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피자에 맛이 들렸다. 자취하고 나서는 그냥 동네피자만 시켜먹었었는데;; 그마켓이나 앜!션에서도 피자를 주문할 수 있다는걸 알게된 이후로는;; 좀더싸게~ 좀더 저렴하게! 피자를 시켜먹는데 재미가 들려서 요즘은 종류별로 시켜먹고 있다.

엊그제.. 그마켓에서 피자 댓글 이벤트에 당첨이 되는 바람에 3천원 할인쿠폰을 받게 되었다. 그냥 심심풀이 땅콩으로 해본건데;; 덜컥 당첨되어 버린 것이다. 크리스마스 코앞에 두고 산타할아버지가 다녀가셨나~? 이런 당첨 쿠폰은 바로바로 써주지 않으면 까먹고 유효기한을 훌쩍 넘어버리기 때문에.. 당첨 즉시 써주는게 나름 이득(?)이다.~

그래서 시켰다. 절차에 따라 도미싫어피자에 주문을 했다. 전화를 할 것도 없이 온라인 주문으로 하니 일사천리다. 이젠 기다릴 일만 남았다.~ 기다리는 동안 심심해서 인터넷으로 '도미싫어피자 배달시간', '얼마나 빨리오나요~',' 포테이토피자 맛있나요~' 등등을 검색해보면서 내 선택에 후회가 없는 글만 골라 읽고 있는데.. 40분이 훌쩍 지났는데도 피자는 도착하지 않고 있었다.

"30분 안에 가야해!"


" 30분 넘으면 할인이고, 45분 넘으면 공짜라던데~... 피자값을 공짜로 해주려나~? 할인해주려나~ ㅋ"

알단 내가 온라인주문시 입력한 주소가 제대로 들어갔는지 확인 한 후, "이건 100% 도미싫어피자배달이 늦은거야!" 라는 확신이 들어서 지갑에 꺼내둔 피자값을 다시 넣고.. 룰루 랄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50분이 되고, 한시간이 되어도 피자는 도착하지 않았다.

'(뭐여~;; 온라인 주문 싸게 주문했다고 무시하는겨~?)'

이쯤이면 도미싫어피자측에 전화를 걸어 화딱지 난척좀 해줘야 하는게 자취생 1년만에 터득한 노하우; 그래서 업체측에 전화를 걸었다.

"주문한지 한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배달이 안와요!"
"성함이요~? 전화번호는요~? 주소는 요~?"

등등 물어보더니.. 잠시후 직접 연락해 준단다.

그리고는 전화가 왔다.

"여기 도미싫어피자 OO점인데요. 포테이토피자 온라인 주문하셨죠~?"
" -_- (목소리 깔고..나 화났어란 뉘앙스를~) 눼.. 왜 안갖다 주시나요;;"
"지금.. 배달원이 사고가 나가지고.. 피자배달이 많이 밀렸습니다."
"......네~?"
"지금 배달하는 학생이 딱 한명이라.. 어쩌고$%~#@"

지금 나온 배달원이 딱 한명인데.. 그 배달원이 사고나는바람에 오후까지 배달이고 뭐고 안되겠다고 한다. 배달나간 피자가 내껀지, 내 전 사람껀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수화기 넘어 들려오는 목소리가 너무 당황스러웠기에.. 그런걸 물어볼 겨를이 없었다.

그 말을 듣고보니, 속으론 뜨금했다. 왜냐하면. 나역시 피자배달은 30분내 초고속 배달이 아니면 무료 혹은 할인해줘야 한다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피자업체 측에서  30분 배달보증이라 먼저 내건 약속이지만, 그런 약속을 내걸게해한 장본인은 누굴까? 30분넘으면 할인, 45분 넘으면 공짜라고 치자. 그 돈이 배달원에서 나왔든, 피자가게 주인이 부담하든지 간에.. 배달원은 무조건 신속배달하려고 할것이다. 전자는 자신의 월급이 까이는걸 아까워 하는 이유일테고, 후자는 욕먹기 싫은 이유일테니 말이다.

간혹 신호무시, 차선무시하는 배달오토바이를 볼때면.. 안쓰럽기 짝이 없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30분 배달보증.. 이거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30분내에 도착하면 피자값을 내야하고, 31분만에 도착하면 피자값이 할인해 주는것은 피자배달원의 목숨을 건 도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2천원 할인받았다고 웃을테고, 누군가는 눈물을 흘릴것이다. 혹은 그 눈물이 마지막 눈물이 될 수도 있다. 오늘도, 내일도.. 그들은 누군가를 위해 시간에 쫒기며 도로위를 달릴것이다. 잠시나마, 나 좋자고 시간내 배달보증제를 히든카드처럼 꽁꽁 숨겨뒀던 자신이 부끄럽다.

이름모를 피자배달원 OO군의 쾌유를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