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아침, 드디어 임플란트 수술을 하고 왔습니다.
월차를 내기 잘 했다 싶을 정도로 수술끝내고 집에 와서는 하루종일 잠만 잤습니다.
주사를 맞아서 그런지, 약을 먹어서 그런지.. 아무튼 오후에 잠깐, 밤에 잠깐 일어나서 블로그 접속한것 빼고는 거의 눈을 감고 지냈네요.

임플란트 수술을 직접 해보니.. 다른 수술에 비해 간단해 보였습니다. 우선 시간상으로 30~40분 정도 걸렸고요. 마취를 했기 때문에 육체적 고통은 거의 없었다고 봐야죠. 마취후 잇몸은 내 몸의 일부가 아닌 것 처럼 단단해 집니다. 그 마취가 한 1시간 정도 가는 건가봐요. 수술이 끝날때 즘해서 살을 꿰메는데.. 따끔 하더군요.

수술 전(좌) 후(우).. 왼쪽위엔 사랑니?


아무튼 수술은 이렇게 흘러갔습니다. 의자에 누워 얼굴위로 녹색 수술천이 덮어졌고, 잠시후 그 수술천이 벗겨지면서 눈부신 햇살을 맞이 할때는 이미 수술은 끝나 있었죠. 수술 자체는 고통스럽지 않은데.. 수술 시, 혹은 수술 후 예상치 못했던 후폭풍들이 더 고통스럽네요.


   소리와 진동으로 느끼는 심리적인 두려움


마취덕에 육체적 고통은 제로에 가깝지만, 심리적 고통은 어쩔 수 없더군요. 아프진 않아도 메스가 지나가는 느낌, 드릴이 돌아갈때는 그 진동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느껴졌고, 망치로 톡톡 칠때는 머리가 저절로 돌아 갔습니다.
"놀라지 마세요~ 좀 따끔할 꺼에요~
놀라지 마세요~ 망치로 톡.톡. 칠꺼니까~
놀라지 마세요~ 진동이 느껴질거에요.~"
사실 이런건은 의사선생님이 미리 예고를 해주시기 때문에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기에 어느정도 대비가 가능합니다.


   위생사와 의사간의 대화로 그려지는 상상


의사선생님 옆에는 항상 위생사들이 보조를 하는데요. 저 수술할때는 두분의 위생사가 보조를 했습니다. 한분은 석션, 한분은 수술진행에 대해 의사와 대화를 하는 역할이었지요. 환자 입장에서는 의사선생님이 독단으로 수술을 진행하는것 보다는 옆에서 이렇쿵 저렇쿵 수술 진행을 보조해 주시니 더 마음이 놓인다는..

하지만 대화가 너무 진솔한게 탈..
"OO씨, 좀 메스좀~.. 망치좀 준비해 주세요!"
"어이구~ 안열어 봤으면 큰일날 뻔했네~
(엉? 열어;;? 뭘~ -_-; 내 잇몸?  벌써 열린거야 -_-? )"
대화내용중 핵심단어는 영어로 말하는데도 대충 알아 듣겠더군요. 잇몸까지 죄다 까발려지고 잇몸 속의 뼈까지 모두 드러난 상태에서 무방비로 오고가는 본(bone), 프랙쳐?, 메스 등등의 단어를 들어보니 대충 어떤식으로 잇몸이 절개가 되고, 잇몸뼈 상태는 어떤지 상상을 하게 되니 더 소름이 좍~ 돋더군요.


   임플란트 수술 후 흡연자에게는 '금연'의 고통. (!)


고등학교 졸업하과 대학교때 부터 피워댔으니 흡연한지도 10년이 넘었습니다. 그 사이에 몇번 금연을 시도했지만, 제일 오래 간것이 8일?.. 나머지는 다 실패했었죠.

임플란트 수술을 할때는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사실을 몰라, 수술 전날 아침에도 연신 피워댔는데.. 알고보니 수술 전후에는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하네요.

어제 잇몸뼈를 파고들던 그 진동의 여파가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 고작 담배때문에 그 부분을 재수술 할바에는 담배를 끊는게 낫겠죠?

임플란트를 핑계로 정말 끊어야 하나..? 불가항력이라면 대세에 따라야죠. 아무튼 겸사겸사 금연 2일차로 접어드는군요.ㅎㅎ 사실 어제부터 하루종일 잠만자고, 집중력이 떨어진것도 금단증상의 여파 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냉장고에 맥주좀 꽉꽉 채워두려고 했는데.. 그것도 몇달 미뤄야 하나요;;?)

어제 얼음찜질을 한 두세시간 정도 했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 보니 임플란트 한쪽 얼굴이 약간 부어있네요. 금세기 최고의 조각 미남 얼굴이 하루아침에 짱구얼굴이 되다니.ㅎㅎ -_-!  다행히 눈에 띄게 부은게 아니지만, 주사한방 놔 주더군요.

어제 얼음찜질하다고 졸면서.. 얼음팩 떨구고, 그대로 자고 , 정신차리고 다시 얼굴에 올려놓고를 반복했더니 제대로 찜질이 안된 모양입니다.

다른것은 몰라도 생각지도 못하게 금연을 해야한다는 사실에 눈 앞이 캄캄합니다. 나름대로 마음의 준비도 했어야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눈앞에 닥치니 당황스럽다고 할까요? 이젠 임플란트 보다 금연에 더 신경을 써야 할것 같군요.

흡연자 분들은 임플란트 하실때 미리 금연에 대한 준비를 해두셔야 할것 같습니다.