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달인가.. 어머니께 다급한 연락이 왔었습니다.

근처 대형마트에서 소고기 할인행사를 하는데, 거기 급하게 가야한다며, 빨리 나오라는 말이었어요.

 

그날은 제 자취방 검열을 예고하고 있던 날(?)이라

저도 청소며 빨래며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던 차였어요.

 

그런데 불행히도(?) 어머니께서 지갑을 안가지고 온 상태였는지라,

제게 빨리 지갑가지고 나오라고 하시네요.

 

어머니께서 하도 급한 목소리로 완강하게 나오시는 지라, 한우 50% 할인행사라도 하는 모양인가? 하고 긴가민가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알고보니 미국산;

 

 

그런데.. 부랴부랴 마트에 도착했더니.. 한우가 아니라.. 미국산 쇠고기였네요.

 

마트직원 말이.. 이거 오늘 3번째 내놓는 거라며.. 맛도 좋고, 싸다고 적극 추천하십니다.

저는 마트직원 말을 무시하고, 무조건 안된다며 말렸습니다.

 

  • 어머니께서는 "누가 이거 사다가 먹어봤는데.. 맛이 끝내준데~" 라며.. 하나 사려는 눈치;
  • "싸다~ 완전 반갑도 안되네~" 라며 이것저것 재보는 눈치;
  • 마트직원은 "하나 사가라며, 다른분들도 다 가사셨어요~" 라며" 적극권유 하는 눈치;

 

어머니는 누구한테 이거 맛난다며 듣고오셔서는 사고야 말겠다는 모습에 저만 난감하더군요.

 

"가격좀 봐~ 이게 3천원이야~ 한우 이정도 먹으려면 3~4만원 줘야할껄?

라며 벌써부터 어머니의 마음은, 고기 다 구워놓고 젓가락들고 대기중인 기세?;

 

이걸 왜 먹냐며.. 이거 먹을 바에는 호주산을 먹자고 마구 말렸습니다.

2~3분간 실랑이를 하는 도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가만.. 나만 안먹고 있는건가? 이미 다른 사람들은 다 먹고 있던 거였나?'

 

마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된것 같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한때는 목청 터져라.. 미국산 쇠고기를 반대하던 저였는데.. 지금 현실은 손만 뻗치면 쉽게 구할 수 있도록.. 은근슬쩍 우리곁에 너무 가까이 다가온듯 하네요.

 

여러분들은 이미 다 드시고 계신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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