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이야 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족쇠의 기능을 하는 최대의 발명품이다. 이제 핸드폰이 없으면 아침을 안먹고 집을 나서는것 보다 더 허전하니..~ 핸드폰 문화에 너무 익숙해졌다. 요즘은 핸드폰 없으면 4차원~ 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1인 1핸드폰 시대이다.

예전같으면 "나 잠수탄다!" 라고 말할정도만 되면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자기가 사는 동네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작은 여인숙에 앉아서 밤하늘에 떨어지는 별을 보며 인생을 논했을 법도 하지만, 이제는 잠수타기도 너무 쉽다. 그냥 핸드폰만 꺼두면 그게 바로 20세기형 잠수다.

내가 잠수를 타는 일도 있지만, 때로는 친구 녀석들이 잠수를 타는 경우도 많다. 그 이유는 바빠서, 애인이 생겨서 등등 핑계도 가지가지~

띠리링~ 갑자기 핸드폰이 울려 뚜껑?을 열어 보니 왠 낯선 번호다. 스팸이겠지~ 하고 안받았는데.. 잠시후 다시 한번 울리는 핸드폰을 보니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길래, 통화버튼을 살짝 누른후 목소리를 깔고 대답한다.

만약 스팸전화면 "나는 무거운 사람이니 얕보지 마라~"라는 무언의 답변일테고, 모르는 사람전화라도 쉽게 보여서는 안되기에.. 목소리는 최대한 깔고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OO핸드폰 아닌가요?"
"맞.는.데. 누.구.세.요~"
"나야 철수~"
"철 . 수 . 가 . 누 . 구 . 에 . 요 ~"
"나~ 초등학교 동창~"
"(이제서야 목소리가 하이톤으로 올라가면서) 어~ 어~.. 왠일이야~ 오랜만이다.~"
"그지~"


 

돈 좀 빌려줘 ..;


색깔별로 빌려줘 -_-!

 

뭐하고 지내냐~ 어디사냐~ 왜 이제야 연락했냐~둥.. 아쉬운 마음을 말로서 최대한 전달을 해주는게 예의~ 사실 몇마디 나누다 보면 이 친구가 전화한 의도를 쉽게 간파할 수 있다. 목소리가 쳐졌거나, 나의 안부를 시시콜콜 캐물으면 열이면 여덟은 돈빌려 달라는 소리다. 나 힘들어~, 너는 여유가 좀 있나봐~? 라는 상황이 만들어 졌으면 이제서야 본론으로 들어간다.


"사실은..."

별로 달갑지 않다. 사실 친구끼리 돈거래 하는 것은 이미 예전에도 썼던 지라.. 그다지 반가운 전화는 아니다. 이정도 부탁이라면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할 법도 한데, 굳이 전화로 이야기 하는것은 빨리 결정을 하고 빨리 다음 친구에게 전화를 해야 해야 하고자 하는 그 친구의 의도가 넌지기 깔린 기분이 든다고 할까?

얼마나 급했으면, 나한테 까지 연락을 하나? 하고 애처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내 사정도 넉넉치 않으니 일단 들어나 본다.


 

나 곧 결혼해~ 올꺼지?


으..응.. 추...축하...해.,.

 

나이가 나이니 만큼.. 친구, 후배, 선배 할것 없이 모두 결혼 적령기에 접어 들었다. 그러다 보니 한달에 한두번씩은 꼭 결혼식에 참석해야 한다. 이미 올해만 해도 담달까지 3건의 결혼식이 남아 있으니.. 올해 통틀어 15번 이상 참헉했을라나?

심지어 6년만에 전화해서 결혼소식을 알리는 녀석들도 있었다. 참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결혼식 전, 친구들 어장관리가 필요한 이유

 

친구들과 적절한 타협선상에서 갈까말까 고민을 하게 되는데, 정말 내가 가야할 자리가 아니라면, 일단 발을 빼고 본다.

 

 

보험 하나 들어줘, 카드 하나만 만들어 줘~


나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ㅜㅜ

 

한 때 경기침체로 인해, 영업에 목맨 친구들이 몇명있다. 대학생때 그리 잘나가지도 못했고, 고만고만한 성적을 유지한 친구놈이 한명 있는데.. 졸업후 연락없다가 뜬금없이 이런 연락을 주곤 한다.

 

"OOO좀 하나 팔아줘~"

 

OOO은 물건인 경우도 종종있지만, 가끔 은행에 무슨 카드하나만 뽑아 달라는 둥, 보험하나만 싼거라도 가입해 달라는 둥~ 달갑지 않은 부탁을 해오는 경우가 종종있다.

 

그동안 쌓아온 친분때문에 쉽게 거절하지도 못하기도 하지만, 두 팔 걷어 부치고 선뜻 가입해주고, 뭘 사주기도 뭐할때도 많다.

 

금고 밑바닥에 쌍아둔 지폐들이 숨쉬지 못할 정도가 아니라, 매월 통장에 들어온 돈을 구경할 새도 없이 초고속으로 빠져 나가는 월급쟁이에겐.. 그닥 반가운 전화가 아니다.

 

한달에 한번 꼬박꼬박 문자메시지가 오는데.. 벌써부터 설계당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수상한 삼형제의 엄청난처럼 -_-;

 

 

무소식이 희소식라고 하는데.. 이런때는 정말 무소식이고 싶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