞는 비누인지 혹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비누를 사용하고 계신건 아닌지.. 꼼꼼히 확인해 보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덧) CP비누MP비누가 있는데 MP비누는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비누이고 CP비누는 재료 계산법이 필요한 고수?분들이 만드는 비누라고 하네요. 숙성시간도 오래 걸리고요. 아마도 제가 받은건 MP비누였나 봅니다. 아래 댓글 달아주신 분 덕에 좋은 정보 하나 얻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