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아침이면 사람들이 옥상에 들락날락하는 소리때문에 잠을 설쳤다. 첫날은 그라인터 같은걸로 욍~ 하고 가는 소리에 깜짝놀라 깼고, 둘째날은 덜그럭덜그럭 거리는 소리에 깼다. 왠일인가 하고 봤더니 건물 방수작업 중이시란다. 게다가 이번엔 옥상에도 우레탄 방수작업을 한다니.. 며칠은 더 이 고생을 해야 할것 같다. (저 녹색물질(우레탄?)을 한번에 바르는게 아니라.. 몇번 더 발라야 한다고 한다.)

반대로 생각하면 며칠만 고생하면 깨끗한 나만의 옥상을 갖게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옥상에 빨래를 널다가도 빨래가 바람에 날리면 다시 빨아야 하나, 그냥 널어야 하나 고민하곤 했는데.. 옥상방수를 하게 되면 이전보다는 깨끗한 옥상을 이용할 수 있을것 같아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건물 옥상 우레탄 방수

너무 깔끔하다. 이건 작업 후 바로 찍은 사진.. 아직 우레탄?이 마르지 않아 밟으면 X된다;

건물 옥상 우레탄 방수

잠시후 다시 보니 뭔가 꿈틀꿈틀 거리는 놈들이 있다. 줌으로 콱! 땡겨서 찍어봤는데 잠자리들이다.

건물 옥상 우레탄 방수

다음날, 옥상에 발라 놓은 녹색고무?가 마른 후 가까이 가서 봤더니 어제 그 모습 그대로 죽었다;

건물 옥상 우레탄 방수

윽 입구쪽에도 하나;


건물 옥상 우레탄 방수

이 사진만 보면 멋져 보이지만;

건물 옥상 우레탄 방수

이렇게 죽은 잠자리도 있다.


건물 옥상 우레탄 방수

이 잠자리는 아예 뒤집혀서 죽었다.

건물 옥상 우레탄 방수

이 잠자리는 더 -_-;



비가 온 후 2차 도포를 한다고 하길래 어쩔수 없이 잠자리를 떼어 냈다. 잠자리의 선명한 자국;


옥상에 바른 우레탄 고무가 햇빛을 받아 반짝거려서.. 아마도 잠자리 들이 물인줄 알고 알을 낳으려다가 접착력에 붙어 버린것 같다.

건물 옥상 우레탄 방수

아침에 보슬비가 내려서 한컷~

건물 옥상 우레탄 방수

마치 뽁뽁이 처럼~ 송글송글 맺힌 빗방울~

시각적으로도 회색빛 시멘트 색깔보다는 반짝이는 녹색이 좋지 않은가~.. 조금만 일찍 했더라면.. 더운 여름밤을 옥탑방에서 고생하지 않고.. 옥상 위에 돗자리 펴고 시원~하게 지낼 수 있었는데..;; 요즘은 날씨가 선선해서 저녁에 그러고 누워있다간 감기들기 십상이니.. 정말 아쉽다.

잠자리의 죽음을 애도하는 뜻에서 손가락 버튼을 어루만져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