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미실의 죽음이 왜이리도 마음이 아플까요? 미실의 악녀연기가 눈꼴시리도록 보기 싫었었는데.. 이제와 미실의 죽음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이유는 뭔지...

오늘 미실의 죽음이 예고된 날이라.. 일찌감치 맥주 두캔을 사고나서 준비하고 있었죠. 드라마는 취중에 시청해야 집중이 더 잘되는 나름의 비법이랄까요? (이건 핑계고.ㅋ~) 아무튼 오늘은 맨정신에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겸사겸사 맥주 두캔을 땄습니다.

신라를 말아 먹을 것만 같았던 미실에게서 또다른 모습을 보게 되다니.. 그건 바로 신라를 이끌어갈 왕의 모습이였습니다. 덕만과 미실의 대화중에서 저도 미실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았었거든요. 지금의 신라의 모습(국경)을 만드는데 미실의 공이 컸었고, 미실도 그녀의 동료들의 죽음에대해 피를 토하며 열변하는 뜻을 표할때는 마음이 울컥 했답니다.

선덕여왕 미실

이는 그녀의 독한 마음을 좀더 견고하게 다지는 역할을 했었습니다. 열변을 토하며 입술을 꽉 깨문 미실에게는 신라의 왕인 나를 키워달라는 덕만의 제안이 어이없고도 황당했을 겁니다. 미실, 자신의 피로 만든 신라의 모습인데, 미실이 이 신라의 왕이 될 수 없다는 말을 하다니.. 저 같았어도 미실의 입장에서는 덕만이란 존재는 눈엣가시 였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미실에게도 흔들리는 순간이 있어니... 바로 비담의 입에서 "어머니"라는 단어가 흘러 나온 순간이었죠. 덕만과 미실의 협상 실패후, 비담은 미실에게 달려가 협박(?)을 합니다. 말이 협박이지, 이것은 부모와 자식간에 보이지 않은 배려 혹은 사랑이었어요. 비담은 그 빨간봉투에 담긴 '미실척살'이란 내용이 가져오게될 결과를 너무나도 뻔하게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


비담의 입에서 나온 "어머니" 란 단어


선덕여왕 미실 비담 어머니

"(미실척살...이건) 너무 잔인한 일이니까.... 어.머...니.. 당신한테.. 모든 인생이 부정당하는 거잖아. 당신은 수십년 전에 이미 죽었어야 하는 거니까...."

그건 협박이 아니라 미실의 연명을 좀더 연장시키기 위한 비담의 깊은 마음이었을 겁니다. 이 순간 미실은 독한 독사에서.. 잠시.. 비담의 얼굴을 쓰다듬는듯한 포즈를 취하는 단 1~2초의 순간 흔들리게 됩니다. 바로 비담의 입에서 "어머니"라는 단어에 순간 흔들린 모습입이었습니다. 덕만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담과 미실의 관계에 대한 비밀, 미실과 비담사이에 암묵적으로만 정의되었던 둘만의 관계가 드디어 드라마 상에서 표출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흔들리는 미실에게서 핏줄을 찾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미실은 이내 그 어머니의 모습을 감추며 예전의 독한 미실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그게 그리 쉽지만은 않았죠. 게다가 미실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신라를 위해, 서라어ㅑ셔ㅑ를 버리고 미실을 따르겠다고 온 야ㅓㅑ러를 회향하라고 이릅니다. 이런 결정은 신라 그 자체를 위한 미실의 결정이었습니다.


미실의 시대를 흔들다.


미실이 원한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권력? 사리사욕? 부와 명예? 이것보다 미실은 자신의 피와 동료의 피로 일궈낸 신라를 원했던 것입니다. 그간 미실에게서 보아왔던 독사 같은 악역에 대한 당위성을 인정받는 시점이죠. 그래서 미실의 죽음에 눈시울이 붉어 졌는지도 모르겠네요.

선덕여왕 미실 과거

제목중 "미실, 그녀는 왕이기 전에..."라고 치는데  "미실, 그x은 왕이기 전에..." 이렇게  오타가 나더군요. 사실 선덕여왕에서 미실은 후자쪽이었죠. 하지만 오늘만큼은 "미실은 그녀"라고 지칭하고 싶네요. 미실이 자살을 해서? 그녀가 불쌍해서? 아닙니다. 미실이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관한 당위성을 인정해기 때문이라고 해둬야 겠네요.

아무튼.. 선덕여왕은 이제 12회를 남겨두고 막바지를 달려가고 있습니다. 미실이 죽으면 시청률이 떨어질것이다 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데.. 과연 선덕여왕 제작팀에서 그걸 알면서도 가만히 있진 앟을 겁니다. 드라마의 전개상 막바지에는 더 긴박하고, 흥미 진진한 일들이 펼쳐지며 시청률을 최고로 이끌어 오르는게 전례이니까요.

죽음을 눈앞에 둔채, 덕만에게 전할 말은 무엇이었을까? 비담에게 대신 전했을까?


물론 남은 12회의 덕만을 위주로 진행되겠죠? 적어도 마지막에는 선덕여왕 제목만큼에 걸맞는 덕만의 역할도 필요할테니까요. 남은 과제는 누가 덕만쪽에 기대고, 누구가 그 반대편에 설것인가 하는 거겠죠 신라를 일구어 내는 훈훈한 모습으로 12회를 채우기엔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의 이름이 아깝지요? 다음주.. 미실이 없는 선덕여왕에서 누가 날고 길지~ 기대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