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꼴불견 베스트 시리즈가 유행인가보다. 그래서 나도 자취 시리즈의 한 폭을 장식할 꼴불견 시리즈를 준비했다. 그간 옥탑방에 자취하면서 겪은 것들을 준비했으니.. 재미삼이 봐주시길~ :) 어떤 건 '꼴불견' 정도는 아닌 '골불견' 정도라고 할까?

자취를 한단어로 표현한다면? 자유라고 표현하고 싶다. 어디에 구속되지 않고,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시간을 활용한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물론 고난이라도고 표현 할 수 있다. 그 많은 살림을 홀로 다 해야 하니.. 자유의 댓가라고 쳐두자.

하지만 너무 자유를 누리는 바람에.. 다른 자취생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일이 다반사다. 그중 베스트 5(라 쓰고 워스트라고 읽는다.)를 꼽아봤다.

대륙의 아파트? 원룸이 이정도라면 수입좀 짭짤할 듯.



1. 문 쾅쾅~! 닫는 소리 복도에 쩌렁쩌렁

아쉽게도 이곳 원룸건물에는 개폐기가 없는 방이 듬성듬성 있다. 유압식 개폐기는 현관물을 천천히 닫게 해주고, 또 자동으로 닫게 해주는 부품이라.. 다세대 주택에서는 달아주는 것이 센스라고 해야할까? 아무튼 아침에는 잘 모르겠는데.. 저녁 시간만 되면 쿵~ 덜덜덜, 쿵~ 덜덜덜 거리는 소리에 깜짝깜작 놀랄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게다가 복도의 끝에 위치해 있는 내방에서는 쿵 소리게 메이라처럼 울려펴져서 두배,세배는 더 크게 들리니.. 밥먹다가도 체하기에 딱 좋다. 일부러라도 현관문은 살살 닫아줬으면 좋겠다. 주인집에 건의라도 해야할까나..

이게 왜 꼴불견으로 들어가 있는지는 아래 애인끼리 싸움편을 참고하길 바란다.; 정말.. 일부러 그렇게 닫는 소리는 확실히 티가 난다. 밖에서 화나고 온일이 있더라도... 제발 그러지 말자;


2. 슈퍼에서 만난 청년..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취.생~♪

"머리부터 발끝까지 Hot issue~♬" 저녁에 맥주나, 간단한 요기거리를 사기 위해 집앞 슈퍼에 가면, 꼭 자취생 티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여자들 보다도 남자들이 더 그런다. 물론 나도 남자지만, 이런 자취남들을 볼때면 슬슬 피하고 싶은게 사람 맘이다.

츄리닝에 슬리퍼~ 좋다 이거야~ 떡진 머리는 모자라도 쓰고 나오지.. 수염과 떡진 머리는 노숙자를 방불케 한다. 반팔에 무릎나온 회색 츄리닝에 떡진 머리의 조화는 정말..가관이다.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3. 도를 넘는 애인들의 살벌한 사랑싸움

Cartoon Of Lincoln

간혹 동거하는 애인과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 다른 집은 안그러는데.. 건너집 원룸에 사는 남녀들은 허구한날 싸운다. 싸우는 소리가 얼마나 살벌한지..부부싸움보다 더 살벌했다.
 
무협지 표현을 빌리자면...

"그녀의 내공은 5성으로 한번 포효할때마다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졌고, 남친의 내공은 8성으로 주먹으로 벽을 살짝 건들였을 뿐인데 땅이 갈리지는 굉음과 함께 63빌딩 만한 구멍이 날 지경이다. 구경하던 시민들은 벌벌떨며 오줌을 지리는 바람에 그 물이 한강이 되었다는 얘기가 전해져 오고 ...."

특히나 야밤에 싸우는 소리는 선덕여왕의 미실의 목소리 보다 더 날카롭게 들린다. 여자가 남자를 못들어오게 하려고 열쇠를 숨겼는지 어쨌는지.. 남자는 경찰 부르겠다며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판에.. 그들의 사랑싸움인 이곳 원룸촌에서는 프로야구보다 더 재미있는 구경꺼리가 되기도 하였다.


4. "나 여자애요, 조심하세요."

나는 같은 건물의 자치생들과는 목례나 눈인사를 하는 편이다. 서로 무뚝뚝하게 지내는것 보다는 훨씬 편하다. 말은 섞지는 않지만, 같은 곳에 살고 있다는 동질감이랄까? 아무튼 내가 목례를 하면 그쪽에서도 목례로 인사만 하고 지나친다.

그런데 2층에 사는 여자는 눈 한번 마주친 적이 없다. 아니 딱 한번 마주쳤다고 해야하나? 뭔가 인사라도 하려치면 후다다닥~ 자기 방으로 뛰어 들어가는 통에 나만 이상한 사람 취급받는것 같다. 하긴.. 요즘 세상이 너무 흉흉한지라.. 여성의 입장에서는 홀로 자취한다는것 자체가 모험일 수도 있을 터니.. 그럴 만도 하다.

이건 이해하고 넘어가야 겠다.


5. 복도에서 담배피는 남학생

City Officials Consider Banning Smoking In Public Parks

복도를 내려가면 비릿한 냄새? 특유의 담배냄새가 날때가 있다. 나야 옥탑방이니 옥상에서 피운다 치지만.. 2,3층 사람들은 방에 냄새 배는게 싫어서 복도에서 피우는것 같다.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게 되면 그 연기는 복도 전체를 타고 흘러간다.

아무리 창문을 열어둔다고 해도, 사람 만한 창문이 허리위에 있는 복도에서는 담배연기는 바람을 타고 안으로 들어올 수 밖에 없다. 복도에서는 담배를 피지 말았으면 한다. 이제 겨울이나 복도 창문을 꼭꼭 닫아야 할 시기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