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또다시 결혼식으로 주말마다 고통(?)을 받고 있다. 이게 한주걸러 한주가 있으니.. 정작 주말에는 빨래도 하고, 블로그 정리도 하는 등의 개인정비(군대용어?)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런 시간이 나질 않는다.

5만원권 신권이 나오고 나서는 축의금 낼때도 고민을 덜 하게 된 점은 고맙다만;; 통장잔고에서 앞자리수가 휙휙 바뀌는걸 보고 있노라면 흰봉투만 봐도 눈을 질끈 감아 버리고 싶다. 친구의 결혼을 축하해 주는 일은 기쁜일이지만..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한 후, 다음날 먹게 되는 라면을 먹는 기쁨은 반감이 되기도 한다.

특히 이런 경우에는 더 하다. 작년 겨울즘 한통의 전화가 왔다. 모르는 번호라서 받을까 말까~ 고민 많이 했는데.. 우연치 않게 받아 버렸다. 상대는 오랜 친구녀석이었다.

말이 오랜 친구지.. 연락끊어 진지 6년도 넘은 녀석이다. 뜬금없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하러.. 6년도 넘은 나에게 전화를 한것이다. 나 뿐만 아니라 우리 바벨탑라인(우린 이렇게 부른다.ㅋ) 친구녀석들에게도 다 연락을 했다고 한다.

한 친구녀석은 괴씸하다고, 안간다고 하는 친구도 있었고, 다른 친구는 그래도 가야 하지 않겠냐며 아직 결정도 못내린 친구도 있었다. 뭐 결국엔 딸랑 3명만 가게 되었지만...

그런데 정작 결혼식장에 들어서니 또래로 보이는 하객이 별로 없었다. 나이 지긋이 드신 어르신분들만 많이 있었지, 친구들은 거의 없었다. 우리까지 합하면 10명 남짓? 식이 끝날 무렵 친구들이 신랑,신부 뒤에 서서 시잔을 찍는데.. 그냥 일렬로 서서 찍었다.

'안왔으면 진짜 서운할 뻔했네~' 라며 우리끼리 소근소근 이야기하고는 했다..

여자들 다 빼면, 딱 우리인원이네.;


그 녀석이 다음날 신혼여행을 간다고 해서 그날 저녁에는 간단한(?) 뒤풀이겸 술자리를 갖게 되었다. 우리쪽 친구들 3명은 모두 남았지만, 모르는 친구들은 대부분 식이 끝나고 떠났기 때문에 7명 정도 됐나? 정예 소수 인원들만 모여서 조촐한 술자리를 가졌다.

신부의 여자친구들은 식이 끝나도 모두 떠나 버렸다. 내 예상이지만, 하객아르바이트가 아니었나? 하는 의심도 들기도 한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신부측 하객은 한명빼고 모두 하객전문 아르바이트 생들이었다고 한다.ㄷㄷ)

결혼한 친구녀석앞에 두고 이것저것 따질 수도 없고, 간단히 축하주만 해주고 헤어졌다. 다음날 신혼여행을 떠나야 해서 준비할 일도 있다고 하고, 6년만에 만나서 그런지 너무 서먹서먹한 이유도 있었다. 

가끔 이 친구한테 전화가 오긴 하지만.. "언제 한번 봐야지~ 봐야지~" 라는 말만 할뿐.. 모임이나, 행사에는 당췌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건 어디서 꾼 보릿자루일까?; 절대 어장관리 못받아서 삐진거 아님.~


"친구라면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박수를 쳐줘야 하잖아요~"

현실은 교과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가고 싶지 않은 결혼식에도 참석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진심보다는 의무감(Give & Take)이 앞서는게 현실이다. 

결혼식 전에는 최소한 3개월 전부터, 친한 친구들은 1~2개월 전부터는 인맥관리좀 해둬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나마 이 관리를 당해줘야 결혼식에 참석하는 표정도 더 깊은 맛이 있다. 남자든 여자든, 친구들의 인맥관리를 효율적으로 해주는것이 필요하다. 결혼식전 친구들 어장관리는 눈치볼 필요가 없다. 안하고 후회말고 미리미리 꼭 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