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로 고생하고 있던 차에.. 어머니께 전화가 왔습니다. 몸은 좀 어떻니~, 뭐좀 먹었니~, 병원에서는 뭐라니~ 죽이라도 끓여다 줄까? 라는 시시콜콜한 안부전화였죠. 솔직히 첫날은 저런 전화 받을 기력도 없었고, 약을 먹고 멍한 기분에 골아떨어질 찰나였기 때문에, 그냥 집에서 쉰다고 절대 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옥탑방 자취생] - 자취방에 엄마가 떴다! 그 긴장되는 순간

 

윗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자취방에 어머니께서 오시는 날은 전쟁을 치루는 날이기 때문이죠; 설마 몸아픈데 와서 잔소리 하고, 방을 엎진 않겠지~ 하는 안도의 마음가짐도 있었지만.. 몸이 먼저 거부하는데 어떻해요.ㅋ

 

그런데 그 담날이 되니 쬐~끔 살만 하더군요. 사람이 참 간사한지라.. 눈뜨자마자 먹을걸 찾게 되더라구요. 그 전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약발에 그냥 골아떨어져서 12시간 이상 자버려서 그런지. 아침되니 배가 등에 달라 붙을 기세!

 

할수 없이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죠.

 

 

"엄마~ 마트 갈까요?"


일단 요 퀘퀘한 옥탑방에서 나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주말대비 겸, 보양식 재료를 구비할겸 해서 마트에 가자고 어머니께 러브콜을 보냈죠. 한시간 정도 지나니 어머니께서 부앙~ 차를 끌고 오셔서 저를 태우가 마트로 고고싱~
 
마트에 들어가니.. 왠지 살것 같네요. 옥탑방이 마트만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ㅋ
 

이 날 따라 유난히 눈에 띄는 텅빈 시식코너


그런데 유독 눈에 띈게 바로 마트내 텅 빈 시식코너.. 그날따라 마트 시식코너에는 시식음식을 홍보하는 사람들이 없더군요. '마음껏 먹으라는 신의 계시인가?ㅋ' 속으로는 눈치 안 볼 수 있어서 내심 기뻤죠.
 
하나씩 집어먹던 찰나.. 저쪽에 돈가스 시식코너는 아이들의 독차지가 되어 버렸네요. 저도 왠지 기름진 음식이 땡기길래.. 돈가스 시식코너 근처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누나로 보이는 꼬맹이가 남동생한테 한 수 알려주고 있더라구요.
 
 

"야~ 그거 손으로 집어 먹는거 아니야~ 이걸로 먹는거야~"


자매로 보이는 꼬맹이 두명이 까치발을 하고는 돈가스를 집어 먹고 있더군요.
 
그런데 누나로 보이는 꼬마아이가 동생이 마구 손으로 집어 먹자, 이쑤시개로 찍어 먹으라며 이쑤시개를 골라주는데.. 기특하기도 하고.. 왠지 꼬마아이지만 어른스러운 포스가 느껴집니다. -_-
 
그런데 집어주는 이쑤시개의 출처(?)가 뭔가 의심스러워서 보니..
 
누가가 남동생한테 건네준 이쑤시개는 바로 사용 후 바린 이쑤시개 -_-;
 

문제의 돈가스 시식코너


아이들 눈에는 시식전, 시식후 이쑤시개의 안내문구가 잘 안보일뿐만 아니라, 이미 모든 신경은 돈가스에 집중이 되어 있는 지라.. 시식 테이블위에 있는 이쑤시개는 다 같은 이쑤시개로 보인 모양입니다.

 
더군다나 윗 사진처럼 가지런한 이쑤시개 vs 헝클어진 이쑤시개 라면.. 그나마 쉽게 구분이 가능하겠으나, 만약에 두개다 가지런히 놓여 있다면 어른들도 구분하기 힘들겠죠.
 
이럴때는 홍보직원이 제대로 가이드를 해줘야 할텐데.. 아무도 없이 음식만 덩그러니 있으니, 아이들은 정말 앞뒤 안가리고 덤비는것 같습니다.
 
자리를 비울때는 음식을 아래 치워두면 좋을텐데 말이죠.. 무료로 제공한다고 해서 생색낼게 아니라 관리가 더 중요하겠죠? 마트에 아이 데려오는 어머니들이 먼저 단단히 교육시켜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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